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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맛집리뷰

[맛집][서울 불광] 고퀄리티의 담백한 맛. 옛감성 물씬 풍기는 중화요리집. 은평구 불광동의 '공화춘'.

아스라이39 2023. 1. 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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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주중인 불광동은 맛집을 찾기에 제격인 동네다.

이곳은 약간 오래된 듯한 동네라 노포들이 많이 있는데, 그만큼 맛이 보장된 식당도 많다.

가볼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기존에 살았던 노량진이 '유동성이 높은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가성비 넘치고 톡톡 튀는 식당'들이 많았다면,

연신내 주변은 '쭉 고객으로 있던 장노년층이나 장기거주자들을 타겟으로 한 역사가 깃든 식당'들이 많은 느낌이었다.

지금 포스팅할 '공화춘' 역시 그렇다.

 

이름부터가 그 유명한 공화춘이다.

한국식 짜장면을 창시했다는 그 공화춘.

 

 

이렇게 매장 한켠에는 공화춘에 대한 설명까지 떡하니 써있다!!

오오오!!!

"사장님!! 그렇다면 여기는 인천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혹시!!??"

"아... 그건 아닙니다."

"아!!!!.....네...."

.....

...

그래!!! 맛있으면 된거지 뭐!!

그 다음부터는 민망하고 뭔가 미안스러버서 뭘 물어보질 못하겠더라.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은평구 불광동의 공화춘이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참고로 위치는 여기다.

지하철로는 접근하기 애매한 곳에 있다.

 

- 옛 생각 물씬 풍겨오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외관은 이렇게 생겼다.

진짜 중국집 그 자체다.

주차할 공간 거의 없다. 멀리서 오기 힘들다는 소리다.

주변 거주민들을 위한 맛집이다.

 

 

다른 식당이라면 밥을 먹을 때 명랑한 기계목소리로 '주문~'하며 배달주문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여기에서는 전화주문이 끊이질 않더라.

배달직원도 대행이 아니라 직접 두는 것 같았고.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주방은 적나라하게는 아니었지만, 안이 보이게끔 오픈키친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었다.

 

 

보통 1층이 만석일땐 2층으로도 올라갈 수 있는데, 넓고 좋다. 창도 크고.

격실도 3개 있어서 회식같은걸 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 합리적인 가격

 

요새 너무 물가가 치솟고 있어서 저렴하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다.

 

 

짜장면 6000원이다.

제대로 된 한끼를 6천원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요즘같은 시기에 어디에 있겠는가.

근데 불광동은 4천원짜리 짜장면도 종종 보여서 이 또한 저렴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ㅠㅠ.

 

- 맛이 보장되어야 맛집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일단 맛이 보장되어야 맛집이다.

난 이 집을 한국에 있는동안 네번을 왔다.

한국에 온지 거의 한달밖에 안됐고, 그동안 먹고 싶었던 것을 '효율적으로' 찾아먹으며 살고 있다.

나에게 한국에서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기를 한달동안 네번 왔다.

그만큼 은평구 공화춘은 나에게 매력있고 계속 음식을 찾고 싶어지게 하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음식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다.

개인적으로 msg에 반감은 없다.

하지만 msg를 지양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요리가 msg덩어리라는 것은 기정사실이지.

공화춘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곳은 조미료의 힘보다는 원재료 본연의 맛을 지향하는 것 같았다.

 

공화춘 간짜장

 

공화춘에서 제일 먼저 먹었던건 간짜장이었다.

MSG의 흔적을 찾기 힘들더라.

담백함 그 자체.

맛있었다.

 

오향장육

 

두번째는 형들과 같이 와서 먹은 오향장육이다.

오향장육이라는 것을 처음 먹어봤다.

사실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을 주문했다.

그릇 바깥쪽으로 검게 잘려있는 송화단(피딴)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더라.

그래서 오히려 좀 아쉬웠었다.

 

 

요리를 시켜서 그런가 서비스로 인원수에 맞춰서 야끼만두가 나온다.

군만두... 살벌하게 튀겨진 것 같다.

 

 

식사로는 새우볶음밥.

아, 은평구 공화춘은 밥종류를 시키면 짬뽕국물을 준다.

그냥 구색만 맞춘 국물이 아니었다. 오징어도 들어있었다.

볶음밥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그래서 맛보다는 재료를 봤는데, 이것저것 다른 중국집 볶음밥에는 없는 것들이 밥 위에 토핑되어 있는 것을 보니, 재료에 힘을 쓴게 확실히 보이더라.

 

 

짬뽕.

그냥 짬뽕이랑 홍합짬뽕 가격이 같아서 홍합짬뽕을 시켜먹었었다.

주의하자.

홍합짬뽕에는 다른 해산물은 안들어간다.

오직 홍합만 들어간다.

주의하자.

 

 

그리고 오늘 먹은 마파두부밥.

중국집에서 마파두부밥을 먹는건 처음이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먹은지 1시간도 안된 상태라 그런지 맛을 생생히 설명할 수 있다.

 

매콤한 듯 한국인들에겐 매콤하지 않은 소스에 두부의 부드러운 맛과 고기의 쫄깃함이 어우러진다.

씹으면 고소함이 올라오는데, 이게 뭐지!?? 생각해보니 땅콩같았다.

밥의 양이 적어 아쉽긴 했지만, 그만큼 요리를 더 많이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짬뽕국물은 역시나 훌륭했다.

아마 공화춘에서 자극적인 음식은 짬뽕국물 하나일 것 같다.

 

 

공화춘은 한명만이 가도 성심성의껏 대접해주는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부담없이 여러번 방문했던 것일 수도 있다.

 

난 보통 맛집리뷰를 할 때, 메뉴를 하나만 먹는다.

그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를 먹던가, 가장 보편적인 메뉴를 먹는다.

하지만 은평구 공화춘에서는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

이건 중국집이 제공하는 메뉴의 가지수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은평구 공화춘에서 먹으면 다른 집에서 느끼지 못하는 맛과 담백함, 클래스가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러가질 먹어보느라 포스팅하는 것도 매우 늦어졌다.

 

당연히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에 두세번은 더 올 계획이 있고,

은평구쪽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굳이 찾아가서 한끼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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