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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품리뷰

[명작애니] 불후의 명작 '기동전사 Z건담(1985)'. 제타건담 리뷰. 우주세기 가장 시니컬한 우울하고 음울한 작품.

아스라이39 2021. 7. 1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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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Z건담이다.

그리스식 철자를 따서 '제트'가 아닌 '제타 건담'이라고 불리우며, 건담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우울하고 음울한 내용전개 및 결과를 자랑하며,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막 죽어나가는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실제로 제작자도 제작하는동안 우울증이 왔다고 한다.
그만큼 부정적이고 시니컬한 작품이지만, 전쟁에 대한 현실반영이 잘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몰입감있게 볼 수 있는 스토리와 전투신, BGM 등도 제타건담을 명작으로 일컬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타건담을 보는 내내 캐릭터 행동과 표정에서 다양하고 디테일한 정보를 캐치할 수 있다.

연출기법이 친절하진 않지만,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이건 제타건담을 감상하는 내내 '쟤 왜저러지?', '쟤 저러고 있다! 쟤좀 봐!'하며 극중 캐릭터들에게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제타건담은 '현실적'이다.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행동이 뚜렷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그들의 성격과 컨셉에 충실하며 디테일을 부여한다.
특히 이러한 디테일은 이중적인 인간의 내면을 현실적으로 표현하여 극 사실적인 느낌을 가미하였다.



기괴한 메카도 많다지만, 주인공기인 제타건담과 건담 마크투 디자인이 잘 뽑혔다.

그리고 위 사진의 메타스도 예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공교롭게도 제타건담같은 경우에는 방영하던 시기에는 인기가 매우 없었다고 한다.
날카롭게 생긴 풍체때문인데, 항상 퍼스트 건담과 비교되었었다고.

덕분에 후속작인 ZZ에서는 퍼스트마냥 다시 펑퍼짐한 디자인으로 회귀했을 정도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를 생각해보면 제타건담의 날렵한 모습은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이었다.

 



참고로 제목이 제타건담인데, 정작 제타건담은 극의 중반인 22화부터 등장한다.

21화에서 웨이브라이더 (비행기모드)로 등장 후 22화부터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그 전에는 건담 마크2가 주인공기이고, 디자인이 좋아서 딱히 사람들이 제타건담의 뒤늦은 등장에 불만은 없었다고 한다.


50화라는 장대한 스토리임에도 흥미를 잃지 않고 감상했는데, 이는 극의 전개가 빨라서 그런 것 같다.
마치 사건의 나열로 내용을 서사한 듯한 느낌의 작품.
제타건담에서는 엔딩이 그동안 모아온 감정을 터트리는 대단원의 역할을 맡고 있지 않다고 본다.
극의 모든 부분에서 극적이며, 엔딩 역시 그 연장선으로서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은 박진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극의 종미인 만큼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며, 최종 빌런을 무너뜨리며 끝이 난다.
제타건담의 음울한 특성상 마지막의 여운은 엄청나다.
카미유. 그렇게 미쳐서 끝내지 않아도 됐을텐데ㅠㅠ

3화로 구성된 극장판에서는 이러한 음울함을 피하기 위해 살짝 바뀌는 부분이 더러 있는데, 예를 들면 엔딩이 바껴버렸다는 정도. 카미유가 미치지 않는다.

 


주인공 카미유.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며 어린 나이에 전쟁영웅이 된다.

우주에서 몇세대를 거쳐 진화된 인간을 뜻하는 '뉴타입'의 한명으로서 전작의 주인공인 '아무로'의 재래라고 일컬어진다.

 

 

그리고 여주인공 화 유이리.

여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존재감이 낮지만, 그나마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카미유 주위의 여캐릭터다.

1화에서 카미유와 헤어진 후 10화에서 브라이트 함장과 함께 카미유가 몸담고 있던 '에우고'에 합류한다.

 



이 아무 생각없이 던진 한마디가 엄마도 죽이고 여친, 썸녀도 서로 죽이는 미친 결과로 이어질 줄은 몰랐겠지.

 


카미유가 얘랑 얘를 죽인다.

초록머리는 최종빌런 '시로코'의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고 제리드의 곁을 지킨 뚝심강한 캐릭터였는데, 빨리 죽어서 많이 안타까웠다.

제리드가 나쁜 놈으로 나오기는 하지만(실제로도 나쁜 놈이고), 티탄즈에도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많아 적이라고 무작정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카미유는 어머니를 잃고 그나마 정식 여자친구인 포우 무라사메를 잃는다.

 

 

나중에 카미유에게 접근시킨 '강화인간' 로자미아 바담도 사이코건담 마크투를 탄 채로 죽는다.

...카미유에게 죽는다.

이러니 미치지.

 

'강화인간'이란, 우주에서 나고 자라 진화된 인간인 '뉴타입'의 대항마로 지구출신의 인간을 약물과 세뇌로 개조시킨 인조 뉴타입이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정상적인 정서를 가질 수가 없고, 강화인간인 '포우'나 '로자미아' 모두 계속되는 기억조작에 괴로워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로자미아 죽었을 때 너무 슬펐음. 계속 이용만 당하다가 아무 생각도 못하고 죽는 것 같아서.

