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뭐 어떻게든 삽니다.

In Canada.

인생퀘스트/등대스탬프 투어 완료 (한시 이벤트)

[등대스탬프 투어9] 두번만에 성공. 아홉번째 등대는 예쁘게 생긴 군산 '어청도 등대' 스탬프. 난 안했지만, 무박2일 당일치기는 가능함. 타임라인O, 경비X.

아스라이39 2021. 4. 1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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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청도 등대투어에서 가장 중요한 배시간 정보를 링크를 달겠다.

 

https://cafe.naver.com/4718772

 

대원종합선기 : 네이버 카페

(유)대원종합선기 입니다.

cafe.naver.com

네이버에서 '대원종합선기'라고 치면 나오는 까페인데, 군산-어청도 페리일정을 월별로 정확하게 안내한다.

 

그리고 타임라인.

 



17:40 고터에서 군산으로 출발.
20:30 군산 도착.
22:00 '금강레저타운' 찜질방.

04:30 찜질방에서 나옴.
06:05 연안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 탑승.
06:35 연안터미널 도착.
08:00 군산에서 어청도로 출발.
10:35 어청도 도착.
11:10 어청도 등대 도착.
11:40 어청도 선착장 도착.
16:50 어청도에서 군산으로 출발.
19:32 군산 도착.
19:50 군산터미널로 향하는 원래는 7시41분버스 탑승.
20:30 군산 터미널 도착.
21:00 서울행 버스 탑승.

 

한가지 말하자면, 서울에서 막차를 타고 군산에 가면 새벽 2시 반쯤에 도착할 것이다.

여기서 3시간동안 찜질방에 가든 피씨방을 찾든 해서 시간을 때우고 배를 탄다면 무박2일 당일치기가 가능해진다.

난 그냥 군산 밤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좀 일찍 출발하여 '당일치기'까지는 아니었다.

 


 

2020년 4월. 정말 나를 힘들게 했던 어청도 등대 스탬프를 얻었다.

지난번 방문했을 땐 기상악화로 배가 뜨지 않아서 어이를 상실했었다.

홍도에 갈 때 목포에서도 배가 뜨지 않아서 시간낭비 돈낭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목포는 군생활의 추억이라도 있던 곳이라 목포방문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 어떤 연고도 없는 군산. 

그저 이당이라는 빵집밖에 모르는 군산을 두번이나 가려니 참으로 피곤하더라.

어쨌든 나의 9번째 등대스탬프인 어청도 등대스탬프를 얻었다.

 

이번 여행을 요약하자면, 불성실한 여행준비로 인한 돈낭비, 시간낭비의 여행이었다.

아예 일정이 구조적으로 망했던지라 효율성이 최악인 여행이었고, 충분히 알고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낭비를 많이 했다.

 

그 중 하나가 돈낭비.

2020년 그 당시에는 바다로티켓은 주말에 적용되지 않았다. 이를 깜빡하고 토요일 배를 타려니, 바다로할인이 되지 않아 정가 그대로의 페리티켓을 구입해야 했다. 편도 약 25,000원. 왕복 약 50,000원. 바다로 티켓이 50%할인이니 거의 2만 5천원의 돈을 손해봤다.

 

그리고 시간낭비.

어청도는 4월부터 주말에 배가 두번 뜬다. 별 생각없이 오호라!? 하며 좋아라 배를 탔는데....

음... 주말의 군산-어청도 페리는 어청도에 도달하자마자 바로 군산으로 귀환하는 시스템이었다.

평일 1일1회 페리도 이처럼 어청도에서 손님만 내리고 싣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평일 어청도행 배는 8시, 9시, 10시 등 다양한 시간대의 일정을 가지고 있는데, 8시 페리에 탑승하면 어청도에 10시 반 즈음에 도착, 그리고 그 배는 어청도에서 군산으로 12시 30분 즈음에 출발한다.

평일 배시간만 잘 체크해도 어청도에서 체류할 2시간으로 등대에 다녀올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여행계획을 짤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주말의 페리는 칼같이 바로바로 이동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어보면 안되는데, 군산연안터미널 티켓판매 직원에게 물어봤다.

