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뭐 어떻게든 삽니다.

In Canada.

하우스키핑 9

[에드먼턴23] 2023 하우스키핑 주간 시작.

오늘부터 평일 닷새간 '하우스키핑 주간'이 시작되었다. 저번주부터 스케줄에 표시되어 있던게 이게 뭔가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뭔지 확실히 알게 됨. '하우스키핑 주'는 하우스키핑 부서를 격려하기 위한 특별 주간으로, 다른 부서에는 없는, 그러니까 프론트 데스크나 키친, 재무팀 등 다른 부서에서는 하지 않는 하우스키핑 부서만의 독특한 이벤트라고 한다. ....그만큼 HK가 힘들다는거지. 하우스 키핑 주간은 다른 곳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신박한 절차로 진행된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하루하루 다른 부서에서 우리 부서에 공물(!?)을 바친다?? 첫날은 재정부서에서 도넛과 커피를, 화요일에는 프론트에서 컵케이크와 아이스티를. 뭐 이런 식이다. 그리고 날마다 이벤트 뽑기도 하는데, 오호. 언제나 공짜 상품은 환영이지만..

[에드먼턴21] 애들 불만이 쌓여가는 중. 난 오버타임 돌입. 몇몇 맛있는 것들도 누리는 중.

다들 불만이 높아진다. 음... 이해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평화 그 자체였던 것 같은 하우스키핑 부서에 비린내나는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 어제 나 고용된 후 바로 다음으로 들어왔던 직원들 중 한명이 그만뒀다. 그래도 꽤 친하다고 생각했던 우크라이나 여사님이었는데 하아... 노티스도 없이 바로 당일 통보라뇨, 에효... 게다가 몇몇 애들도 곧 그만둘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게 분위기가 좋지 않다. 결국 우리가 갖는 불만은 하루 할당량이 많다는건데, 한명당 처리해야 할 업무 처리량이 많긴 많다. 시간도 촉박하고. 게다가 DND(Do not Disturb)나 노 서비스같은 청소 안해도 되는 방이 뜨면, 쉬어가는게 맞는데, 여기서는 거기에 맞게 처리해야할 방을 더 받아서 이득이 없다. 이게 좀 disco..

[에드먼턴20] 하우스키핑 근무 중 이상무.

그저께 일하며. 열심히 방을 치우는데, 복도 저 멀리에서 슈퍼바이저 A가 오며 반갑게 인사한다. "곤니치와~~." ^^........ 댓츠 재패니즈. "어우~ 하하." 서로 머쓱거린다. A는 한번 더 프렌들리함을 시도한다. "나 코리안 송 알아." 음... BTS노래나 큐피드가 나오겠군. 생각했는데, 정작 부르는 노래는 아마도 J팝. 댓츠 재패니즈. "어우~ 하하. 그래도 난 우리 언어랑 코리안 언어 중 같은 것을 알고 있어. Daddy는 아빠. Mom은 엄마." 이런다. 오오오오오. A는 남아시아인이긴 하던데, 국적을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굳이 물어보기도 귀찮구. 근데 검색해보니까 인도 남부 방언 중에 부모님을 '아빠 엄마'로 부르는 지역이 있다더라. 역시. 인도출신이었나보군. 여튼 대한민국과 인도의..

[에드먼턴18] 또 직원미팅.

와.... 6월은 간담회의 계절인가. 이번달에만 벌써 세번째 미팅이다. 이틀 오프동안 비만 주구장창 내리다가 오늘 아침에 기상하여 바깥을 보니 해가 화창. 하늘이 너무 좋아서 출근길에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여름날 해만 떠도 이쁜 도신데 어휴. 근데, 건조한 에드먼턴에서, 그리고 요새 산불로 몸살을 앓는 캐나다에서 강우는 좋은 소식이라 비오는 날씨에 불만을 갖는 것도 좀 그렇다. 날은 이렇지만 기온은 쌀쌀했다. 10도 아래로 떨어져서 넣어두었던 경량 패딩을 꺼내입었고, 퇴근할 때에는 기온을 17도정도로 올라갔었는데,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어서 추웠다. 6월도 끝나가는 마당에 패딩을 입다니. 정말 캐나다는 추운 나라야. 직원간담회의 주제는 전반적인 하우스키핑 부서에 관한 것들이었다. 주문한 물..

[에드먼턴12] 오늘 날씨는 '연기'. 여름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불타오르는 알버타.

