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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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anada.

인생퀘스트/등대스탬프 투어 완료 (한시 이벤트)

[등대스탬프 투어10] 울기등대 간절곶등대 영도등대 당일치기(1/3). 등대 3개 싹쓸이 일정. 타임라인, 경비. 시작부터 삐걱삐걱.

아스라이39 2021. 4. 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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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오동도등대-소매물도 등대를 찍고 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독 바람이 심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어서 배를 타야하는 소매물도가 좀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소매물도 한솔해운에 22일에 문의한 결과, 배가 결항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오동도와 소매물도는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아직도 못가고 있다. 에휴.

 

물론 오동도야 육지와 이어진 섬이라 바람이 불더라도 도장을 찍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동선과 비용, 시간을 아끼기 위해 오동도와 소매물도 일정을 묶어놓고 있는터라 굳이 오동도를 고집하진 않았다. 아직 경상도에는 다른 등대들도 많이 남아있었다.

 

역시 경남인가....

경남에 남은 육지등대들 중 목표를 물색해봐야겠는데...

이거이거 자알 하면 한번에 싹 쓸어 올 수 있을 것 같단말이지????

하는 생각으로 밤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향했다.

 

목표는 울기등대, 간절곶등대 그리고 영도등대. 3개의 도장을 찍고 오는 것이다.

그것도 하루만에!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차를 타면 안되고 전날 막차를 타야 한다.

첫차라고 해봤자 아침 7시정도? 쯤에 출발할텐데, 경남의 끄트머리에 가는데에 4시간은 걸리므로, 첫번째 등대에 도착할 때 이미 오후가 되어있을테니까 말이다.

 

지도앱을 찾아보니, 울산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 찜질방도 몇개 있더라. ㅇㅋ 좋았어. 하는 마음으로 밤 8시.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울산으로 가는 막차는 9시차였고, 새벽 1시 10분 도착예정이었다.

 

시작하기 앞서 타임라인을 적자면,

 


타임라인

 

20:00 고속터미널로 출발.
21:00 울산행 버스 출발.

 

01:10 울산 도착.

02:10~ 04:30 PC방에서 시간때우기.

05:30 울기등대행 시내버스 탑승.

06:05 하차.

06:20 울기등대 스탬프 완료.

07:00 울산으로 돌아가는 시내버스 탑승.

08:10 간절곶으로 가는 시내버스 탑승.

09:25 간절곶 등대 스탬프 완료.

09:40쯤 부산 영도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 4개를 탐. 버스 시간이 앱과 비교하여 정확하진 않았음.

12:40 태종대 도착.

13:15 영도 등대 스탬프 완료.

14:30 남포동 할매가야밀면에서 식사.

15:30 부산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로 출발.

21:03 서울도착.

 


경비

 

울산행버스 34700원.
피씨방 3000원.
편의점 아침식사 5500원.
울기등대로 향하는 시내버스 1250원.
울기등대에서 간절곶등대로 향하는 시내버스(환승성공) 1250원.
간절곶등대에서 청강리 공영 차고지로 향하는 시내버스 1200원.
청강리 공영 차고지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시외버스 환승요금으로 500원. 원래는 1700원.
부산 시내버스 요금 1200원 *2 = 2400원.
돌아오는 교통비 28600원.

 

총합 : 78,400원.

 

추가비용

저녁 노브랜드 시그니쳐세트 5300원

밀면 대자 7000원

 

총 12,300원을 더하여 여정의 총 비용은 90,700원이 들었다.

의외로 경비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빨리 움직이느라 바뻐서 즐길거리를 만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망할, 생각해보면 홍도 등대 하나 찍는데 14만원이 들었는데, 경남 등대 3개를 찍는데 그 절반수준의 비용이 들었다. 아 속상해.

 

편리했던 점

 

시내버스의 환승으로 인한 비용절감.

부산여행과 연계할 수 있다.

 

힘들었던 점

 

무리한 일정으로 피로도 증가.

정확하지 않은 버스시간 정보.

시내버스로만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서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오랜만에 온 고속버스터미널.

그러고보니 등대스탬프 투어를 하면서 센트럴시티 터미널(호남행)은 자주 간 느낌이 드는데, 고속버스터미널(영남행)은 지난번 강릉에 다녀온 이후로 2년동안은 오지 않은 것 같다.

한창 공사중이었던 터미널 내부는 세련되고 깔끔하게 새단장이 끝나있었다.