"어제 배 떴었어요?"

"네에~ 운항했습니다."

전날이 금요일이었으니, 이 때 군산에 왔었더라면 바다로 티켓으로 돈도 아끼고, 효율적인 페리운항 일정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었겠지.

다시 말하지만 출항 스케쥴은 월별로 매번 달라지므로, 평일이라고 모두 2시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건 아니다. 배시간 잘 체크해야 한다.

 

결국 나는 도장을 찍고 어청도에서 4시 반 즈음에 출발하는 토요일 두번째 페리를 타고 군산으로 향했다. 

군산에 도착하니 7시 반이 넘어가있었고, 시간관계상 군산에서의 추가적인 일정없이 서울로 향했다.

 

딱히 바로 서울로 가고 싶던건 아니었다.

기차를 타고 여수에 가서 오동도 등대 도장을 획득! 내일 어짜피 휴일이니 내일 여수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그만인 일이었다. 허나!

....내일 여수 웬종일 비온댄다.

....걍 집으로 갔다.

........그리고 이 때 여수에 가지 않았던걸 매우 후회했다. 아직도 여수 오동도 등대는 못찍어놓은 상태니까.

 

여튼 등대스탬프 투어를 하며 강력하게 느껴지는 후회가 두개 있다.

 

하나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

이번에 방문한 어청도나 목포의 홍도, 인천의 소청도에 방문하려면 대략 회당 15만원 정도의 경비는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독도등대에 가려면 그 자체만으로도 최소 30만원은 생각해야겠지.

그리고 제주의 우도나 마라도 등대는 어떻고? 제주행 왕복 비행기 값을 10만원으로 잡고, 우도 마라도 제주 내 교통비까지.... 30만원정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

이들 등대만 해도 100만원이 넘어간다.

여기에 속초등대, 팔미도 등대, 옹도등대.

그리고 아직 방문하지 못한 경상도의 등대들.....

경상도의 등대들이야 뭐 한번에 싹쓸이할 생각이긴 하지만, 원체 내 생각대로 되어야 말이지.

 

두번째 문제는 내 생각대로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목포에서도 배가 뜨지 않아 재방문을 해야 했고, 이번 어청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독도등대 또한 입도를 하지 않아 보지 못했다. 다만, 독도등대는 배 위에서 찍은 사진으로도 등대박물관에서 인정해준다하여 괜찮긴 하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건 그만큼 시간을 많이 낭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돈과 더불어서 말이다.

 

이런 생각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등대스탬프투어를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어쨌든. 여행을 시작해보자.

 

이번 여정은 밤에 출발하여 군산에서 밤을 새다시피하고 아침 8시배에 탑승하는게 관건이다.

이게 좀 시간상으로 많이 애매했었다.

목포같은 경우야 뭐 2년남짓 나의 나와바리였으니까 전역한지 12년이 지났다고 해도 지리적으로 어디에 가 있어야할 지 알고 있었다. 피씨방이나 찜질방이나 식당이나 기타 등등.

하지만 군산은 낯선 곳이라 있을만한 곳을 몰랐다.

게다가 서울에서 막차를 타고 가도 군산에 도착하면 새벽 2시 반. 너무나도 애매한 시간이었다.

새벽4시쯤에 도착했던 목포에 비교하여 여객터미널로 향하는 첫차를 기다리는 시간도 군산이 더 길어졌다.

그래서 서울에서 군산으로 막차를 타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좀 더 일찍. 저녁 5시대 버스를 타서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군산에 도착. 저녁에 지난번 둘러본 군산을 다시한번 둘러보며 돌아다니다가 찜질방에서 아침까지 버티기로 했다.

 

 

고속터미널에서 그 유명한 베테랑 칼국수를 먹고 출발.

 

 

군산행 버스를 타기 위해 8번게이트로 향한다.

 

 

버스는 휴게소를 한번 들러 군산에 도착했다.

