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햄버거에 실망했지만 오늘도 조식에 실망했다.
긴 말 않겠다.
보기에는 맛있게 보인다. 당연하지. 스테이큰데. 게다가 계란에 하쉬브라운까지!
페어몬트 팰리서 조식메뉴에 스테이크가 있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주문해봤지만 흐음...
알버타 비프를 사용한다고 강조했지만 특별하지 않았고,
부분적으로 새까맣게 타서 시큼한 맛이 났다.
그래 이게 제일 문제였다. 스테이크를 태운거.
농담아니고 내가 후라이팬으로 지져만든 스테이크가 더 맛있어서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이게 정가를 주고 사면 세전 39불짜리 식사인데,
어제 햄버거를 먹을 때 부터 느낀거지만, 비싸게 팔거면 이렇게 만들면 안되지 싶었다.
뭐 어짜피 팰리서는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호텔이니까 개개인의 취사에 따라 다운타운의 수많은 레스토랑 중 선택해서 식사하면 그만이긴 하다.
오늘은 하와이로 출국하는 날.
다행히 하늘은 맑고 공활했다.
어제 이렇게 맑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페어몬트 팰리서 근처에 공항으로 가는 300번 버스의 정류장이 있어서 이동하긴 편했다.
300번 버스.
원래는 캘거리에서 공항가는 버스 요금이 좀 쎈 편이었는데, 시내버스 요금과 똑같은 가격으로 바뀌었다고 타 블로그에서 보았다.
3.7불.
공항버스 치고는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이긴 하다.
에드먼턴에서도 공항에 가려면 센츄리 파크에서 따로 5불을 지불하고 공항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300번 버스는 먼저 국내선 터미널에 정차하고 그 다음에 국제선 터미널에 정차한다.
어짜피 국내선이나 국제선 모두 한 건물에 있긴 하지만 걸어가려면 10분정도 걸리는 거리다.
미국에서 온 사람들인가.
마이너스 20돈데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네.
아 그리고! 그래!
캘거리 공항에서 절대 RBC ATM사용할 생각하지 말자.
찾는데 애먹었다.
직원에게 물어물어 찾았는데, 혼자서는 절대 찾을 수 없었을거임.
국내선 출국동인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3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 아래에 저렇게 숨겨져있다.
아니 공간을 활용한다는 발상은 좋은데, 안보이는데다가 저렇게 만들어놓고 이정표나 표시도 안해놓으면 어떻게 사용하라는거야 대체.
아 요새 RBC 마음에 안드네.
3박 4일간 굿바이 캐나다.
저렴이 티켓으로 끊어서 위탁수하물도 없다.
그러므로 매우 빠르게 터미널로 체크인이 가능하다.
캘거리 공항에서 미국가는 E게이트.
아예 대놓고 성조기를 박아놨구나.
여기서 좀 독특했던게, 난 출국 심산줄 알았던 것이 입국 심사였던 것이다.
뭔 미국 입국심사를 캘거리에서 해??
난 왜 이렇게 출국 심사를 빡세게 하지? 하며 의구심을 품었었는데,
하와이에 도착했을 때 깨달았다.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공항을 빠져 나왔다는 것을.
덕분에 하와이에 도착하면 입국심사를 통해 30분이라도 버스 기다리는 시간을 때우려던 계획이 실패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이스타 검사 안하더라???
왜지?
전산 상으로 이스타를 발급 받았다고 표시가 뜨는게 있나?
처음 가는 미국 여행인지라 새로운게 많네?
무사히 짐검사도 마치고. 이제부터는 비행기 이륙시간까지 기다리면 된다.
캘거리 공항 국제선 내부에는 타이 익스프레스가 있다.
점심을 캘거리 다운타운에서 해결할까 생각했었는데, 캘거리 E게이트 안에 타이 익스프레스가 있다는 정보를 얻고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역시.
언제나 실망을 시키지 않아.
보기에는 양이 적어보이지만, 저거 안으로 눌러 담겨있어서 생각보다 푸짐하다.
다만!
팟타이를 주문했는데 면이 이상하더라.
살짝 납작한 쌀국수가 아니라 이건 음... 당면에 좀 더 가깝던데?
원래 타이 익스프레스 팟타이가 이렇게 나왔나?
팟시우로 시킬걸 후회했지만, 맛있게 자알 먹었다.
컴터하면서.
캘거리에서 코나 국제공항까지는 무려 7시간이 걸렸다.
생각보다 오래걸려서 많이 힘들더라.
게다가 앞뒤로 애기들이 앉아서 더욱 힘들었다. 아 왜 자꾸 내 좌석을 치는거야 ㅠㅠㅠ
그래도 옆 커플의 센스있는 행동으로 넓직하게 앉아갈 수 있었다.
