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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애니] 버디 컴플렉스(2014) 리뷰. 비단 건담 짜가리 애니가 아닌, 수준높은 비운의 명작.

아스라이39 2021. 3. 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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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컴플렉스'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유튜브 애니노래 컴필레이션의 한 부분이었다.

오프닝 노래가 좋아서 찾아들어보며 흥미가 생겼다.

그 후 유튜브 알고리즘의 예상치 못한 추천으로 로봇대전에서의 스토리를 보고 보기로 마음먹었다.

 

 

버디 컴플렉스는 메카들이 치고 박고 싸우는 로봇액션물이자, 타임루프물이다.

요즘은 일본애들이 정의를 외치는 애니를 보면, 왜 반성도 안하는 전범국가 애들이 정의로운 포지션을 차지하는걸까 의문이 든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지만 니들이 독일만큼만 과거사를 반성했어도 이해는 했을거다.

더군다나 작중 빌런중 한명의 이름은 '한'. 한국인이나 중국인의 성을 묘사한 것 같은데 니들이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쨌든 뭐 이런 불편한 진지충 컨셉은 일단 제쳐두고 만화는 만화로 봤다.

 

버디 컴플렉스는 건담으로 유명한 선라이즈에서 제작되었다.

그러므로 건담시리즈나 건담데스티니 등 그들이 계에에속 애용했던 시퀀스가 버디 컴플렉스에도 많이 담겨있었다.

 

1. 적군이 주인공기를 하얀색이라고 칭하는 것도 그렇고,

2. 메카닉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인이 우연히 탑승하여 갑자기 세계관의 독특한 이유로(뉴타입이나 뭐 그런거) 조종을 겁나 잘하는 것도 건담시퀀스다. 

3. 세력은 극단적으로 크게 양립하고(연합vs지온, 연합vs자프트)
4. 적장 여자랑 주인공 남자랑 썸이든 연애든 뭔가 한다(MS 08 소대, 카미유, 플 막 이런 애들도 있는데 유니콘은 아예 적의 수장과 연애한다.).
5. 주인공이 꼭 부대에서 한번은 이탈함. 그리고 성장하여 돌아온다.

 

그저 제목에 '건담' 두글자가 빠졌을 뿐, 건담시리즈로 제작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스토리의 많은 부분이 건담스러웠다.

뭐 어짜피 선라이즈에서 제품팔아 돈벌려고 제작한 건담짜가리 애니라서 그런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건담 주인공의 삶을 어느정도 따르는 거겠지.

 

하지만 여기에 타임루프를 첨가함으로써 스토리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타임루프물에서 어려운게 논리적으로 사건의 전개를 구성해야한다는 것이다.

타임루프물 명작이라 생각하는 K드라마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도 모순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버디컴플렉스는 1기 13화와 2기...로 제작되었어야 할 2편의 외전으로 시간여행 떡밥을 거의 완벽하게 회수한다. 아니 사실 1기로도 떡밥회수는 충분했고, 2기에서는 왜 시간여행이 시작했는지, 끝은 어떻게 되는건지에 대한 명확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해주어 그나마 갖고있던 미세한 불편함을 싹 씻겨내버렸다.

 

완벽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버디 컴플렉스를 비운의 명작이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는 흥행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버디 컴플렉스에서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은 메카가 그리 매력적으로 생기지 않은 것이다.

물론 스토리 상 유치한 면이나 개연성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극히 드물었다. 가장 별로였던 것은 로봇물에서 로봇이 맘에 들게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메카의 작중 활약을 보면서도 피규어나 프라모델을 사고 싶은 마음이 안들더라.

음... 그렇다고 굳이 로봇이 못생긴 이유로 흥행을 실패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아마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지.
어쨌든 블루레이 판매량이 처참할 정도로 낮았다고 하고, 결과적으로 2기 제작은 떡밥이 있었지만 무산되었다.

 

버디 컴플렉스의 가장 큰 세계관 설정은 커플링이다.

커플링은 뇌파를 맞춰 서로의 기량을 링크하여 시너지 및 극대화하는 것이다.

커플링에 성공하면 메카도 소정의 변형을 거쳐 스펙이 대폭 상승하는데, 잔상, 회피능력, 파워업 등 바뀌는 능력이 사기치라 전장을 씹어먹게 된다.

하지만 커플링 안하면 주인공기도 종이비행기고 평범한 스펙이 된다.


나무위키로 줄거리를 보기 전에 감상하자.
이거 중요하다.

시간여행물이라 보는 이들은 시간적 인과관계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해하며 시천해야 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나는 나무위키에 설명된 상황과 좀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작품을 모두 감상하고 나무위키에서 버디 컴플렉스 연대표를 봤는데, 내 생각과 다른 식으로 쓰여있어서 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선입견을 방지한다면 시청하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대략적인 초반 스토리는 주인공 '와타세 아오바'가 학교에서 갑자기 나타난 로봇의 습격을 받았는데, 학우였던 여주인공 '유미하라 히나'라는 애가 갑자기 로봇으로 주인공을 구해주고 미래로 가는 이야기다.