군산에 도착하니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하차하는 전 승객에 대한 열감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또한 지난번 보지 못했던 코로나의 여파였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간, 잠깐 군산 관광구역을 구경했다.

 

 

유명한 집에섯 비싼 소고기 무국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밤 10시가 넘어서 찜질방 도착했다.

아, 그리고 군산 고속터미널에서부터 이성당, 한일옥, 그리고 여기까지 계속 걸어다녔다.

소모해야 할 시간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한번 와본 동네였던지라 그나마 아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걸어다니기에 만만했다.

 

실로 오랜만에 찜질방에서 숙박을 했다.

8~9년전에 내일로를 했을 때 찜질방에서 숙박하며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찜질방에서 굳이 하루를 보낼 필요가 없어진 나이가 된 것 같다.

 

여기 찜질방. 좋긴 했는데, 밤중에 학생들이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짜증났었다.

 

새벽 4시가 넘어 찜질방에서 나섰다.

 

 

이성당에서 남서쪽으로 세블럭정도 떨어진 곳에서 버스를 탔다.

지난번에도 여기서 탔었는데 참 우연찮게도 같은 곳에서 타네.

 

군산역이나 버스터미널, 시내에서 군산 여객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7번과 85번 두개의 노선이 있다.

하지만, 버스터미널이나 시내에서는 두 버스를 타는 방향이 다르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난 7번버스를 선택했다.

 

 

버스 첫차정보는 네이버지도앱보다는 카카오맵이 더 정확하다.

네이버앱에서는 첫차가 뭔 아침 8시가 넘어서 운행하는걸로 뜨더라.

스샷에 나타난대로 위의 위치에서 새벽 6시가 쪼금 넘은 시간에 연안터미널로 가는 첫차가 지나간다.

 

https://namu.wiki/w/%EA%B5%B0%EC%82%B0%20%EB%B2%84%EC%8A%A4%2007

 

군산 버스 07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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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wiki

 

그래도 버스타는 데에 불안하다! 하시는 분들은 군산 7번버스 나무위키를 애용하자.

 

 

그리고 도착.

지난 번과 같은 시간이었음에도 터미널 주위가 많이 환해졌다. 확실히 해가 길어진게 느껴지는 밝음이었다.

 

 

다행히도 오늘은 배가 뜬댄다.

지난번에도 최후의 최후까지 통제여부를 기다리다가 결국 통제되어 여기까지 와서 낙담하고 서울로 줄행랑 쳤었는데... 하아.. 그 때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게다가 앞서 말한대로 주말이라 바다로 티켓도 적용되지 못했다.. 생돈 25000원이 날아갔다.

그리고... 어제 즉, 금요일에 배가 떴냐고 물어보니 떴다고 하더라.

....아아아아아 가슴 한켠이 쓰려온다.

 

 

듣던대로 어청도로 향하는 배는 규모가 꽤 작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청도를 오갈 때 생각보다 편안했다.

오늘 바람과 파도가 잠잠하긴 잠잠했나보다. 멀미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별 문제없이 편도 2시간 반의 뱃길을 다녀왔다.

 

 

객실은 좌석도 있지만, 방바닥도 있다.

뱃길에 자신없으면 빨리 선점하여 누워가자.

누울 수 있는 자리는 페리의 전방에, 좌석은 페리의 후방에 위치하고 있다.

 

 

찜질방 애들때문에 밤을 새다시피해서 그런지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떴다 감았다 했더니 금새 어청도에 도착했다.

하늘은... 꾸리꾸리했다. 역시 전날 오는게 베스트였다.

 

어청도에 도착하니 시간은 10시 35분.

애석하게도 배는 금일 2차 운행을 위해 손님을 태우자마자 바로 군산으로 돌아갔다.

오늘이 평일이었다면 저 배는 12시 반정도에 어청도를 나섰을테고, 그럼 난 시간을 그만큼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선착장을 나서니 타 블로그에서 봤던 신흥상회가 보인다.

저기가 군산으로 향하는 페리티켓 구입이 가능한 매표소이다.

