아스라이

뭐 어떻게든 삽니다.

In Canada.

인생퀘스트/등대스탬프 투어 완료 (한시 이벤트)

[등대스탬프 투어2] 독도에 이어 두 번째 등대, 홍도등대 무박3일 당일치기. 타임라인, 경비 등.

아스라이39 2021. 4. 6. 04:19
반응형

 

2019년 10월16일 수요일 저녁 6시.

목포에서 운영되는 '남해고속'에 전화하여 다으날 아침에 홍도로 가는 배가 뜨는지 물어봤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 직원의 '네. 뜨지요?'라는 대답은 한번의 실패로 돈과 노력과 시간을 낭비한 나에게 굉장히 빡치는 소리였고, 다음 날 아주 꽉찬 26시간의 하루를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만약 목포에 도착했더니 갑작스럽게 기상이 악화되어 배가 취소되었다면, 난 등대스탬프투어 자체를 포기했을 것이다.

...

완주의 가망이 없는 현재로서는 그 날 차라리 배가 안떴으면 더 좋았을껄 싶기도 하다.

 

홍도등대 당일치기.

다른 블로그에서도 몇몇 여행자들이 포스팅을 했으므로 나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다만, 엄밀히 따지자면 이건 밤 11시 55분에 시작하여 새벽 1시 35분에 끝나는 무박3일의 코스인지라 어느정도의 각오가 필요한 일정이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전날 가서 하루 자고 말지.

나도 그러한 실패만 없었다면 여유로운 여행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여튼 섬머리부터 적자면,

 


타임라인

23:55 서울 센트럴시티 터미널에서 출발.

 

03:30 목포 버스터미널 도착.

06:03 목포 여객터미널행 시내버스 탑승.

06:30 목포 여객터미널 도착 및 페리 티켓 발권.

07:50 홍도행 페리 출발.

10:35 홍도 도착 및 등산 시작.

11:30 깃대봉 도착.

12:10 홍도 등대 도착. 등대여권 및 스탬프 수령.

12:20 홍도 등대에서 출발.

13:45 홍도 여객선터미널 도착.

15:50 목포행 페리 출발.

18:25 목포 여객터미널 도착.

17:35 목포역에서 용산으로 출발(무궁화호).

 

00:40 용산도착.

01:35 귀가완료.

 

 

경비

목포행 고속버스 36,000원

목포에서 아침밥 5,500원

목포 시내버스비 1,250원

홍도행 페리 티켓(바다로 할인) 21,800원

이온음료, 빵 3,100원

멀미약 3,000원

목포행 페리티켓(바다로 할인) 21,800원

목포에서 저녁밥 6,000원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 26,600원

 

총합 : 125,050원

 

추가비용

PC방 2,000원

코롬방 바게트(맛집임) 10,000원

음료 2,000원

 

총 14,000원을 더하여 토탈 139,050원이 들었다.

 

 

편리했던 점

페리가 목포에서 홍도까지 하루 2회 운항하므로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바다로티켓 할인이 가능하다.

 

힘들었던 점

홍도항에서 등대까지 왕복 3시간이 넘는 등정을 해야하므로 체력적으로 힘들다.

날씨때문에 결항할 가능성이 있다.

 


 

 

한밤중의 고속터미널은 처음이었다.

누군가는 건물 내부를 분주히 청소중이었고, 몇몇 노숙자들은 벤치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버스 안에는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좌석이 거의 차있었다.

거의 4시간을 달려가야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휴게소에서는 화장실만 이용할 수 있었다.

버스도 화장실 앞에 주차한다.

 

 

새벽 3:30분. 

 

며칠 전에 와본 목포 버스터미널을 또 왔다.

시간도 때울 겸 군 휴가때 자주 들르던 K1 피씨방에서 몇시간을 죽쳤다.

원래는 사우나라도 들어가려고 했었는데, 왠지 자다가 하루를 또 공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터미널 근처에 '골드 사우나'라고 하는 오전 5시부터 영업하는 목욕탕이 있긴 했다.

어쨌든 찝찝한 사람들은 여기서 씻고 가도 좋을 듯 하다.

 

 

목포여객선터미널은 터미널에서 버스타고 약 30분정도 걸린다.

 

지난 번 방문했던 3층 남해고속 사무실로 향했고, 다행인지 전날 들은대로 배가 뜬댄다.