내가 탑승한 비행편은 만석이 아니었는데, 옆 커플 중 하나가 빈 좌석으로 이동해서 앉은 것.
센스 진짜 ㅠㅠㅠ 감사합니다.
음... 웨스트젯을 이용한게 한두번이 아닌데, 이번 승무원들은 상당히 무례했다.
이건 뭐...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여튼 무사히 코나 공항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음....
이제는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세관신고를 하기 위해서 종이와 펜을 나눠주는 그런 풍경은 사라진 것 같더라.
항상 펜은 챙기고 다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코나 공항 되게 독특하더라.
우와. 야외 공항 쥑이네.
같은 열대지방 공항이더라도 케언즈나 기타 동남아 공항들이랑은 달라.
여긴 짐 수령하는 곳이나 체크인 하는 곳이나 죄다 건물 바깥에서 서비스하고 있었다.
이때 바깥으로 나와 당황하면서 '아 아까 그게 이미그레이션을 본거구나'깨달았었지 ㅋㅋㅋㅋㅋ.
입국심사나 짐찾기나 아무것도 할게 없어서 바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맞은편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려는데...
아무것도 없다.
버스 표시나 버스 정류장 이정표가 없어.
횡단보도에서 차량통제를 하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버스 정류장을 찾긴 했는데 와아...
아무 표시도 없더라.
공항 직원이나 현지인들은 어디서 버스가 정차하는지 알고 있던데,
나같이 코나에 처음 온 여행자는 버스 정류장을 찾는게 불가능했다.
...진짜 불가능함. 누군가에게 물어야 알 수 있음.
그 친절한 직원도 내가 제대로 버스 정류장에 찾아갈 수 없음을 인지했는지, 바로 코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버스도 마찬가지.
Hele-On이 하와이에서 버스를 운용하는 회사인 것 같고,
적어도 빅아일랜드에서는 Hele-On버스가 무료다.
이걸 타야 하는데, 아무런 표시가 없고,
무엇보다도 버스에도 아무런 정보가 안적혀있음 ㅋㅋㅋ 미치겠네 ㅋㅋㅋㅋㅋ
80번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버스에는 숫자가 안적혀있다.
다들 기사에게 물어보고 탑승함.
여튼 뭐.... 결론적으로 숙소에 자알 도착했다.
8시 반에 공항에 도착하여 11시 버스를 탑승했기에 그 간극이 길어 지루했지만,
다행히도 미리 폰에 설치해둔 말톡 이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유튜브를 즐길 수 있었다.
진짜 ㅋㅋㅋ 이런 날은 비행기 지연이나 연착조차도 없이 정확히 운행한다.
날 도와줬던 직원도 그렇고 버스 기사도 그렇고 내가 2시간 반을 기다려 버스를 탄다니까 전부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ㅋㅋㅋㅋ
물론 하와이에 와서 2시간을 허비하는건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지만,
어짜피 10시에 도착하나 12시에 도착하나 밤 늦게 도착하는건 마찬가지다.
게다가 우버로 공항에서 페어몬트 오치드에 가려면 미국돈으로 50달러.
여기에 팁과 세금이 더해지면 70달러정도. 돈 10만원이다.
난 2시간 반 일해서 10만원을 벌지 못한다. 그냥 기다려서 10만원을 아끼는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왜냐면 Hele-On버스는 무료니까.
11시 버스는 어짜피 막차인지라 주위에 차량이 없어 놓칠래야 놓칠 수 없었다.
이 버스는 현지인 호텔 직원들의 출퇴근 버스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페어몬트 오치드로 가는 길에 리조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퇴근하는 직원들을 태우며 이동했고,
예정보다 10분인가 20분 늦은 12시가 좀 넘은 시간에 페어몬트 오치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 그리고 버스 상태 엄청 구리다.
이 버스 뿐만 아니라, 2시간 반동안 기다리면서 본 모든 버스의 상태가 그지같았다.
무료로 이용하는 주제에 불평불만을 갖긴 좀 그렇지만, 시트에서 쿰쿰한 땀내가 나는게 제대로 관리되는 것 같진 않더라.
여튼!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어 12시 30분을 향해 가고 있었고,
무사히 체크인하였다.
하와이의 밤은 23도임에도 생각보다 선선했다.
습하지도 않아 땀도 거의 안났고,
무엇보다도 걱정했던 벌레따위도 보지 못했다.
ㅋㅋㅋㅋ 와.... 객실은 턴다운까지 끝낸 흔적이 보이더라. 서비스 확실하구만.
노곤한 몸을 침대에 뉘이고 내일 조식을 위해 6시에 반드시 일어나리라 다짐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호텔 조식은 사람들이 몰려서 바글바글해지기 전에 조용히 먹는걸 좋아해서 첫빠를 다짐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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