 

등대는 선착장에서 벗어나 오른쪽으로 쭈욱 가면 된다.

그럴 듯한 이정표 하나 없지만, 어청도 자체가 자그마한 섬이라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다.

 

 

어청도 전도.

 

 

콘크리트길을 따라 간다.

곧 오르막길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있으므로 어느정도의 각오를 요한다.

 

 

오르막길 꼭대기에는 하트모양 조형물과 함께 정자가 하나 있다.

여기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절경이 따로 없는데,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더욱 멋졌을 것 같다.

 

 

정자에서 더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있지만, 양심적으로 다행히 저기로 올라가진 않고, 고개를 넘어가게끔 되어있다.

 

 

그리고 나타나는 극심한 내리막길.

...여기를 다시 기어올라올 생각을 하니 토가 쏠립니다.

 

 

조오기에 등대가 있다.

 

 

등대 도착! 현시각 11시 10분.

 

 

역시 듣던대로 어청도 등대는 예쁘게 생겼다.

가까이 가서 보진 않았지만, 멀리서 봐도 예뻤다.

그러고보니 왜 가까이서 구석구석 안봤는지 모르겠네? 힘들어서 정신을 놨나? 저 문이나 장식 하나하나 매력적인데..

어청도 등대의 아름다운 자태는 흐리멍텅한 날씨도 너프시키지 못했다.

이거 기념품으로 해다가 팔아도 괜찮겠는데?

 

 

도장은 공터의 우측 건물에 들어가면 바로 찾을 수 있다.

화장실도 붙어있으므로 볼일이 급한 사람은 여기서 해결할 수 있다.

 

 

하아.. 진짜 힘들다. 등대 스탬프 투어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소모가 너무 많은 기획이야.

등대 스탬프를 찍으며 도장이 깨끗하게 찍히는거 하나는 흡족했었는데, 어청도 등대는 좀 드럽게 찍혀서 마음이 아팠다.

 

 

다시 돌아오는 길.

정자 근처에 어청도 조류도감이 이정표로 박혀있었는데, 이거 은근히 도움이 되었다!

어청도에는 새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진짜 처음에나 새소리가 아름다웠지, 이건 뭐 소음이 따로 없을 정도로 시끄럽고 여기저기 어수선하게 날아다니더라.

하지만 새의 종류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들이라 신기방기하게 구경하며 걸었다.

참새크기에 파란 몸뚱아리의 팔색조나, 새파일 이름에서나 보던 노랑지빠귀...는 봤는지 모르겠다.

저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촉새같다'의 촉새도 있네.

압도적으로 많았던 팔색조 외에도 까투리처럼 생긴 비둘기보다 조금 큰 새도 있었는데, 그게 촉새였는지 힝둥새였는지 모르겠다. 저 보드에 새의 크기도 나와있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다시 선착장에 돌아왔다.

현 시각 11시 40분. 

등대에 다녀오는데에 쉬지 않고 꾸준히 걷는다면 1시간 컷을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 다녀오시려는 분들에게는 이게 제일 중요한 정보니까 꼭 머릿속에 각인시키기 바란다.

꾸준히 걸어서 1시간이다. 체력 좋은 사람이 빠르게 뛰어갔다온다면 무릎이야 박살나겠지만, 30분 컷도 가능은 하다는 소리다. 물론 그런 모험을 할거면 차라리 '평일 8시출발 배를 군산에서' 타자. 이게 당일치기의 제일 확실한 방법이다.

 

 

앞으로 배를 탈 시간까지 5시간정도가 남았다.

난 이 외로운 섬에서 바람을 맞으며 5시간을 벼텨야 했다.

...으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어청도 선착장의 등대도 보고, 포토스팟도 봤다.

그리고 크으... 여기도 해군이 있더만. 참수리 몇척이 정박된 군기지도 아무렇지 않게 구경할 수 있었다. 들어가 볼 순 없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옛 추억이 떠올랐다.

