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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품리뷰

[명작영화] 무간도 (2002) 리뷰. 단연 내 인생 최고의 영화이자 홍콩 느와르의 절정.

아스라이39 2021. 7. 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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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 시대를 살아감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이 여러가지 있다.

게임에서는 창세기전이 있을테고, 만화에서는 헌터X헌터나 베르세르크 등 셀 수도 없겠지.

또한 영화에서 역시 나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킨 많은 작품들이 있다.

다크나이트, 그라비티,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이러한 작품들은 국내에서 재개봉 소식이 들렸을 때 혼자 영화관에 가서 오롯이 그 100%를 내 가슴에 담게끔 집중하여 감상하곤 했다.

 

그리고 오늘 포스팅할 무간도.

무수한 명작 영화들을 제치고 단연 내 인생 최고라 할 수 있는 영화다.

 

 

무간도는 경찰과 조직간의 암투를 다룬 홍콩 느와르로, 서로 첩자를 심어 정보를 쟁탈해가는 내용을 담았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설정.

그렇다. 신세계가 개봉했을 때 무간도를 떠올릴 사람이 한 둘은 아닐 것이다.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JTBC의 '무정도시' 역시 이와 비슷한 설정이다.

 

 

무간도.

영화의 시작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막으로 제목인 무간도, 무간지옥에 대해 설명한다.

 

 

<<열반경>> 제 19권.

『8대 지옥중 최악은 무간지옥인데,

그것은 영원한 고통을 의미한다.』

 

 

홍콩 만불사 불상들의 강렬한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만불사에서는 조직의 보스인 한침이 경찰조직에 잠입시킬 첩자들을 격려하며 차인지 술인지를 한잔씩 걸치고 있다.

이들 중 한명이 무간도의 주인공, 유건명.

내가 유덕화에 광분하게 된 계기가 된 캐릭터이다.

 

 

그들과 크로스오버하여 경찰에서도 조직에 잠입시킬 첩자를 선출하고 있었다.

경찰학교의 학생 중 가장 우수한 학생인 진영인을 규율 위반으로 퇴출시키는 그림으로 조직에 잠입시킨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둘은 한 스피커 가게에서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이 만남과 흘러나오는 BGM은 극의 종반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 무간도 3에서까지 가슴에 울림을 준다.

 

 

첩자로 인해 마약거래가 무산되어 분노하는 조직의 수장 한침. 

그리고 경찰 내부 역시 첩자가 있음을 알아낸 황국장. 

황국장은 진영인이 경찰측에서 심어둔 스파이라는 것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었다.

 

 

이 장면에서 한침이 빡치며 젓가락을 손에서 흘려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린 시절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 멋있는 장면이었다.

한침과 황국장의 인연은 무간도 1에서의 스토리보다도 장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무간도 2에서 나타나있다.

 

 

엘리베이터 씬은 어찌 이렇게 내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가.

결국 한침의 부하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황국장.

그리고 눈앞에서 황국장의 주검을 보는 진영인.

자신의 정체를 아는 마지막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걸까.

아니면 자신의 유일한 경찰벗이라 생각했던 정든 친구의 죽음에 충격받은걸까.

 

 

유건명의 캐릭터는 꽤 복잡하다.

그리고 이 캐릭터야말로 무간도의 진정한 묘미이자, 무간지옥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조직의 첩자로서 경찰에 잠입했지만, 극의 종반부에, 그리고 무간도 3에서 항상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한 유건명.

황국장의 죽음으로 빡친 유건명은 한침을 없애버린다.

 

 

두 스파이의 만남.

물론, 진영인은 금의환향한 경찰의 첩자였지만, 유건명은 아직 정체를 숨기며 경찰행세를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진영인은 혼자있을 때 유건명의 방을 둘러보다 유건명이 한침의 첩자임을 눈치채며 자리에서 사라진다.

진영인이 사라진 것을 보며 자신의 정체가 드러났음을 눈치챈 유건명은 진영인의 기록을 말소해버린다.

 

 

유건명과 한침의 대화녹취록을 유건명 와이프에게 보내버리는 진영인.

유건명과 진영인은 건물 옥상에서 만나기로 한다.

 

 

무간도의 명장면.

'나에게 기회를 줘.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애원하는 유건명.

그리고 '미안. 난 경찰이야.'하며 부정하는 진영인.

 

 

그리고 그 둘의 앞에 나타난 다른 경찰.

그 경찰은 한침의 또 다른 첩자였고, 진영인을 쏴버리며 유건명에게 아부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

진영인고의 공존을 원했던 유건명은 그 첩자를 쏴버린다.

 

 

아래층에서는 경찰들이 첩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홍콩 경찰이다'를 시전하며 조용히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유건명.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는 시체가 두 구.

 

 

6개월 뒤 진영인의 신원복구로 인해 경찰로 복직되고, 경찰의 예의를 갖춘 장례가 치뤄진다.

진영인의 영정사진을 보며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유건명.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그는 지금 상황이야말로 지옥인걸까.

 

 

두 눈을 질끈 감는 장면도 그렇지만, 유덕화가 너무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복잡한 마음의 눈빛을 너무 호소력있게 만들어낸 것이었다.

극의 마지막에 진영인이 경찰학교에서 나가는 장면을 회상한다.

"규율을 어긴 자는 저놈처럼 쫓겨난다!"

교관의 말을 들으며, 쫓겨나는 그를 보며 첩자 유건명은 이렇게 되뇌인다. 

 

"나는 나가고 싶다"

 

이 말을 되뇌이며 유덕화는 관람객들을 응시하며 여운을 남긴다.

아 너무 멋있어 진짜 남자인 내가 봐도 반하겠어 너무 눈물이나 ㅠㅠㅠ.

 

무간도가 홍콩 느와르의 끝이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유덕화의 고뇌하는 눈빛때문이 아닐까.

 

 

무간도를 초등학생 때 본 줄 알았는데, 2002년이면 내가 고등학생 때 개봉했던거였다.

이래서 기억의 왜곡이란 무섭다.

맨 처음 봤던 무간도는 텔레비전에서 특집으로 방영해준 더빙판이었는데,

당시 유덕화의 맨 마지막 대사를 성우가 너무 잘 살려서 머릿속에 오래 기억되었다.

그 대사는 위의 '나는 나가고 싶다'인데, 당시 TV에서 들린 대사는,

'내가 나가고 싶었어'였다.

약간의 각색이 있었던걸까.

두 대사 모두 내 가슴을 울린 명대사라 어떤 대사가 정확하게 번역되었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무간도.

이후로 무간도2와 무간도3가 나오며 이 무간지옥은 3부작으로 막을 내린다.

우리나라에서 무간도4라는 이름으로 말도 안되게 제목이 바뀌어 개봉한 영화가 있는데, 제발 좀 그러지들 좀 말았으면 좋겠다. 흥행을 위해 애먼 이름을 차용하여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주다니...

이런 제목을 바꿔 곤란한 사태는 최근에 리뷰한 명작게임 '파랜드 택틱스'에서도 어이없는 나비효과를 낳았었지.

 

무간도 2는 한침과 황국장이 나름 어렸던 시절을,

무간도 3는 유건명이 경찰조직에서 살아남으며 어떤 종말을 맞이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사실 무간도2는 추천하고싶은 생각이 들진 않지만, 무간도3는 강추다.

여기에서 역시 유건명의 고뇌와 복잡한 심정, 무간지옥에서의 삶과 고통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다시 봐도 역시 재밌던 이제는 햇수로 20년된 영화 무간도.

지금 봐도 재미있으니 젊은 층들도 함께 이 감동을 나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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