 

 

버스를 타기 전에 딱히 뭔가를 먹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한 때 붐을 일으켰던 노브랜드 버거가 눈앞에 딱 보이더라.

들어갔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버거의 종류가 별로 없었다.

난 NBB 시그니쳐버거 세트를 시켰다.

5300원이었는데, 딱히 비싸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싸다는 느낌도 없었다. 딱 적정가격 그대로였던 것 같다.

양파맛이 강해서 만족스러웠고, 요새 보기 드문 음료대가 바깥에 있어서 고객들이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여튼 배를 든든히 채우고 출발.

퇴근 후 촉박한 시간에 부랴부랴 길을 나서는거라서 씻지도 못하고 바로 고속터미널로 갔었다.

그러나 이 때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짜피 찜질방에서 3~4시간 보내고 나올텐데, 거기서 씻으면 되는거니까.

별 생각없이 차를 올라탔고, 좌석에 USB충전꽂이까지 마련돼있던 우등좌석은 퍽이나 만족스러웠다.

 

 

살면서 처음으로 울산에 도착했다.

망할.

사전조사가 잘못됐었다.

분명 울산 터미널 근처에는 찜질방이 두개가 있다. 

하지만 하나는 밤샘운영을 하지 않는 곳이었고, 하나는 마사지같은걸 하는 사우나와는 다른 형식의 찜질방이었다.

아...어쩌지...

피씨방에 가야하나, 다른 곳을 찾아봐야하나....

모텔은 돈아까워서 가기 싫었다.

게스트하우스는 검색도 하지 않았지만, 새벽 1시반이 넘은 이 시간에 체크인이 가능할리 만무했다.

 

지도앱을 더 찾아보니, 걸어서 한시간 거리에 24시간 찜질방이 있었다.

흠... 그래. 거기로 가보자.

어짜피 남는게 시간이고, 아침까지 잘 생각은 없었으며, 이런 식으로라도 울산시내를 걷는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정신승리 생각했다.

물론 불길한 생각도 들었다.

'거기 운영 안하고 있으면 어쩌지?'

그러나 괜찮았다.

 

 

내가 목표로 하는, 저기 보이는 '훼미리 스파'가 아니더라도 새벽 몇시간을 보낼 곳은 이리도 많으니까.

대한민국 화이팅. 진짜 대단한 나라야. IP강국. 밤이 두렵지 않은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막상 도달했을 때 굳게 닫힌 물과 검게 어둠이 드리운 창가를 보니 허탈함과 빡침이 몰려왔다. 

24식간 영업이라매!!!!!!!!!!!!!!

가뜩이나 가격이 군산보다 2000원이 높아서 기분이 언짢았는데, 상황이 이렇게되면 진짜 군산이랑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어.. 어??? 국내 총생산1위. GDP 5만을 넘기는 기염을 토해내는 울산아?? 잘하자???

하아... 1시간을 걸었거늘 이런식이라니... 긴 하루를 보내야하는데 시작부터 느낌이 좋지 않다.

 

다시 발길을 돌려 가장 가까이에 있는 피씨방으로 들어갔다.

'해쉬태그 피씨방'이었는데, 나름 만족스러웠다.

요새는 피씨방이 죄다 무인체크인이거늘, 여기는 아직 옛방식을 따라 후불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더라. 옛날사람인 나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편리한 방식이었다.

 

 

 

음료가 1500원이었다.

웰치스가 1500원이라니... 배신감이 느껴졌다. 언제나 1000원으로 반겨주던 웰치스, 밀키스, 닥터페퍼... 이제는 이마저도 과거의 일이 되었구나.

 

별달리 피씨게임도 하지 않는 나로서는 피씨방에서 할거리가 없었다.

유튜브를 틀었다.

지금은 거의 사기꾼이 된 설민석의 책읽어드립니다를 보기 시작했다.

넓고 깨끗한 피씨방에서는 그많은 컴퓨터들 중 4~6개의 컴퓨터만이 점유되어 있었고,

나는 씻지 못해 찝집한 기분을 억지로 누르며 의자에 앉아 시간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시간 반이 흘러 4시 50분. 3000원 남짓의 저렴한 돈을 지불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편의점에서 식사를 마친후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했다.

시작부터 더럽고 졸리고 찝찝하고 피곤했다.

허나 그에 반해 할 거리와 신경쓸 거리는 많은 다소 고단할 것 같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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