... 전에 실패했을 때 그냥 목포에 계속 있었다면 경비도 아끼구 몸도 편하구 재밌는 것도 더 많이 할 수 있었을 텐데. 역시 인생의 타이밍을 잡기란 쉽지가 않다.

 

 

약간 사소한 해프닝이 있었다.

남직원이 바다로 티켓은 미리 예약을 하여야 할인이 가능하다고 하던데...

난처하던 차에 곧 출근한 여직원이 이 이야기를 듣더니, 바다로 티켓은 당일 현장 할인구매가 가능하다며 티켓을 끊어줬다.

그 남직원 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라 웃으며 넘어가긴 했는데... 음... 멋쩍게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한마디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

 

 

장기간 배를 타야하므로 멀미약은 필수다.

좀 아쉬운게 있다면, 목포 여객 터미널의 멀미약은 2회 3000원이었다.

1000원이 국룰인 줄 알았는데 500원 차이로 아쉽네.

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므로 굳이 푼돈 아끼느라 고생하지 말자.

그리고... 나중 일이지만, 인천에서는 훨씬 더 비싼 멀미약을 팔고 있었다.

회당 1500원은 괜찮은 수준이었다.

 

 

 

배시간이 다가올수록 한가했던 터미널 안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홍도로 향하는 남해고속의 게이트는 여기다.

 

 

페리의 이름은 '남해퀸'호.

배는 믿음직하였으나, 날씨가 상태를 보니 예감이 좋지 않았다.

 

여튼 배는 7시 50분에 목포항을 출발했다.

잠이 솔솔 와서 별다른 고생없이 무사히 도착했다.

이것이 멀미약의 힘인가.

 

 

10시 반즈음에 홍도 도착.

와 진짜 내가 여기 오느라고 얼마를 쓴거야..갈 길이 바쁘다.터미널을 지나 우회전 하여 골목으로 들어간 후 산으로 직행. 어서 도장찍으러 가자!

 

 

짧은 골목을 지난다.

등대로 향하는 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진 않다.

모르겠으면 아무한테나 물어봐도 친절히 가르쳐줄 것이다.

 

 

홍도1리를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첫번째 전망대에 도착했다.

구린 날씨지만, 분교와 함께 홍도의 작은 마을이 멋스럽게 보인다.

 

 

산길을 걷다보면 저런 밋밋한 불상도 보인다.

만선을 기원하는 청어미륵.

 

 

이정표의 상태는 의외로 깨끗했다.

 

 

아 힘들어!

만만히 보지 말자. 힘든 길이다.

그래도 지도를 보니 웬만큼의 고생은 끝난게 보인다.

등고선이 말해주고 있다. 이제부터는 평지 및 내리막일 것이라고.

물론 돌아올 때에는 이 고난이 한번 더 반복되겠지 ㅠ

 

 

산행을 시작한지 거의 1시간정도 후, 해발 365미터의 깃대봉도 지난다.

배고파.

잠깐 쉴 겸 체력도 보충하고 계속 나아간다.

 

 

하아. 드디어 홍도 등대가 보인다.

 

 

미친 나무 계단들.

내려갈 때나 좋지, 다시 올라와야 할 길이다.

돌아가는 배편이 3시 반정도로 딱 정해져있어서, 계속 시간에 얽매이며 걸었다.

근데 결과적으로는 두시간 좀 안되게 시간이 남았었다.

 

깃대봉을 뒤로 하고 넘어가는 길에는 내리막길만 계속 있어서 솔직히 편하긴 했다.

하지만 내리막길이 무릎에 더 안좋다고 했던가.

계속 내려가기만하니 다리가 후들후들거리고 무릎이 아팠다.

 

 

홍도2리 도착.

섬마을답다고 해야하나? 돌담부터 눈에 들어왔고,

텃밭과 예쁜 집들이 예뻤다.

 

 

 

아 드디어 도착.

현시각 12시 10분.

홍도 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지 한 1시간 40분정도 걸렸다.

 

 

뿌듯하구만.

 

 

등대 옆에는 넓게 데크가 있고, 사무실도 있다.

가만가만 서성거리는데 곧 웬 나이지긋하신 키큰 장정 한분이 올라오신다.

등대지기셨다.