 

"디오가 기다려"

 

1화 마지막 부분에 이러면서 미래로 가는데, 난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주인공, 여주 그리고 디오랑 삼각관계로가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바로 전에 쓰레기의 본망을 봤던지라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었나보다.
버디 컴플렉스는 연애나 기타 사건의 흐름에서 속터지고 불편한 부분이 전혀 없는 착한 애니다.

 

스토리는 탄탄하고, 복선과 떡밥의 철저한 회수가 빛을 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밌다.
처음에 궁금증을 남기며 크게 흥미를 끌었고 그로 인한 떡밥을 잘 회수했다.

스포라서 여기에 일일이 어떻게 스토리가 탄탄하고 복선과 떡밥이 회수되는지 적진 않겠다.

명작으로 소개하는만큼 꼭 직접 시청하길 추천한다.


결말마저 깔끔하다.
버디 컴플렉스 1기격인 1~13화에서는 마지막에 어쩌다가 히나가 아오바를 과거에서 미래로 끌고 오는지 모두 설명한다.

그리고 2기로 제작되었어야 할 '버디 컴플렉스 완결편 : 그 하늘로 돌아갈 미래에서' 에서는 타임루프가 어쩌다 발생했고, 어떻게 이 이야기가 마무리되는지 설명한다.

 

'그 하늘로 돌아갈 미래에서는' 원래 2기로 제작되었어야 할 내용이라 맨 마지막에 급전개가 당황스럽긴 하다.
그래서 2기가 엎어진 사연을 모르는 이들에겐 급하게 마무리짓는걸로 보여 아쉬울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고작 25분짜리 영상 두개의 외전형식으로 10화가 넘는 분량을 압축했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이렇게 매끄럽게 잘 마무리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무위키에서는 버디 컴플렉스를 '주목받지 못했을 뿐인 높은 완성도의 수작 메카물'이라고 평한다.

완전 동의하고 정확한 평가인 것 같다.

내가 모르는건지 원래 안유명한건지는 모르겠으나, 흥행참패를 보면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인 듯 싶고, 완성도 측면에서는 쉽게 깔 수 없는 퀄리티를 갖췄으니까.

하지만 감독을 맡았던 '타나베 야스히로'라는 사람이 버디컴플렉스 이후로 감독을 못맡았다는데 음... 역시 사람 일은 알 수 없군. 명작? 수작?을 만들었는데도 성공하지 못하다니. 안타깝다.

음... 개인적으로 건담타이틀을 달았으면 꽤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궁금증 및 불만 -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들어감.

 

그럼에도 나는 버디 컴플렉스를 시청하면서 많은 의구심과 불만이 생겼다.

 

첫번째. 왜 시간여행할 때 누구는 어려지고 누구는 그대로인가였다.

아오바는 처음에 70년 후 미래에 도달했을 때 나이가 그대로였다.

하지만 히나는 나이가 '어려지고 성장하고 과거로가고 되돌아오고 어려지고' 를 반복하며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간은 무지막지하게 흘렀는데 나이는 그대로라는 말이다. 왜? 나이가 어려졌으니까.

설정오륜가?

 

 

두번째. 히나가 아오바를 미래로 보낼 때 그녀의 성은 처음에만 유미하라여야하고, 그 다음부터는 랴잔이어야 맞다.

맨 처음이야 유미하라 히나가 미래로 가서 다시 과거로 왔다가 아오바를 미래로 데리고 간다.

하지만 그 후로는 히나가 랴잔에게 거두어져 기억을 잃은 채로 성이 랴잔으로 바뀌고, 과거로 가서 아오바를 미래로 보낸다.

과거에서 히나는 아오바 주위에 있으며 '유미하라'라는 성을 쓰는데, 유미하라였던 기억은 없는 상태다.

 

 IF : 차라리 히나를 미래인에서 태어난다고 설정하고, 히나와 아오바 둘이서 끝없는 타임슬립을 지속시킨다는 설정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서 온 아오바는 미래에서 태어난 히나를 계속 만나게 되고, 미래에서 온 히나는 과거에서 태어난 아오바를 계속 만나게 되는 이야기.

그러면 굳이 히나가 과거로 가면서 어려질 필요도 없어진다. 아오바가 미래세계에서 만나는 히나는 계속 다시 태어나는 미래인이니까.

뭐.... 걍 내 생각이 그렇다구...

 

세번째.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과거로 계속 도약하는데, 설명충애들은 시간역행없이 그걸 구경하고 있음. 시간이 거꾸로 가는데 어떻게 그걸 보면서 설명하는건지 모르겠다. 역시 설명충은 위대해.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감상이었다.

건담시드를 재미없게 보고나서 로봇액션물은 안보고 있었는데, 버디 컴플렉스는 흡족하고 만족스러운 작품이어서 시간낭비 안했다는 생각에 흡족했다.

이 재밌는게 망해서 너무 안타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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