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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2019 서울 둘레길 완주 10

[서울 둘레길 완주 9] 서울둘레길 완주 후기.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우리내의 인생퀘스트.

서울 한바퀴 돌기. 북한산에서 꼬꾸라지고 건강에 적신호를 느낀 나는, 건강챙기기로 서울둘레길에 도전했다. 그리고 꽉찬 8일을 뒤로 하며 나의 프로젝트는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다행히도 5시가 되기도 전에 서울둘레길 마지막코스, 8코스의 종착점에 도착했다. 인증서를 배부하는 서울 창포원의 마감시간은 오후 6시였고, 다행히도 인증서를 받기 위해 나중에 다시 올 수고를 할 필요는 없었다. 도봉산역에 도착한 나는 역을 넘어가서 157km의 대장정의 시작점이었던 창포수목원으로 향했다. 현재 인증서는 양재에서도 배부해주는 것 같지만, 2019년도에는 오직 서울창포원에서만 수령이 가능했었다. 둘레길의 마지막을 8코스 정방향이나 1코스 역방향으로 마무리지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굳이 인증서를 받는 날 또 번거롭..

[서울 둘레길 완주 8] 서울둘레길 8코스. 북한산-도봉산. 8코스 당일완주 후기.

가능은 하다. 하지만 추천하진 않는다. 중간에 평창동이든 우이동이든 이탈할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도 지나가니 굳이 힘들게 하루 9시간이 넘는 시간을 걸어가며 극기를 할 필요는 없다. 빨래골이 8코스의 중간지점으로 보이는데, 둘레길 8코스를 양분하실 분이라면 이곳에서 끊어도 될 것 같다. 아니 그냥 둘레길을 여기서 끊어서 9개 코스로 만들었다면 좀 더 다가가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어쨌든 난 했다. 한번에 돌았다. 그냥 지지부진 나중으로 미루기 싫고 한번에 끝내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울둘레길 1~7코스를 돌며 끌어올라온 나의 체력이 8코스 당일치기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1~7코스는 8코스 당일치기를 위한 몸만들기일지도 모르겠다. 안내지도에는 34.5km에 1..

[서울 둘레길 완주 7] 서울둘레길 7코스. 한강-월드컵공원-불광천-봉산-앵봉산. 평지, 천, 산의 밸런스를 고루 갖춘 극강의 난이도.

서울둘레길 7코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봉산부터 시작되는 롤러코스터 산행이다. 오르고 내리고가 반복되며 극심히 스트레스를 받았던게 생각나는데, 이게 내 몸상태가 안좋아서 그랬던건지, 7코스가 원래 극강의 난이도여서 그런건지는 알 수 없었다. 여튼 2019년 10월이 시작된 어느 날 서울둘레길 완주를 끝내기 위해 또 한발 내딛었다. 16.6km, 예상 소요시간 6시간 10분의 서울둘레길 7코스는 난이도 중. 하지만 난이도 상으로 해도 좋을만큼 힘든 길이었다. 산길이 많았음에도 예상 소요시간과 실제 소요시간이 비스무리했는데, 정말 몸 상태가 안좋았던건지 어떤건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앵봉산, 봉사나 둘 다 200m밖에 안되는 야트막한 산들인데 왜그렇게 힘들었던건지. 지도를 찬찬히 보면, 6코스..

[서울 둘레길 완주 6] 서울둘레길 6코스. 안양천. 무미건조의 끝을 달렸던 심심하고 평화로운 코스.

2019년 10월을 앞둔 어느날. 3일 연속으로 서울둘레길 4,5,6코스를 순서대로 돌았었다. 몸이 고단해서 돌아가실 것 같았던 기억이 나는데, 3일차 아침, 온몸이 욱신거렸음에도 불구하고 4,5코스에 이어 6코스를 돌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6코스가 산이 없는 평지코스임을 지도를 보고 알았기 때문이었다. 즉, 고생 안할줄 알고 출발했다. 보라! 물길따라 뻗어있는 6코스의 저 예쁘장한 직선을! 어딜 봐도 산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고, 이것은 1코스부터 5코스까지 산만 주구장창 탔던 나에게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전날 산에서 길을 잃어 에너지 소모가 극심했지만,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는 서울 둘레길 6코스의 지도를 보며 석수역으로 향했다. 암. 이게 '둘레길'이지. 산길이 아니라. 아니 ..

[서울 둘레길 완주 5] 서울둘레길 5코스. 관악산-서울대학교정문-삼성산-호암산. 산속에서 길잃어버려서 생고생하고 나옴.

전날 서울둘레길 4코스를 돌고.....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니 시계바늘은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늦은 것도 늦은거지만, 전날 4코스의 산행으로 몸이 고단했던지라 그냥 5코스는 나중에 돌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왜 그 때 굳이 부지런함이 샘솟았을까. 일어나서 5코스로 향했다. 그리고 하필이면 늦게 출발했던 그날, 저녁에 길잃어서 아주 큰일날뻔했다. 안일한 마음으로 출발한 것도 있었다. 앞의 서울둘레길 네 코스를 항상 지도에 기재된 예상소요시간보다 훨씬 밑도는 시간에 끝내왔고, 이번에도 그러리라는 생각에 늦은 시간에도 서울둘레길을 돌러 출발할 수 있었다. 거리는 12.7km. 그리 부담스러운 거리도 아니었다. ... 모든 것은 '계획적'으로 되었..

