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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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anada.

캐나다 영주권 Life/1. 알버타 북부에서의 삶

[에드먼턴11] 다섯달만에 근무했다. 다리아프고 피곤하다.

아스라이39 2023. 5. 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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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러하다.

새로운 곳에서 일하면 피곤하고 지치며, 정신없다.

그래도 한 1주일정도 일하면 어느정도 적응할테니까, 그리고 그정도는 뭐 버틸만한 시간이니까 열심히 정진하면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음.... 근데 이번에는 내 정신상태나 태도가 좀 바뀐 것 같다.

어딜 가든 열심히 빠릿하게 일하곤 했는데,

오늘 스스로 채점한 나는 흐음...

물론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빠릿하게 한 것 같진 않다.

나이가 들며 머리가 커져서 그런건 아니고,

다섯달이나 놀면서 정신상태가 해이해져서 그런 것 같다.

목상태도 안좋아서 몸이 열심히 안움직였다, 오늘은.

 

모든 호텔은 고유의 청소방식이 있다.

오늘부터 닷새간 트레이닝해줄 친구와 같이 일하며 그것들을 하나하나 배워나갈건데, 흐음....

이곳의 방청소 프로세스는 좀 마뜩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화장실청소나 침대만드는 방법에 좀 불만이 생겼다.

화장실 청소는 케미컬보다 물을 많이 사용했고,

베드메이킹은 흠... 나랑 안맞는 부분이 있었다.

문제는 이 두개가 방청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내가 내 방식을 고집하면 틀딱 꼰대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이다.

일단 이곳의 방침을 따르고, 내가 에이스가 된 후에 내 방식을 깔짝깔짝 시도해보면 된다.

그리고 별 불만이 안나온다면 그대로 쭉 그렇게 하기.

그러고보면, 호주 울룰루에서 재즈를 트레이너로 만난건 행운이었다.

그 땐 모든 프로세스가 나랑 딱 맞았었으니까.

진짜 개 빠르게 일하고 점심시간 포함 두시간정도 자버렸는데.

아 추억돋네.

 

나와 함께하는 이 친구는 이곳에서 일한지 1년정도 되었다고 한다.

나에게 여기서 오래 일하라고 하더라.

여기 복지가 좋다고,

자기는 한달에 두번씩 마사지 받는다고 하면서.

그래. 어제 OT때도 들었는데, 여기 신기한게 마사지도 메디컬 혜택에 들어가더라?

그리고 2월이랑 지난주에 레이크 루이스, 밴프에 다녀왔는데 계열사 호텔에서 저렴하게 묵었다고 그러더라.

....

충성도가 갑자기 샘솟았다.

여기서 열심히 일하며 나중에 로키산맥을 여행하자.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복지는 저렴한 식사제공이다.

무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긴 하지만, 점심, 저녁을 각 4불에 제공하니 만족한다.

게다가 음..... 기대하기로는 이거 아마 공제되고 급여가 나올... 것 같은데?

울룰루에서 방세 공제되고 페이슬립나왔는데, 여기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직원 카페테리아에서는 시리얼과 식빵, 그리고 패스트 푸드점에 있는 탄산음료 탭을 무료로 제공한다.

즉, 콜라나 아이스티, 사이다같은걸 무료로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왠지 뉴질랜드에서 일하던 때가 생각나더라.

거기도 제대로 된 곳은 빵이나 잼을 무료로 제공해줬는데.

 

아 오랜만에 일하며, 지난 날들을 회상해보니 참 다양한 호텔에서 일했다는 생각에 좀 흡족해진다.

꼴랑 3개월일했던 아일랜드 알딜런 호텔도 생각나네.

여기서는 진득히 오래 일하며 즐거운 시간이 축적되면 좋겠다.

일도 오래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내 사업을 하며 인생 날로 먹어야지!

 

아 맞다.

근무복 바지에 팁으로 받은 5불 있었는데.... 그거 그냥 세탁바구니에 넣어버리고 왔네.

..... 아......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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