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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애니] 목소리의 형태 (2016) 리뷰. 재미는 있지만 학폭 가해자 미화 스토리.

아스라이39 2021. 3. 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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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라는 명작애니를 봤다.

나에게 '목소리의 형태'는 아름다운 스토리와 흥미진진한 전개. 수려한 캐릭터 디자인. 뭐하나 빠질 것 없이 훌륭한 학폭 가해자 미화 애니였다.

 

이미 '쓰레기의 본망'으로 비위가 탄탄해진 상태여서 딱히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본 애니를 감상하면서, 얘들도 만만치 않은걸? 이것도 제목을 '쓰레기의 본망'이라고 지었어도 어울렸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다.

'목소리의 형태' 등장인물들도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 하나도 없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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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는 주인공이 초등학교 6학년일때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니시미야 쇼코'라는 청각장애인이 전학을 왔고, 주인공 '이시다 쇼야'는 주위 친구들과 함께 쇼코를 이지메시킨다.

노골적으로 쇼코의 어눌한 말투를 따라하며 수업중에 선생님이 있을 때에도 괴롭힌거면 말 다한거지.

다리를 걸고, 흙을 뿌리고, 노트를 물속에 던져버리고, 호스로 쇼코에게 물을 뿌린다.

그리고 쇼야와 친한 남자애 두명은 그런 그를 방관하며 같은 가해자가 된다. 간접적으로.

 

 

여자들 무리에서는 '우에노 나오카'가 선두에 서서 쇼코를 고립시킨다.

얘는 차라리 어릴 때에는 같이 놀기 싫어서 단지 무시하는 경향이 돋보였던 반면, 고등학생이 되어 스토리상 쇼코와 재회, 그 후로 노골적으로 괴롭힌다. 참고로 굳이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다시 만나지 않아도 좋았을 쇼코와 나오카가 다시 이어지게 되는 계기는 결국 주인공 쇼야다.

 

 

쇼야가 쇼코의 보청기를 뽑아버릴 때 '뭘 저렇게까지??'라는 표정을 짓는 나오카.

이때까지는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다.

 

 

그리고 '쇼코가 없었으면 다들 해피하지 않았을까' 드립을 치며 피해자 탓을 하는 고등학생 시절의 나오카.

니들이 괴롭히지 않을 생각을 해야지.

 

여튼 어린 시절의 왕따 가해자는 단연 주인공 '쇼야'였고, 사건은 곪고 곪다가 터져버리고만다.

쇼야는 쇼코의 보청기를 뺏어다가 바깥에 던지고 부수고하며 8개를 날려먹었다.

당연히 쇼코의 엄마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어 학교측에 알렸고, 학교측에서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 보청기값만 130만엔에 육박하다는데, 이미 애들 수준을 넘어가버렸다.

 

쇼야는 선생님의 추궁에 방관하고 같이 괴롭히던 친구들을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모두에게 통수맞는다.

그리고 쇼코 이지메의 단독범이 된다.

그 후로 쇼야는 쇼코가 당해왔던 것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이지메를 당한다. 그의 친구들에게서.

그와중에도 쇼코는 자기때문에 쇼야가 이지메를 당한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다 쇼코는 쇼와와 싸우게 되고 전학까지 가게 된다. 

 

친구들에게 버림받으며 쇼야는 자신의 과오를 천천히 받아들인다.

아니, 가해에 대한 죄책감이 아닌, 괴롭힘과 버림을 받은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성적인 성격과 닫힌 마음, 정서불안의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

자살을 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쇼코에게 찾아가며 고등학생 시절의 본 이야기가 시작된다.

 

 

목소리의 형태는 재미는 있지만, 결국 끝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나마 주인공 쇼야만이 결국 모든 것을 짊어지고 고통스러워할 뿐, 다른 누구하나 쇼코를 괴롭히거나 방관했던 것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만나게 된 쇼코를 괴롭히거나,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쇼코, 쇼와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정상인이 없다.

 

그나마 정상적일 것 같던 얘(카와이)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쇼코도 정상은 아니었다. 애니를 보면서 너무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쇼코가 과하게 착한 것이 너무 가슴아팠다.
몸도 성치 않은데 마음까지 밉보인다면 정말 고립당한다는 생각했겠지.

글고 그 결과가 스스로를 착한 사람으로 만드는 거였겟지.
사회적 약자로서일까. 주위 사람들에게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얼굴에 미소짓는 쇼코에게 너무 동정이 갔다.

억지미소가 버릇이 되어있는 쇼코에게 너무 동정이 갔다.

 

"죽고싶어."

 

스토리중 안만나는게 좋았을 애들을 굳이 전부 모아서 일을 악화시키는 발암유발자들.


쇼야는 결국 쇼코를 한번 구한다.

그리고 쇼코는 일상에서 항상 있었을 또 한번의 죄책감을 갖고 나오카한테 쳐맞는다.

스토리는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 부모에게 무릎꿇고 사과하게 한다.

피해자의 어미와 동생도 가해자의 어미에게 무릎꿇고 사과하게 한다.
아 기분 ㅈ같네 진짜.

근데 진짜 쇼코가 쇼야 좋아하는건 진짜 개 에바 아니냐.

호스로 물뿌리고 다리걸고 욕으로 낙서하고 난리 부르스를 치며 죽고싶게 생각하게끔 괴롭힌 사람을 좋아한다고? 자살기도를 암시하는 장면도 나오던데, 이게 거의 쇼야때문인데 걔한테 호감을 느낀다고? 이게 말이 되냐고...

 

자살까지 기도했는데, 가해자를 좋아한다는게 말이 되냐.

 

 

 

결국은 쇼코를 가해자로 만드는 처참한 스토리

 

 

감정선, 캐릭터들 성격의 다양성 등 괜찮은 작품이었다.

영상미도 훌륭하다 생각하고 뭐 몰입감있게 봤으니 성공한 작품이겠지.

 

하지만 역시나 억지 해피엔딩.

주인공 둘은 만신창이가 되고 다른 가해자 ㅅㅋ들은 징징대거나 틱틱대면서 쇼코의 선의로 용서당하고.

 

스토리가 조금 달라졌으면 너무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불만만 쌓인 상태로 감상을 끝내서 좀 아쉬운 작품이었다.

 

근데 요즘 시간이 남아서 일본애니를 폭발적으로 보고 있는데... 요즘 트렌드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건가..

재미있게 보고 있기는 하는데, 난 사필귀정 거자필반 권선징악의 한국인이라 그런지 목소리의 형태도 그렇고 불편한 마음이 너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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