 

친절하신 분이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돌아갈 때 혹시 배타고 갈 수 있어요? 하고 물어보니,

배는 있는데 경비가 5~10만원정도 더 든다고 한다.

그래.

돌아갈 때도 고생한번 더 하자!

더이상 돈낭비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드디어 등대여권을 수령, 첫 스탬프를 찍었다.

 

 

하아 고생 많았다.

홍도 등대가 힘든 코스라고 하더니, 뭐 첫코스를 이렇게 끊었으니 앞으로는 좀 더 쉽겠지.

 

 

돌아가는 길 아직 산에 오르기 전.

등대 스탬프를 찍으러 온 듯한 한명을 더 봤다.

내가 갔었던 길을 알려준 후, 한 번더 내려갔다 올라올 필요가 없이 나름 평지로 가는 교회쪽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하아. 다시 왔다. 걷고 또 걸어 홍도1리를 보니 마음이 편안.

 

 

홍도 1리에 도착하니 해가 떴다.

항상 이런 식이지. 다 끝나면 날이 맑아지지 어휴

 

홍도 1리에 도착해보니 시간은 오후 1시 45분쯤이었다.

등대지기 말대로 홍도 등대에서 거의 1시간 20분정도가 걸렸다.

 

 

 

목포로 가는 페리는 동양고속훼리에서 운항했다.

창구에는 2시반부터 티케팅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어서 좀 기다렸다.

 

 

터미널 벤치에 앉아 등대여권을 천천히 훑어본다.

이거때문에 뭔 고생이여 이게 ㅠ

 

 

정박한 배들과도 어울리는 바다와 하늘, 바위들.

저 뒤에 보이는 두개의 암반이 너무 예쁘고 인상깊었다.

날씨는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아쉽게도.

 

 

목포행 배는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10분정도 늦은 시간에 나타났다.

'뉴 골드스타'.

남해퀸보다 깔끔한 느낌의 배였다.

 

 

오후 6시 25분.

목포에 도착했다.

 

배가 고팠다.

지난번 먹어보지 못한 목포의 특산음식?? 중깐을 먹기 위해 시내로 빠르게 걸어나갔다.

이미 이전의 실패때 길을 익혀놓은 상태라서 빠르게 갈 수 있었다.

난 태동반점이라는 곳으로 가서 먹었다.

 

 

소문의 중깐.

열심히 먹고 나왔다.

소문대로 얇은 면에 유니짜장을 연상케하는 곱디 고운 짜장소스였다.

 

그리고 그냥 돌아가긴 아쉬우니, 크림치즈바게트랑 새우바게트를 샀다.

새우바게트는 기차안에서, 크림치즈바게트는 집에 돌아와서 먹어봤다.

그리고 한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구매하면 바로 먹자. 바게트라 질겨진다. 맛있는걸 최저의 맛으로 먹은 기분이라, 지역특산물을 먹으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목포에서 기차를 탄게 몇년만인지.

돈을 아끼고자 무궁화호 티켓을 끊었다.

돌아가면서 시간이 안가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몸은 피곤하고, 집에는 빨리 가고 싶고. 괜히 무궁화를 탔나? 아니야... 이번에 돈낭비 너무 많이 했어 ㅠ.

 

 

 

느리긴 하지만, 그래도 무궁화호는 안없어지면 좋겠다.

 

 

 

밤 12시 40분. 드디어 다시 서울에 도착했다.

아아아 길고 힘든 하루였어. 하루를 아주 꽉꽉 압축시켜서 보낸 느낌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탈 것 안에서 보내기는 했으나, 진이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시내버스는 다 종료됐으므로 N버스를 타고 귀가하기로 했는데, 버스는 만원이었다.

이렇게 새벽에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은 몰랐네.

하긴 N버스가 몇대 없긴 해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밤에는 잠들좀 주무시지들.

 

지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시간은 새벽 1시 35분이었다.

드디어 스탬프투어 첫 일정이 끝났다.

 

다행히도 무박3일 당일치기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물론 하루종일 씻지 못해서 찝찝하기도 하고 멘탈도 너덜너덜 몸상태도 메롱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집에 와서 총 경비를 계산해보니, 앞서 기재한대로 총 139.050원.

바다로 티켓으로 할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이는 앞으로도 낭비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 눈물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