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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이민 과정/3. 외노자생활

[캐나다 외노자36] 처칠 마지막 밤. 작년보다 더 심란하다.

아스라이39 2022. 11. 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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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처칠을 떠난다.

영주권에 관하여 뭐 하나 해결된 것 없이 떠날 줄은 몰랐는데, 뭐 그렇게 됐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그래도 이제 한두달이면 영주권을 받는다는 이루어지지 않은 기대덕분에 희망찬 연말을 보냈었지만,

지금 내 기분은 시궁창 그 자체이다.

 

이제 내게 남은 절차는,

- 포탈 이메일을 받아 캐나다 현지주소와 사진을 보내고

- 그 주소로 온 영주권을 수령

하는 것이다.

 

간소하고 깔끔한 절차같지만, 여기서 문제는 포탈 이메일을 받을 때 나는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2월 7일에 한국으로 떠나 2월 말에나 돌아올 나에게 이건 너무 곤란한 일이다.

 

포탈을 받으면 이메일로 '나 몇달 후에나 캐나다에 있을 것 같은데 괜찮겠어?'라는 식으로 대화를 해야지 어쩌겠나.

아... 영주권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한국에서 국민연금 해지도 못하겠구나.

이래저래 피곤한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뭐 하나 해결된 것 없이 이렇게 떠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쉬운 처칠 생활이었다.

후회를 적기에는 이미 이전에도 너무 많이 적어놔서 또 쓰기가 비참해지기에 그만두련다.

다만 후회를 되뇌이면서도, 사사큐에 머물렀던 나에게 있어서 처칠로의 이동이 베스트였다는건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다만, 시포트보다는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 레이지 베어 랏지같은 곳...

시포트에서의 생활은 직원들 문제로 너무나도 괴로웠으니까.

 

오로라를 보긴 했지만 제대로 관찰했던 적이 몇번인지 모를 정도로 적다.

북극곰 관측은 결국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형태의 탐사들로 마쳤다.

지금의 비루한 생활과 비교해보면, 11년전 처칠모텔에서 일하며 열명 남짓의 한국인들과 부대끼며 살았을 때가 너무 그립다.

당시 그들이 얼마나 나를 활동적으로 만들어줬었는지, 나와 같이 놀아줬는지 새삼 절감하며 그때를 다시 한번 더 그리워한다.

 

흠....

아 물론 소소한 즐거움과 좋은 만남들도 있었다.

시포트의 주인내외 마이크와 로레인에게는 불만이 딱히 없었고,

항상 아침부페를 챙겨주던 쉐프 글렌,

거의 전담으로 내 스탭밀을 만들어주던 아담,

레스토랑의 유쾌한 시즈널 워커였던 서버들,

병원에 본업이 있으면서 항상 힘들 때 헬프를 오던 라이자까지.

아, 마지막으로 같이 일하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던 나의 선임 마이나도 있다.

나와 같이 근무했던 애들이 문제가 있어서 많이 힘들었던거지, 좋은 인연은 어디서나 있다.

 

길게 쓰진 않으련다!

이루어낸게 적어서 쓸 말도 없다!

후회는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거고, 반성은 마쳤으니, 다음부터 잘하면 된다!

 

이제 위니펙으로 또 이틀동안 달려갔다가 

밴쿠버에서 열흘 머물고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간다.

 

한국가서도 돈만 까먹을 수는 없으니 일은 좀 해야겠는데...

일단은 밴쿠버에서 좀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도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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