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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품리뷰

[명작만화] 에반게리온 리테이크 Evangelion Re-take 리뷰.

아스라이39 2021. 2. 1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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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쩌다보니 20년만에 에반게리온을 정주행 하였다.

오래된 작품이긴 하지만, 최근들어 신극장판이 나올 정도로 현재까지도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았고, 두텁고 오래된 팬덤이야 말할 것도 없이 단연 명작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엔딩과 내용에 각색이 들어간 만화책도 2014년에 20년만의 종지부를 찍었으며, 애니메이션의 엔딩에서 좀 더 나아가 완성도를 높여 마무리지었다. 에반게리온 만화책에서는 인물의 성격이 좀 다르고, 사건의 전개에 변화를 주었으며, 전체적으로 개그요소가 가미되어 지루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의 행보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일단 충격적인 엔딩에서 욕을 대차게 얻어먹었겠지만, 이건 너무 옛날일이고...

작년에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작가인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위안부 관련 망언을 하였으며, 더 나아가서 '보지 말라해도 볼꺼잖아'식의 모욕적은 트윗으로 한국인들의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

에반게리온의 팬으로 유명한 데프콘은 작업실 한쪽 벽에 있던 아스카 그림을 가위로 찢으며 함께 공분했으며, 뭐... 사다모토는 일본 내에서도 비판을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어찌되었던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던만큼 얼마나 자기 잘못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에반게리온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긍정적으로 언급할 수 없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상품소비도 드러내놓고 하기에 꺼림찍해졌다. 그러므로 나는 무료로 즐기기로 했다. 에반게리온.

나도 만화책은 안사기로. 만화책 작가가 망언을 한 당사자더구만. 어휴.

 

 

20년만에 에반게리온을 보니, 10대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디테일들을 볼 수 있었고, 제작진들이 얼마나 공들여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각 캐릭터들의 시선처리나 행동의 숨은 의미 등. 그리고 극장판이자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이야기인 'End of Eva'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이나 찝찝한 엔딩까지. 이 찝찝한 엔딩은 에반게리온을 더 유명하게 만드는 데에 일조했을 것이다.

...아니 진짜,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던 그 때에 '게리코의 벽'을 알아들은 시청자가 고작 몇이었을까? 지금이야 영상이 떴다 싶으면 인터넷 커뮤니티로 왈가왈부 떠들며 제작진의 의도를 아스카의 정신공격때까지 끌고 가지는 못했겠지.

 

여튼 오늘 포스팅할 이야기는 에반게리온의 2차 창작물인 무려 에반게리온의 동인지. '에반게리온 리테이크'다.

정식스토리는 아니지만, 이게 에반게리온의 진정한 엔딩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명작이라고 일컫기에는 문제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꽤나 인상깊은 작품이여서 포스팅을 하기로 하였다.

 

엔드 오브 에바 이후의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유튜브의 댓글의 통해서였다.

아니 뭐라고요? 신지랑 아스카랑 애를 낳는다고?

호기심에 구글링을 해보니, 실제로 에반게리온 리테이크라는 작품으로 찝찝했던 엔드오브에바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낸 동인지가 있었고, 평이 좋길래 찾아봤다.

그리고 찾아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었다.

 

 

 

 

에반게리온 리테이크는 1편, 2편, 3편, 0편, 4편, After로 6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다. (1.5편이 있긴 하지만 정사씬만 있을 뿐 그다지 의미는 없다.)

애시당초 동인지란게 유명작품들의 캐릭터를 끌어다가 정사씬을 그려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내용전개가 가볍고 의미가 없어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리테이크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쓸데없는 정사씬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신지와 네르프 사람들의 감정묘사와 이야기 전개에 힘을 쏟아 독자로 하여금 동인지가 아닌 실제 본편의 뒷이야기로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다. 4편에서는 억지로 정사씬을 넣은 느낌도 들었다. 아니 그냥 그림체랑 정사씬 손봐서 정발해도 될 것 같은데?

 

본편만큼 치밀하지 않지만, 잘 만들었다 싶을 정도로 복선을 넣었고, 전작에서 부드럽게 이어지는 훌륭한 이야기전개방식으로 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본편의 내용을 오마주, 패러디한 부분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아니 동인지따위에 이러한 디테일이 들어갔다는 것에서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단점이 있다면 들쑥날쑥한 그림체다.

대부분이 작붕이다. 혹은 그림체가 달라서 작붕으로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고.

여튼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과는 이질적인 느낌의 그림이 많다.

 

 

 

스토리는 엔드오브에바의 마지막 장면으로 시작하여 얼마간의 정신적인 사건을 겪은 후 신지는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것을 멈추고 둘은 정서적 교감을 하며 마무리된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스포라서 스토리를 써넣을 수 없는게 안타깝다.

 

 

 

이게 바로 신지랑 아스카랑 애낳고 잘 산다는 그 전설의 장면.

 

엔딩을 리테이크에서처럼 이렇게 했으면 독자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안했을 것이다. 아니 무슨 응아를 싸다가 끊긴 것처럼 그냥 목조르면서 끝내는게 어딨어.... 하지만 독자들 마음을 편하게 하며 엔딩을 맺었다면 지금의 명성에 걸맞는 명작이 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는 평이 있던데 개인적으로 찬성하지는 않는다. 에반게리온은 TV판에서 엔딩을 그모냥을 냈을 때도 충분히 인기작이었으니까.

 

 

참고로 0편은 부록개념의 아스카 시점.

추천할만한 아류작이니 많은 사람들이 감상했으면 좋겠다.

 

Ich verspreche Dir.
약속할게요.
Bis zum Tod berühre ich keinen Mann sonst Dich
이 삶이 다할 때까지 당신이 아닌 어떤 남자와도 접하지 않겠다고.
Bis zum Tod spreche ich keinen Mann sonst Dich
이 삶이 다할 때까지 당신이 아닌 어떤 남자와도 말하지 않겠다고.

Mein alles, von Kopf bis Fuss,
나의 모든것,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sogar jedes Harr am Kopf,
머리카락 한올 한올까지도
gehört zu Dich.
모두 당신의 것.

Ich kann nicht enrinnern, die Tage die ich mit Dir verbrachte,
당신과 함께 보낸 나날들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aber jetzt ist das unnötig.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Ich weiss Nichts davon, was man 'Liebe' nennt.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네요.
Wenn dieser Eid bis zum Tod nicht zu brechen 'Liebe' heisst,
하지만 '사랑'이라 부르는 이 맹세가 삶의 마지막까지 깨어지지 않는다면
dann ver sprache ich.
약속할게요.

Dich zu immer lieben, und keinen Mann sonst Dich gern zu haben,
제가 이 세상에 살아가는 한,
solange ich am Leben bleibe.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하고,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구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Im Namen der Asuka Soryu Langley.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의 이름을 걸고.

 

진짜 어울리지 않을 이 말을 하지만, 뭐 내용을 보면 어쩌다가 왜 이렇게 변하는지 알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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