점심에 식사하러 지하 카페테리아로 가보니, 읭? 아무것도 없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음식도,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복도를 지나가던 직원이 말한다. 바깥이라고. 여름을 맞이하여 바깥에서 바베큐시설을 놓고 햄버거나 핫도그 따위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배식하고 있었다. 오오오오 평소엔 식사당 4불을 지불해야했었지만, 오늘은 무료라고 한다. 너무 좋아. 식사하게끔 마련된 테이블에는 선글라스가 비치되어 있었다. 햇빛이 강렬하니까 쓸 사람은 쓰고 먹으라고.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는 개념. 후식제공을 위해 아이스크림 트럭도 대절했더라. 진짜 쩐다 여기. 대기업 좋은 회사에 들어온 기분이다. 내가 다른 직원들에게 물었다. 여기 점심이랑 저녁이랑 똑같다고 들었는데, 그럼 저녁에도..

[에드먼턴11] 다섯달만에 근무했다. 다리아프고 피곤하다.

항상 그러하다. 새로운 곳에서 일하면 피곤하고 지치며, 정신없다. 그래도 한 1주일정도 일하면 어느정도 적응할테니까, 그리고 그정도는 뭐 버틸만한 시간이니까 열심히 정진하면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음.... 근데 이번에는 내 정신상태나 태도가 좀 바뀐 것 같다. 어딜 가든 열심히 빠릿하게 일하곤 했는데, 오늘 스스로 채점한 나는 흐음... 물론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빠릿하게 한 것 같진 않다. 나이가 들며 머리가 커져서 그런건 아니고, 다섯달이나 놀면서 정신상태가 해이해져서 그런 것 같다. 목상태도 안좋아서 몸이 열심히 안움직였다, 오늘은. 모든 호텔은 고유의 청소방식이 있다. 오늘부터 닷새간 트레이닝해줄 친구와 같이 일하며 그것들을 하나하나 배워나갈건데, 흐음.... 이곳의 방청소 프로세스는 좀 마뜩치 ..

[에드먼턴8] 왜때문에 다운타운 잡 근로조건이 괜찮은건지.

왠만하면 일기를 주구장창 찍어내는 것보다는, 한번에 모아서 정보기록 차원으로 포스팅하려 했다. 근데, 지금 느낀 이 기분을 나중에 쓰면 좀 재미없게 써지고, 나중에 어짜피 일할 때에는 별 쓸 이야기가 없을 것이므로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열심히 적기로 하였다. 일이 묘하게 풀리고 있다. FIFO잡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는 좌절의 연속이었고, 시티잡은 지원한지 이튿날에 바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왔다. 근데 다운타운 호텔일지라도, 지원한 다른 호텔들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는걸로 보아, 내가 타이밍좋게 딱 사람이 필요한 곳에 이력서를 넣었던 것 같다. 오늘 두번째 인터뷰를 봤다. 첫 인터뷰는 지난 토요일에 있던 전화인터뷰였고, 오늘은 실무자 인터뷰였다.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에 임원 면접까지 있는데, 와 이게 맞냐..

[에드먼턴7] 이건 일이 잘 풀리는건가 안풀리는건가.

흠..... 12시 20분쯤 이전에 지원했던 다운타운 호텔과의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진짜 지난번 20분동안 개털렸던 인터뷰와 비교해보면, 이렇게 꿀맛같던 인터뷰도 없었다. 참 재밌는건, 여기가 대기업이라 인터뷰를 두번은 더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in person으로 제출한 이력서 외에 따로 온라인 지원을 해야만 한댄다. 온라인 지원은 다음주에 열리는데, 그 때 맞춰서 지원하라고, procedure가 그래서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하다 하더라. ... FIFO잡 인터뷰랑 뭐 이렇게 달라?? 맘이 편해. 아늑해. cozy해. 배려가 넘쳐. 그래. 원래 캐나다에서의 인터뷰는 이렇게 그냥 구직자가 사람인지 아닌지만 색출해내는 과정이었어. FIFO참 이상하다... 다음 인터뷰는 월요일 오후에 직접 방문하..

[캐나다 외노자1] MPNP는 마니토바 오지 '와보우덴'에서 하기로.

말이 '오지'지 좋게 말하면 '대자연'속에서 살아가며 주정부이민을 도모하게 되었다. 톰슨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정말 주위에 자연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격외지이다. 다행히도 '와보우덴'이라는 곳과 '톰슨'과 그나마 가까워서 문명의 혜택은 어느정도 누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것도 차가 있어야 가능하다. 근데 난 운전면허증조차 없다. 망했군. 위니펙에서 누릴 마지막 문명은 팀홀튼에서의 프렌치 바닐라였다. 저렴하고 맛있고 달달하고 좋구만. 유학생시절 실습을 했던 The Forks에서는 결국 연락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여름 한 때 여기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6개월간의 풀타임을 보장받을 수 없을테니까 자리가 아깝긴 해도 여기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디쉬워싱을 했던 브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