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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등대스탬프 투어 완료 (한시 이벤트)

[등대스탬프 투어3] 난이도 최하의 팔미도 등대(서울기준). 경비 및 타임라인.

아스라이39 2021. 4. 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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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타이밍이 계속 안좋았다.

홍도 등대때에도 첫시도 때 결항이었고, 성공했을 때에도 날이 흐렸었다.

첫시도와 성공했을 때의 시간차가 고작 2~3일이었는데, 그 2~3일동안은 날이 좋았다고 한다.

내가 선택했던 날만 그지같애.

그리고 팔미도도 마찬가지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해가 쨍쨍하던 팔미도가 유독 내가 방문했던 그 날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뭐 여튼 배가 떴다는게 다행인걸까.

 

서울을 기준으로 팔미도여정은 모든 섬 등대 중 가장 난이도가 낮다.

물론, 뭍에 있는 등대는 제외. 강릉이나 부산,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여수같은 경우에는 난이도가 더 낮거나 낮을 수 있으니까.

어쨌든 팔미도 등대 스탬프를 받기 위해서는 그다지 노력이 필요하진 않았다.

 

팔미도로 가는 배는 유람선이다.

즉, 바다로 티켓할인이 불가능하다.

앞으로도 이런 함정은 여러번 발생하는데, 특히 제주의 마라도나 우도에서는 바다로 티켓을 아예 못쓴다.

나중에 가는 옹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로 티켓은 홍도나 소청도, 그리고 독도로 가기 위한 울릉도 등 비싼 루트의 배삯을 대폭 감소시켜주므로 등대스탬프 투어에 있어서는 필수아이템이다.

 

당일에도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팔미도 등대는 온라인구매가 2000원 더 싸다. 일반티켓 기준으로 현장구매는 24000원인데, 온라인구매는 22000원이었다. 2019년에도 이랬는데, 확인해보니 현재에도 가격은 같다.

 

http://www.palmido.co.kr/

 

[봄소풍나들이장소 팔미도유람선 - 홈] 아름다운 자연풍광 역사 문화가 있는 팔미도등대로 초대

봄꽃 야생화, 등대, 해변체험, 고동잡기, 바다낚시터

palmido1.modoo.at

 

예약은 여기서 하면 된다.

1년 반 전과는 달라진게, 이제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로 티켓을 구입하는 형식으로 바꼈더라.

출항시간은 아침 10시였다.

 


 

타임라임

10:00 인천 연안부두에서 팔미도 유람선 출발

11:00 팔미도 도착

11:50 팔미도 등대 도착

1225 유람선 인천으로 출발

1330 인천 연안부두 도착

 

경비

팔미도 유람선(인터넷 할인가) 22,000원

멀미약 1,000원

물 1,500원

 

총합 : 24,500원

 

여기에 난 추가로

아침밥 5,000원

대중교통비 왕복 3,600원

 

총 8,600원을 더하여 33,100원이 경비로 들었다.

 

장점

서울 기준으로 시간과 돈이 적게 든다.

제일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섬등대이다.

 

단점

 

바다로티켓 할인이 불가능하다.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경비는 이렇게 3만원 수준으로 나왔다.

모든 등대가 이렇게 쉬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휴.

 

여츤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인천가는 급행열차를 탔다.

팔미도는 무인도라서 물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물이랑 간식거리를 샀는데, 굳이 간식은 사갈 필요가 없다.

사실 물도 필요없는데, 앞일은 모르니까 그냥 하나 보험으로 가져가는게 좋을 듯 하다.

 

목적지는 인천 연안부두.

제물포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려고 했었는데, 유튜브보다가 종점까지 갔다.

정신 차려보니 동인천역. 분명 주안역까진 기억에 있는데 왜 제물포역을 못봤지.

뭐 그렇다고 문제가 발생한건 아니다.

동인천역에서 버스타고 인천 연안부두로 갈 수도 있더라.

