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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영화] 타임 트랩 Time Trap(2017) 리뷰. 참신한 시간소재 영화.

아스라이39 2022. 7. 1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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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트랩 Time trap'은 제목에서도 나와있듯이 '시간의 덫'. 붙잡힌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이다.
여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들과는 달리, 타임 트랩은 같은 시간이라는 주제라도 이를 신선하게 활용하여 꽤나 흥미로웠던 것 같다.
1시간 반밖에 되지 않는 런닝타임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

- 초반 스토리


수십년전 실종된 부모님과 여동생을 찾기 위해 한 동굴을 찾은 하퍼교수.


동굴 안쪽엔 보안관 복장을 갖춘 사람이 등을 지고 걸어가는 듯한 포즈로 멈춰있는게 보였다.
좀 더 접근해보니, 보이지는 않는, 하지만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어떤 이질적인 표면에 물이 맺혀 있었다.


재정비를 한 후 다시 들어와서 그 표면의 너머로 가보니, 동굴 바깥의 햇빛이 심상치 않게 깜빡거림을 반복한다.


바깥에 나와보니 주변환경은 아예 변해 울창한 정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오랜 세월을 타버린 듯이 바래버린 그의 아이디 카드.
그의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때문이었을까.
하퍼는 다시 동굴에 들어가고 그대로 실종된다.


이틀후.
하퍼 교수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그의 실종에 대한 탐사대가 결성된다.
집에는 수영장에 놀러간다고 하고 하퍼 교수를 찾아 동굴에 들어가는 그들은...


너무 깊게 들어간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비명소리에 경계하는 아이들.

그들은 곧 이곳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어찌어찌 회복을 빨리 시켜주는 신기한 샘물을 발견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 영상미


우선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영상미다.
연출이나 카메라 구도 등이 좋아서 보는 내내 눈이 심심하지 않았다.


이런 구도라던가.


색을 표현한 것도 좋았고.


주제에 맞게 시간의 멈춤을 표현한 것 역시 좋았다.
보는 내내 '저예산 영화'인가 싶었는데, 적어도 영상에서만틈은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스샷은 없는데, 동굴 안에서 바깥의 상태가 속도감있게 바뀌는 것을 보는 부분의 묘사도 좋았었다.

-신박한 소재


그리고 단연 큰 특징 중 하나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신박한 소재.
시간이다.
시간을 주제로 한 작품의 서술과 주인공들의 갈등 고조 및 심리 변화.

위의 하퍼교수도 그랬지만, 이 아이들 중 하나도 GPS 구조신호를 보내기 위해 잠깐 바깥으로 나오는데,
이미 시간은 한없이 흘러 주위 식생과 더불어 지구 대기의 질조차 바껴있었다.


근데 그게 너무 지나치게 흘러버렸단 말이지.


시간 소재에 신경쓴 부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극 초반 하퍼 교수가 밤중에 잠깐 동굴 바깥으로 나왔을 때에도 소름끼치는 디테일이 있었다.
하퍼 교수가 주위를 둘러보던 중 카메라 앵글이 갑자기 밤하늘을 향하는데...
저거 오리온 자리의 3연성 아닌가. 근데 시간이 너무 흘러 별의 위치가 바껴 뒤틀린 오리온 자리가 된 것 같다.
무구한 시간이 지나면 별자리의 별 위치가 바껴 지금 우리가 보는 배치와는 다른 배치가 된다고 하던데 그걸 표현한 것 같았다.
신경 많이 쓴 티가 나.

- 멍청한 주인공들


장점들과 더불어 시청하는 내내 뚜렷히 느꼈던, 짜증났던 단점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들의 캐릭터성이 멍청함과 한심함 그 자체라는 것.
하나같은 발암캐릭터들.
처음엔 그러려니 하며 보다가도, 보다보면 답도 없는 빡대가리들의 집합체라 답답했다.


일단 조력자가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안하는 주인공 일행들.
여기서 이미 니들의 인성은 글러먹었다.
저 뒤에 있는 샘에 집어넣기만 하면 얘 살아난다.
그런식으로 이미 회복한 주인공 남자가 있는데도, 얘는 그걸 알면서도 절대 아무것도 안하죠.
같이 들어서 샘에다가 안집어넣죠.
애시당초 저 조력자는 얘들을 도와주다가 시간을 지체해서 공격당해 저 꼴이 되었는데,
공격당하는 순간에도 절대 안도와주고 구경만 하고 있었죠.


저기 들어가면 안되는거 뻔히 보이면 들어가려고 하지좀 마.


부상을 당한 하퍼 교수.
그리고 같이 가자고 하는 주인공.
하지만 짐이 되기 싫어서 여기에 남겠다고 하는 하퍼 교수.
...
근데 주인공이 그 샘에 대해서 이야기만 하면 같이 갈 것 같은데, 물에 대한 설명은 절대 안해줌.

답답했다는건 개연성이 부족했다는 말인데,
음.... 그런 면에서 좀 아쉬웠다.
답답한 주인공들이 극의 절정을 도맡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쓸데없이 멍청하고 생각을 안해서 그냥 답답하고 말았던 것 같다.


엔딩은 좀 흐지부지 대충 만들어진 것도 같은데, 그래도 난 만족스럽게 보았다.
어쨌든 이 영화의 주제는 저 동굴에서 뭔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되었는지 보는거였으니까.

전체적으로 재밌었다.
비슷한 주제로 공장에서 찍어나오는 것 마냥 양산되는 영화들에 시간이 아까워 더 이상 영화를 챙겨보고 있지 않았느느데,
느슨해진 영화시장에 긴장을 주는 참신한 소재의 작품이었다.
어짜피 런닝타임도 짧으니까 부담없이 꼭 한번씩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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