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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2019 제주 올레길 완주

[제주 올레길 24] 올레길 20코스(반나절). 김녕서포구 - 행원포구 광해군 기착비 - 제주해녀박물관. 평생 볼 풍차를 여기서 다 볼겁니다.

아스라이39 2021. 3. 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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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이나 오름이 하나도 없는 몸이 편한 코스.

아름다운 제주 북동부의 여러 해수욕장들.

평생 볼 풍차를 여기서 다 봄.

 

소요시간 : 07:20 ~ 11:30 (4시간)

거리 : 17.6km

 

https://www.jejuolle.org/trail/kor/olle_trail/default.asp?search_idx=27

 

"제주는 바람의 섬이다.

바람은 제주의 모든 것에 깃들었다.

제주만의 언어와 돌담 그리고 제주만의 문화를 만들었으니 제주의 삶을 만든 셈이다.

다양한 색상의 제주 바당을 느끼며 바람을 만나러 가는 올레다."

 

12월 20일 금요일 오전.

 

드디어 올레길 425km의 완주를 마치는 날이 왔다.

마지막 날만큼은 맑길 바랬지만, 예보도 흐림 하늘도 흐림 전체적으로 흐림이었다.

 

마치 맨 처음 올레길 1코스의 첫 출발점에 갔던 것처럼, 버스터미널에 가서 201번으로 환승. 비몽사몽 떡실신한 상태로 동쪽으로 향했다.

 

 

아직 어두컴컴한 새벽녘의 길에서 밝게 빛나는 버스정류장, 저 너머 동터오는 태양에 반사된 붉은 구름이 나를 반겨준다.

아침이라 무지 추웠다.

캔커피라도 사서 손난로로 들고 다니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올레길 20코스 출발지점 근처에는 편의점이 좀 멀리 있었다.

하루종일 걸으며 그리 바람이 강한 날은 아니었지만,

새벽시간은 예외적으로 해안가에서 강풍이 불고 있었다.

 

 

마지막날 출발이다!

7시 20분이 약간 넘은 시각, 올레길을 시작했다.

 

 

마을에만 들어와도 집과 돌담이 바람을 막아줘서 괜찮았다.

하지만, 20코스 대부분의 구간이 해안코스이고... 그에 따라 매우 추웠다.

다행히 해가 뜨며 바람이 잦아들어 그나마 나아지기는 했다.

 

 

크림슨 크루세이더.

작열하는 도로가의 십자군.

 

 

김녕해수욕장도 많이 들어봤었는데, 막상 와보니 날씨때문인가 그리 감동적이진 않았다.

역시 함덕 해수욕장이 짱이다.

 

 

날씨가 참 희한찬란하네. 그 와중에 물색이 곱다.

 

 

20코스는 풍차가 거의 계속 보인다.

게다가 종료지점 스탬프도 풍차모양이더라.

 

 

아니 뭔 진짜 풍차 사진밖에 안찍었어 ㅋㅋㅋㅋㅋㅋ

업로드를 얼마 안해서 그렇지 풍차사진만 몇십장은 되는 것 같다.

 

 

용암언덕.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은 제주 남해안을 돌고 온 내게 이제 더 이상 그리 신기하진 않지만.

 

 

여기 좀 의외로 괜찮았다!

멀리서도 뭔각 있어보이는 건물이라 이게 뭐지 싶었는데,

'제주밭담 테마공원'이라는 뭐랄까..?? 제주 전통문화를 설명해주는 곳 같았다.

건물 안에 들어가보진 않았는데,

건물 앞의 테마공원에서 이거저거 보고 배우고 익혔다.

 

 

일단 이거.

제주 올레길을 돌며 주구장창봤던 대문같은 저 구멍+나뭇대.

 

이름이 '정낭'이라는걸 처음 알았다.

'올려놓은 나무개수에 따라 집주인의 소재를 알려준다'.

개수에 따라 재실, 부재 등을 알려준다는거겠지? 교수님 방처럼.

흥미롭다. 좀만 더 설명해주지.

 

 

잡굽담이라는 밭담인데, 이 또한 흥미롭다.

작은 돌을 아래로 하고, 큰 돌을 위로하여 만드는데,

개간한 땅이나 경사가 심한 토지에 흙이 비에 쓸려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댄다.

잡굽담.

 

<

잣길과 잣담이야 많이 봤지~! 