참고로 로자미아는 극의 초반에 잠까 '갸프란'이라는 기체를 타고 에우고와 접전을 갖지만, 몇십화동안 나타나지 않다가 극의 종반에 나타나서 안그래도 정신산만하던 카미유의 정신건강에 비수를 꽂는다.

 

 

초반. 갸프란에서 이탈하는, 완전 힘줘서 그린 로자미아.

 

 

폭력장면이 필터없이 나와서 당혹스러웠다.

초반에 티탄즈에게 쳐맞는 브라이트 함장.

계속 지속적으로 팬다.

 


주인공도 예외없이 팬다.
제타건담에서 꽤 인기있는 에마 신 중위. 
어머니를 잃고 온 아이를 패는 인성을 가지고 있다.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카미유를 팬다.

 

 

나쁜건 빨리 배우는 카미유.


이같이 제타건담에는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가 있다.
에마 역시 그 중 하나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다.

 

맞기 싫으면 실수하지마...
자만 어쩌고 하면서 히스테리 부리기
카미유는 날 좋아해요.
레코아한테 팩트로 뼈때리기 등등.

 

 

대단한 자신감에 브라이트의 표정이 압권.

 



에마와 헨켄의 애정전선 역시 볼만한데, 결국 마음을 여는 에마 신.
잠깐 극중 등장이 뜸한 둘은 다시 돌아왔을 때 상당히 진전된 관계가 되어있었다.

 

 

...이랬던 그녀가,

 

 

..라고 말하기까지의 이야기 같은 애니 찾습니다.

 

여튼 에마 신이 인성이 빻긴 했는데, 엄청 매력적인 것 같다.

 

 

그리고 레코아....도 매우 개성이 강한 캐릭터인데.

처음부터 에우고의 멤버였으며, 위험한 곳을 누비며 활약한다.


그러다 잡힌걸 카미유가 죽기 직전에 구해줬는데...

 


전투 중 전사하나 줄 알았던 그녀가 상대팀 에이스가 되어 신병기를 이끌고 뒤통수를 후린다. 이건 v건담의 카테지나의 복선이었나;;
근데 라코아는 티탄즈로의 전향을 계속 생각하며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에우고에 있는 자신을 계속 의심했었다.

배신에 대한 정당성과 인과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카테지나 케이스와는 차이가 있다. 
참고로 우주세기 최고의 광년이라 불리우는 카테지나는 일반 시민이 적한테 납치되어 에이스 파일럿이 되어 주인공 웃소에게 비수를 꽂는다.
하나더 이야기하자면, 우주세기 최고의 ㅆ년은 0083의 니나.

 


레코아 인성.

 

 

그래. 이 때가 참 재밌었겠지들?

 

카츠 얘도 아주 개성적으로 문제다.
적군 사라에게 마음을 뺏겨 민폐부리기도 하고, 적 격추후 혼자 좋아하다가 운석에 치어 죽는 초라한 캐릭터.
그래도 카미유가 제리드한테 죽을 뻔할 때 도와주는 활약은 있었으니 마냥 욕할 수는 없다.

 

 

니가 쏴 죽였잖아;;;;

 



하만 칸.
극의 종반부로 넘어가면 지온의 부흥을 표방한 네오지온, 악시즈에 거점을 둔 하만 칸의 무리도 전쟁에 끼어든다.
그리고 아직 보진 않았지만, 이들은 zz의 메인 빌런으로 활약하게 될 것이다.

 


인상깊던 장면은 카미유와 하만이 공명하며 서로의 생각을 드러내는 장면인데, 하만의 생각에서 샤아를 연모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서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만은 z건담의 종극까지 샤아를 회유하려고 노력한다. 거의 죽이기 직전까지도.


제타건담의 가장 극적이자, 카미유의 정신에 강력한 데미지를 준 것은 에마의 죽음이 아니었을까.

 

 

 

이후로 수박바로 시로코를 죽이고, 카미유는 미치며, 그걸 보는 화.

카미유가.... 들리십니까? 아가마?

 

하며 여운을 주며 제타건담이 끝이 난다.

 

50화나 되는, 게다가 빠른 전개의 작품을 한 포스팅에 담기가 너무 어려워서 생각나는 부분만을 담아봤다.

원래는 건담강탈부터 시작하여 에마의 전향부터 시작하여 다카르 의회방송, 아므로 이야기, 헨켄의 죽음, 아폴리 중위, 매력적인 적 캐릭터인 브라운의 앗시마, 야잔의 함브라비, 사라 등등 할 말이 엄청 많지만, 그 모든 것을 담기에는 제타건담이 너무 방대하다.

 

결국 느낀 점은..

보길 잘했다 였다.

50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중학생 시절에 제타건담을 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올드한 작화와 배경지식의 미비탓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1화를 보다가 꺼버렸다.

그리고 지금.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제타건담에 등장하는 인물과 메카를 어느정도 알게 된 후 다시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던 것 같다.

내가 아는 인물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그래서 제타건담을 요즘 이들에게 추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도 생각한다.

중학시절의 나와 같겠지.

작화의 진입장벽부터가 요즘 시대의 수려한 작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너무 높을 것이다.

작화와 시대적으로 불편한 부분만 감수한다면, 50화의 방대한 양을 보는 동안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리메이크라도 나와서 많은 이들이 이 비극적인 스토리를 감상했으면 좋겠다.

극장판 3부작도 좋긴 한데, 아무래도 많은 것들을 생략해서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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