 

 

동인천역에서 내려 전철역 2번출구쪽으로 가다가 지하상가에 도달하게 되면 목적지를 지하상가 7번출구로 바꾼다.

 

사진의 이정표를 보고 비로소 깨달았다.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니, 동인천역에서 출구를 헷갈렸다는 포스팅이 더러 있었는데, 전철 출구번호와 지하상가 출구번호를 혼동한 것 같다.

전철역 2번출구로 가다가 지하상가 7번출구로 빠져나온다고 생각하면 길을 찾는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연안부두로 가는 버스를 타자.

 

 

여기다.

연안부두 옆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광장' 이라는게 있고, 러시아인형 마트료시카의 구조물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오목하게 들어가있어서 이렇게 보면 사이클롭스ㅋㅋㅋㅋ으힠ㅋㅋㅋㅋ 외눈박이다~ ㅋㅋㅋㅋ

 

 

티켓을 발급받을 때에는 굳이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도 없이, 이름만 물어봤다.

예매를 하면서 개인정보가 들어간 것 같다.

다른 배편과 마찬가지로 나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노트에 적어야 한다.

 

멀미약도 파는데, 국룰에 따라 1000원이다.

일정이 짧으므로 굳이 왕복 멀미약을 살 필요없이, 출발하기 전에 한번 먹으면 충분하다.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굳이 그 한번의 멀미약도 필요없지만, 1000원에 혹시 모를 그날 하루 컨디션이 갈린다는 것을 유념하자.

 

 

승선 시작.

와.... 인간들 말 진짜 오지게 안듣는다.

가이드가 한줄로 오라고 말하는데, 죄다 무시하고 몰려나와서 대열이 와르르 무너졌다.

 

저 가이드 되게 친절하고 쿨하고 입담도 좋다.

 

 

팔미도 유람선. 독특하게 생긴 이 배의 이름은 '금어'.

컨셉에 너무 충실한건지 이름을 잘 지은건지;;

아니 근데 저렇게 높게 만들어놓으면 배 엄청 흔들릴텐데.

 

 

운항중에 1층에서는 한바탕 파티가 열린다.

노래소리도 엄청 들리고 완전 시끄럽다.

그리고 배는 천천히 운항한다.

굳이 1시간 거리가 아닌데, 팔미도까지 1시간을 운행한다. 뭐 배안에서 놀 시간을 만드려는 배려인가.

1층에는 조리시설도 있는 것 같은데, 파전냄새가 좋았다. 매점도 1층에 있는데, 여기에서 새우깡을 사서 1층 데크에 나가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줄 수 있다.

 

인천에서 출발할 때 이미 학습당한 어마무지하게 많은 갈매기들이 배 주위를 활개치며 날아다닌다.

 

배가 출발하면 3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는데 난 안올라갔다.

 

 

11시10분쯤 도착.

역시 인간들 말 드릅게 안듣는다.

그쪽으로 가면 미끄러진다고 하는데도 자꾸 그쪽으로 간다. 어휴.

 

배에서 내리면 팔미도에서 근무하는 해군 헌병이 관광객 수를 센다.

진짜 여기서 근무하는 해군들... 개꿀이겠다. 서울, 육지랑도 가깝고.섬생활이야 뭐 어짜피 군생활이 고립생활이니까 그리 남들과 다르진 않을테구.물은 좀 제약을 받으려나.

 

 

 

맨 처음 보이는 건물은 '팔미도등대역사관'에는 굳이 입항 때 들어갈 필요는 없다. 

어짜피 섬 한바퀴 돌고, 인천가는 배를 기다리며 자연스레 들어가게 된다.

 

 

와.. 날씨 진짜 어떡하냐...

가이드분께 어제 날씨는 어땠냐고 물어봤더니, 어제는 시야가 좋았다고 하더라.

타이밍 진짜 어휴.

 

가이드 아저씨 성격좋다. 말안듣는 손님들로 인해 내성이 생기고 보살이 된 것 같다.