아주 지겹게 봤지. 발바닥을 아파하며.

제주 트래디셔널 라이프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들러서 뭐... 한 5분이라도 둘러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갈림길에서 나를 인도해주는 간세.

 

 

20코스 두번째 해변인 월정해변에 도착했다.

여기 김녕해수욕장보다는 살짝 더 낫더라.

 

특히 모래사장에 천을 덮어놓지 않아서 좋았다.

그냥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두는게 나을 것 같은데...

 

 

편의점이 드디어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날이 밝아 더이상 손난로로 사용할 캔커피는 필요하지 않았다.

 

요기를 하고 갈까 했는데, 음... 관뒀다.

20코스 마지막 지점이 '세화'라는 곳인데,

조사한 바에 따르면 12월 20일 금요일 당시 세화에서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그곳에서 밥을 먹는다!

 

 

저 멀리 드디어 중간스탬프가 보인다.

 

 

하이 간세.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광해군 기착지 앞'이라길래 뭔가 싶더니만... 이런 곳이었구만.

67세면 오래 살았고.... 에잉 안됐다. 시대를 잘못타서 연산군과 같은 반열로 머물다니.

 

 

제주에 오래 있긴 있었나보다.

엔간한건 다 한번씩 봤던거네.

 

 

마지막 곶자왈인가.

 

 

지루하게 걷던 중, 연대가 하나 나왔다.

이름은 좌가연대.

비가 오거나해서 불을 못피우면, 옆의 봉수나 연대로 뛰어가서 연락을 했다고 한다.

 

 

저어기 길 너머로 오름이 보인다.

그래.... 역시...

올레길을 처음 돌기 시작했을 때에도 느꼈지만, 역시 오름은 성산쪽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 때 처음 오름에 올랐을 때의 감상을 말하자면... 마치 산신령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그런 고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와... 진짜 호인이신 듯.

올레길을 돌면서 성격 좋고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정답게 인사하는 현지인들이나 나와 같은 올레꾼들도 그렇고...

.....

1코스 맨 처음에 나오는 CU의 무례함이 또 생각나는군.

거기가 올레길 중, 내가 처음으로 뭔가를 구매했던 곳이었는데...

제일 무례했음. 아니, 올레길을 돌며 만났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무례했나????

 

 

마지막으로 말도 봤다.

배가 볼록한게 망아지를 배고 있나보다.

 

확실히... 제주시쪽은 서귀포시쪽보다 대자연이 적다.

그래서 마을길을 자주 다녔고...

해안길을 걷더라도 해안도로가 많았다.

 

뭐... 각자의 매력은 있긴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나는 서귀포시쪽이 좋았던 것 같다.

 

 

다시 바다로 나왔지만, 곧 내륙으로 들어간다.

 

 

'잡풀이 우거진 넓은 들판'을 뜻하는 제주어 '벵듸'를 본따 '벵듸길'이라고 한댄다.

음... 근데 잡풀도 넓은 들판도 맞는 말이지만, 여기 길에 모래가 많아서 독특했다.

보통 돌이나 흙길이 대다수던 제주올레길에서 해변을 제외하고 유일한 모래길이었던 것 같다.

 

 

올레길 20코스도 끝나간다.

'세화'에 다 왔다.

 

세화 시내에는 길이 시원시원하게 나있었다.

제주시에서도 이렇게 차가 없으면 좋으련만...;;;

 

 

세화오일장에도 들어가서 이거저거 구경하다가 보리밥을 먹었다.

크으....음.... '자매식당'에서 먹었는데 음...

친절하셨다.

 

 

집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핫식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타우린덩어리로 내 몸을 열정으로 불태우며 오후에 있을 올레길 마지막 코스에 만전을 기한다!

 

 

저 멀리.

20코스 마지막 간세가 보인다.

이 곳은 '제주 해녀박물관'의 한켠.

 

 

안녕 간세~!

그러고보면 올레길 20코스는 무지 쉬운 코스였다.

무엇보다도 언덕이나 오름같은 오르막길이 1개도 없었다. 

그래서 몸도 편하고, 시간소모도 적었다.

밥먹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고작 4시간남짓 걸린 길지 않은 코스였다.

 

이제 드디어 대단원. 마지막 21코스만이 남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또는 이 지겨운 여정을 빨리 끝내자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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