 

 

군산에서 어청도로 배가 14시에 출발하므로, 어청도에서 군산행 티켓을 2시부터 살 수 있었다.

....매표소 사장님이 티켓을 잘못끊어주셨다. 시간이 왜저래.

부리나케 다시 섬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티켓을 다시 끊었다.

 

5시간의 긴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나름 의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집에서 책을 준비해왔는데, 다행히 지루하지 않게 읽혀서 시간을 충실히 보낼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선착장 근처에 마을회관같은 섬 쉼터가 있는데, 현관쪽에 바람피할 곳이 있다. 좁긴 하지만 의자도 있어서 앉아서 쉴 수 있다. 선착장에서 등대쪽으로 가는 길 초반에 있으니, 주지합시다.

 

 

배는 10분이 늦어 16시 50분에 어청도에 도달했다.

난 초조했다. 

군산에 도착하면 저녁 7시 반에서 8시 사이가 될테고, 군산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버스는 9시에 있었다. 물론 심야버스도 있었지만, 심야버스를 탈밖에야 차라리 군산에서 하루 더 묵고 새벽버스를 타는게 더 나았다.

어쩌지? 시간에 맞춰 갈 수 있을까?

관건은 군산 여객터미널에서 버스터미널로 가는 여정이다.

버스가 바로 안오면 어쩌지? 1시간에 1대있는 노선인데.

여객터미널에서 버스터미널로 버스가 구비구비 가던데... `1시간 내로 갈 수 있을까?

하는 번잡한 생각에 많이 초조했었다.

 

결국 배를 타기 전 9시 버스를 예약했다.

뭐 근데 그리 급하게 예약할 필요는 없었다.

군산-어청도 페리의 가장 쩌는 점은 바로 선내에서 LTE가 잡힌다는 건데, 바닷길을 오가는 내내 미약하게나마 계속 LTE가 잡혔다. 미약하게 잡힌 것도 일부 구간일 뿐, 배 안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굉장히 편리했다.

이건 중간에 폰이 먹통이 되는 홍도, 소청도 구간과는 확연히 구분되어지는 장점이었다.

 

지금 시간에 서울로 향하기 애매하다면 여수로 가서 오동도 도장을 찍고 내일 귀경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타이밍이 참 암울하게도 여수 날씨가 온종일 비였다.

뭐... 할 수 없지. 일단 오늘 서울로 향하는걸로 정했다.

 

 

사진이라 이렇게 나온거다.

그리고 유리창에 이물질이 많이 껴서 이렇게 나온거다.

흐리멍텅했던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무지무지 아름다웠던 석양을 뒤로 하며 군산에 천천히 도달해갔다.

 

 

 

배가 군산항에 도착할 즈음 카카오맵을 켜서 버스시간을 알아봤다.

7시 41분에 여객터미널을 지나가는 7번버스가 있다.

다행이었고 또한 초조해졌다.

페리가 군산항에 몇시에 도착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페리는 7시 32분 군산항에 도달했다.

아무리 타이밍이고 뭐고 일정이 모조리 다 그지같던 군산-어청도 여행이었지만, 마지막만큼은 빛나는 타이밍이었다.

여객터미널에 내려서 7시 50분쯤 어느정도 늦게 도착한 시내버스를 탔다.

시내버스.... 그 기사.... 나 그냥 지나치려는거 내가 도로 중간까지 가서 손을 흔들어서 버스를 세웠다.

난 시골출신이라 이게 어떤 시츄에이션인지 안다고. 그냥 기사가 넋놓고 운전하다가 날 못본거겠지.

다행히 버스에 올라 8시 반쯤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9시 버스에 탑승.

서울에서도 9호선 막차를 타고 집으로 귀환.

 

정말 다이나믹하기 그지없던 귀가를 끝내며 금전적으로 시간적으로 소모가 많던 이번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안녕이다 군산 ㅠㅠㅠㅠ 다시는 보지 말자 ㅠㅠㅠㅠㅠ 다 내 잘못이겠지만 나에게는 너무 안좋은 기억이 많구나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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