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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리뷰] 캐나다 개쓰레기 식품리뷰(3) Strub's社의 '피클드 에그 Pickled Eggs (식초에 절인 삶은 계란)'. 적어도 이건 사지 말았어야 했다.

아스라이39 2023. 5. 1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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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간만에 참 재미있는 음식을 먹었다.

 

우와아아.

느슨해진 일상속에서 내 목구멍에 긴장을 준 이 음식은 '피클드 에그 Picled Eggs'.

왜때문에 저래놨는지 모르겠는 '식초에 절인 삶은 계란'이다.

설마 계란을 보존의 목적으로 저래놓진 않았겠지. 그냥 상온에 뒀다가 삶으면 그만인데.

 

내가 이 충격적인 음식을 처음으로 봤던건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에서였다.

병 속에서 담긴 소세지와 더불어, 나에게 신선한 자극을 줬던 이 음식은

마트 매대에 자연스레 진열되어 있었다.

그 때에는..

내가 용기가 많이 없었다.

저걸 과연 사먹어야할까 싶은 생각이 절반.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절반.

다행히(?) 아일랜드 워홀은 실패로 돌아가 일찍 돌아오는바람에 굳이 이 식품을 사먹을 일이 없었고,

그 후로 약 10년간 피클드 에그Pickled Eggs를 접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지금 여긴 2023년의 캐나다 에드먼턴.

No Frills라는 마트에서 그것이 보였다.

 

 

제조사 :  STRUB's 

품명 : PICKLED EGGS 

가격 : 2023년 5월 Nofrills 기준으로 세전 7.49불

 

 

와. 피클드 에그.

와 이거 아일랜드에서 봤던건데 반갑다 ㅎㅎㅎㅎ

이걸 처음본건 3월 초였었다.

이 기회에 한번 사먹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두달동안 매대에 들여놓질 않더라.

보이지 않던 피클드 에그. 인기가 많아서인가, 찾질 않아서인가.

한번 직접 먹어보며 알아보도록 하자.

 

 

-가격은 일반 계란의 두배 -

 

 

750ml병에는 이렇게 세개씩 4층으로 12개가 켜켜이 쌓여있었다.

아.. 750ml나 했었구나. 좀 작고 저렴한 사이즈로 들여놔도 좋았을텐데...

가격은 위와 같이 No Frills기준으로 하여 7.5불정도.

12개짜리 계란 1팩이 4불에 조금 못미치니까, 가격은 일반계란의 거의 두배정도인 셈이다.

 

 

-  누가 좀 사지 않게 말려주지 그랬냐. -

 

사면 안됐지.

어리석었지.

호기심에 구입하였지.

후회했지.

 

 

생긴건 그냥 삶은 계란 그 자체였다.

식감도 문제가 없었다.

'겉은 탱탱했고 속은 일반 계란'과 별 다를바 없는 음... 맥반석 계란과 비슷한 식감이었다.

 

문제는 맛에 있었다.

뚜웨ㅐ!ㄴ;ㅣㅁㄴ미;ㅁㄷ꾸퀘이ㅏㄱ

알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

코를 막고 먹는다면 순간이나마 그냥 삶은 계란 같을 수도 있겠다.

근데 목구멍으로 넘기는 그 순간 이건 식초도 아니고 이상한 산성액체가 목구멍을 해코지하는 기분이었다.

초산으로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

 

처음 하나를 먹어보고, 아 이건 그냥 먹을 순 없겠구나.

한개도 겨우 씹어 목구멍으로 넘겼으니까.

나중에 라면에 넣어먹거나,

씻어서 먹거나,

샐러드같은거 해먹어볼 생각인데

와아... 제발 지금 이 순간 내 머리를 시큼하게 강타한 이 기분만 안들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진정 ㅈ됐다.

한개 들어내보니까 저런게 보인다.

어떤 미친 근로자가 한쪽 귀퉁이가 부스러진 계란을 넣어놨다.

식초물이 이미 저기에 다 스며들었을거다.

저거.... 내가 먹을 수 있을까??

 

 

- 응용해보자. 그래도 맛은 ㅈ같겠지만 -

 

먼저 씻어서 한번 먹어봤는데, 아직도 식촛물의 목구멍을 태우는 듯한 불쾌감이 남아있더라.

다행히 그나마 조금 미세하게나마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식초에 절인 계란 그 자체였다.

망했다.

괜히 샀다.

물에 어느정도 담가놓으면 신맛을 뺄 수 있으려나.

 

이번엔 한번 라면에 넣어 먹어보자.

라면에 식초를 조금 첨가하면 맛이 더 훌륭해진다는 소리를 인터넷 어디에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다.

그래서 라면에도 넣어 먹어봤다.

 

그래. 라면을 버려야 하는가 ...할 정도까진 아니었다.

다행히 라면의 맛을 해치지는 않았다.

...다만 계란을 먹기가 좀 망설여져서 문제지.

라면에 넣어 푹 삶아도 식초의 시큼한 맛은 그대로였다.

 

와 진짜 김치랑 같이 먹는데....

김치를 먹어도 시큼. 계란을 먹어도 시큼. 죽겠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김치야 뭐 적응되어서 그렇다고 쳐, 계란은 ㅋㅋㅋ

식감은 부드러운데 시큼한 맛이 팍! 뇌가 짜릿한게 마치 전기충격과도 같은 그 느낌이란 ㅋㅋㅋㅋ

 

다음에 마요네즈 넣고 계란샐러드로 만들어먹어볼 생각인데 벌써부터 두려워진다 ㅋㅋㅋㅋㅋ

 

......한국인의 입맛에 절대 맞을 수 없는 그 음식. 피클드 에그 Pickled Eggs.

다행히 이것도 사람이 먹는 음식인지라 먹고 탈이 난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도 웬만하면 사먹지 말자.

입에 적응시키지도 말자.

가격도 비싸고 우리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

진짜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이걸 호기심에 사서 먹어볼 다른 용기있는 사람들을 말리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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