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처음부터 느꼈던 것은 '괜히 시작했다'였다. 2019년 가을, 아직 날이 더울 때 서울 둘레길을 돌기 시작했는데,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그다지 상관없었다. 1코스 내내 산악코스여서 나무들이 햇빛을 막아주었고, 산 정상부근이나 바위 능선을 걸을 때나 강렬한 햇빛이 내 몸을 뜨겁게 달구었었다. 시작은 종점의 또다른 이름. 도봉산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조금 걸으면 '창포 수목원'이 나오는데, 이곳이 서울 둘레길 157km코스의 시발점이다. 시작지점답게 둘레길 완주에 필요한 이것저것을 갖추고 있었다. 스탬프북과 지도, 그리고 완주 후 받을 수 있는 뱃지였는데, 내가 맨 처음 방문했을 때에도 누군가 나오고 있던게 아마 뱃지와 기념장을 받으러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스탬프북은 모두 소진되어 없을 수도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