 

 

 

옛 등대지기의 사무실도 있는데, 안에 마네킹을 설치해서 진짜 누가 보면 사람이 근무하는 줄 알겠어.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좀 걷다보면 등대가 나온다.

등대 앞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3가지 그림이 떠오르는 조형물도 보였다.

 

 

이 각도가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각도다. 가이드도 그렇게 설명하며 질서있게 사진을 찍으라고 당부하지만...

역시 사람들 말 안들음. 서로 돕고 그런거 없는 마이웨이들.

 

등대는 두개가 있다.

앞쪽의 작은 등대는 1903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기념적인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뒤쪽의 큰 등대는 2003년에 만들어진 신등대이다.

 

 

등대 스탬프는 신등대 2층에 있다.

 

사무실은 비어있었고, 사무실 바깥으로 등대여권이 다 소진되었다는 문구와 함께 스탬프와 인주가 놓여있었다.

 

 

가이드말에 따르면 등대스탬프투어의 모든 도장을 모으는데에는 200만원정도의 자금이 들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등대를 3개정도 남긴 내가 한 그정도 썼다. 걍 하지 말껄 어휴.

시간과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타임라인과 경비를 기록했는데, 아 볼수록 너무 아깝다.

가이드에게 내가 독도랑 홍도는 갔다왔다고 하니까 제일 힘든 두곳을 갔다왔다며 인정(?)해주시던데, 괜히 힘만 쏟고 완주를 못할 것 같아 걱정이다.

 

 

등대자체는 참 예쁘다.

하지만 팔미도등대는 우리 민족의 아픔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제침략기때 인천 앞바다에서 배들이 자꾸 좌초되니까 일본놈들이 수탈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들어진거다.

아까 봤던 삼면이 달라지는 조형물에서도 왼쪽에서 보는 뷰는 최초의 등대지기들을 나타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옛 일본군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 작은 섬에 둘레길도 있다.

대략 10분남짓밖에 걸리지 않는 산책길이다.

 

섬을 돌고 시간을 체크해봤다.

배를 타러 12:20에 오라고 했으니까 아직 20분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지금 입항때 봤던 팔미도 등대역사박물관에 들어가면 된다.

 

 

 

팔미도등대의 과거 기록과 옛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층에는 아름다운 등대사진전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림 하나하나가 포스가 강렬하다. 이거보고 가보고 싶은 등대도 생겼다.

특히 소매물도 등대. 어짜피 가볼 등대지만, 사진이 걸출하게 나와서 기대되더라.

그리고 못가봤다. 망할.

 

 

그 옆에는 내가 가야할 길들이 그려저있다. 200만원짜리 여정이다.

박물관에 화장실도 있으니 이용하면 된다.

담수가 없는 무인도라서 좌변기는 산속에나 있을 거품좌변기가 있었다.

해수로 하면 아무래도 시설이 빨리 노쇠되니까 아예 물을 안쓰는 것 같다.

 

 

짧은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갈 때 확인해보니 배안에서 와이파이가 잡히기는 한다.

하지만, 분명 신호는 잡히는데 인터넷에 접속할 순 없었다.

 

 

1330 하선.

10시에 승선했으니, 3시간 30분일정으로 마친 셈이다.

오후에는 저조여서 물이 싹 빠져있었다.

아침에 배에 탈 때에는 평지였는데, 돌아갈 때는 오르막길이구나.

 


 

 

 

 

기가 막히게도 돌아갈 때는 '급행'도 아닌 '특급'전철을 탔다.

전철의 패러다임이 바꼈다.

노량진까지 35분 실화냐.

이건 전철이 아니라 기차였다.

 

집에 오자마자 뻗어서 낮잠잤다.

나사가 하나씩 빠진 듯이 멍~한 하루였다.

음... 팔미도만 다녀오기에는 좀 그렇고, 친구들이나 연인, 가족들과 같이 갔다가 연안부두에서 회라도 먹고 오는게 이상적일 것 같다.

나는 혼자였던지라 그럴 수가 없었다.

...아마 팔미도 등대에 가는 '금어호'에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나 혼자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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