[서울 둘레길 완주 4] 서울둘레길 4코스. 대모산-구룡산-양재시민의 숲- 우면산. 다 돌 것 아니면 굳이 추천하진 않음.

서울둘레길 4코스는 강남과 경기도의 경계선을 지나간다. 처음에는 산으로 시작하여 잠시 양재 시민의 숲을 거닐다가 다시 산길로 끝이나며, 서울둘레길 5코스의 극악한 산길을 예고한 후 끝이 난다. 역시 대한민국 강토는 산맥의 계속이었는가. 서울 역시 별반 다를바 없이 산과 산, 그리고 산이 있을 뿐이었다. 4코스의 마지막은 소가 자는 형상이라 하여 우면산인데, 이름의 유래가 귀엽고, 4코스 마지막 도장인 잠자는 소의 글미은 더 귀엽다. 산을 많이 탈 줄 알고 일부러 등산화를 준비하여 둘레길에 올랐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후회했다. 발에 익숙하지 않던 등산화는 내 발꿈치랑 발가락 마디마디를 다 까놓았고, 발 여기저기에 물집을 만들어놓았다. 이후로는 굳이 등산화를 신지 않고 오로지 런닝화만 신었다. 미끄러..

[서울둘레길 완주 3] 서울둘레길 3코스. 한강-고덕산-일자산-성내천-탄천. 운동,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던 사람냄새나던 코스.

운동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유독 내가 갔던 날만 그랬던건지는 몰라도 서울 둘레길 3코스는 사람냄새가 난다고 해도 좋을만큼 지역 거주민들이 둘레길 곳곳에 위치해있는 운동기구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었다. 2코스에도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2코스와 3코스의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2코스는 '찾아가는 곳'이라고 표현하고싶고, 3코스는 '동네 뒷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도에 표기된 바에 따르면 1코스는 상급코스 2코스는 중급코스, 그리고 3코스는 하급코스다. 단연 쉽다는 말이다. 실제로도 3코스는 2코스에 비해서 평지가 많았으며, 산에 오른다하더라도 많이 야트막해서 부담이 없었다. 3코스에서는 굳이 등산화나 트래킹화를 신을 필요없이, 런닝화로 충분할 것 같다. 단, 26km의 장거리 코스로 14km, 1..

[서울둘레길 완주 2] 서울둘레길 2코스. 화랑대-묵동천-망우산-용마산-아차산. 사기급으로 좋았던 서울둘레길 최고의 코스.

서울둘레길을 하나만 돌거라면 단연 2코스가 으뜸이다. 산과 평지가 적절하게 섞여있고,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코스이며, 사람들이 많은만큼 아름다운 코스이다. 서울둘레길 2코스의 높은 가치는 중간에 지나가는, 무려 이름도 무시무시한 망우묘지공원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말이 '묘지'지, 길도 시원시원하게 크게 뚫려있고, 역사적 인물들의 문학적 작품도 비석이 박혀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비치되어있으며, 무엇보다도 전망이 무지막지하게 좋다. 이것은 내가 비가 온 다음날 깨끗한 하늘아래로 구경한 것도 한몫 할테지만, 망우묘지공원을 걷는 내내 '중랑구민들은 좋겠다. 이런 데가 가까워서'라는 생각을 계속 했었다. 여튼. 5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지도에 쓰여있는 12.6km짜리 코스를 출발했다. 출발은 8시. 아직 ..

[서울둘레길 완주 1] 서울둘레길 1코스. 도봉산-수락산-불암산-화랑대. 미친 산악코스. 괜히 시작했다.

진짜 처음부터 느꼈던 것은 '괜히 시작했다'였다. 2019년 가을, 아직 날이 더울 때 서울 둘레길을 돌기 시작했는데,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그다지 상관없었다. 1코스 내내 산악코스여서 나무들이 햇빛을 막아주었고, 산 정상부근이나 바위 능선을 걸을 때나 강렬한 햇빛이 내 몸을 뜨겁게 달구었었다. 시작은 종점의 또다른 이름. 도봉산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조금 걸으면 '창포 수목원'이 나오는데, 이곳이 서울 둘레길 157km코스의 시발점이다. 시작지점답게 둘레길 완주에 필요한 이것저것을 갖추고 있었다. 스탬프북과 지도, 그리고 완주 후 받을 수 있는 뱃지였는데, 내가 맨 처음 방문했을 때에도 누군가 나오고 있던게 아마 뱃지와 기념장을 받으러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스탬프북은 모두 소진되어 없을 수도 있으..

[서울둘레길 완주 0] 북한산을 오르며 저체력을 인지하고 서울 둘레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2019년 여름, 친구와 같이 북한산에 올랐다. 별명이 엄홍길이었든 한살 위의 그 친구는 꾸준한 운동으로 다부진 체력을 무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트래킹 및 등산 경험이 많아 북한산같은 험한 산세도 익숙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살찌고 저체력에 운동도 안한 개돼지였다. 그리고 결국 사건이 발생한다. 그 험하다는 백운대를 목표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이 파르르르 떨더니 이내 고꾸라졌다. 멀미? 아니다. 그런 느낌이 아니라 어찌 설명할 수 없는 온몸의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이게 뭔진 모르겠는데 원인은 알겠더라. 운동부족. 결국 친구한테 민폐란 민폐는 오지게 끼치며 정상에도 못올라가고 걍 넘어가는 선으로 마무리지었다. 근데 놀랍게도 내려갈 때는 날아다니는 날 보며 그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