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뭐 어떻게든 삽니다.

In Canada.

인생퀘스트/2019 중랑 둘레길 완주

[중랑둘레길 완주 1] 부담없이 하루동안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

아스라이39 2021. 3. 18. 00:58
반응형

중랑둘레길은 서울동부 망우산과 아차산, 용마산 등의 지역을 한바퀴 도는 대략 5시간짜리의 트래킹 코스다.

간혹 산세가 험한 곳도 지나야하지만, 대개 평지코스라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서울둘레길과 마찬가지로 스탬프투어형식이며, 가장 좋은 점은 하루만에 해결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스탬프를 찍은 후 중랑구청에 가면 소정의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그 외의 상품이나 기념품따위는 없다.

 

중랑둘레길의 문제점은 이정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굳이 내가 완주했던 2019과 별반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다.

서울둘레길 2코스와 중첩되는 망우묘지공원, 용마산까지는 어떻게 서울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문제없이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용마산에서 다시 망우묘지공원 입구, 즉, 중랑둘레길의 초입부분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길은 사방팔방으로 뚫려있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도로만 보고 움직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내가 길을 못찾고 서성거릴 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허둥지둥대던걸로 보아서 역시 문제점은 내가 아니라 친절하지 못한 이정표에 있었던 것 같다.

 

 

그 날 집에 가만히 있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아침 10시까지 뭉기적거리다가 푸른 하늘의 하루를 그냥 날리기에 너무 아까워서 기상. 전철을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양원역은 서울둘레길 2코스를 돌며 지나갔던 곳이라 지리적으로 익숙했다.

이미 트래킹을 하기에는 다소 늦은 오후 12시. 양원역을 뒤로 하고 서둘러 중랑둘레길 1코스가 시작되는 망우묘지공원의 초입으로 갔다. 그저 서울둘레길 2코스의 이정표를 따라가면 되었다.

 

 

지난번에 스탬프함이 비어있길래 굳이 스탬프북을 프린터해왔는데, 가을철을 맞아 산책객이 많아져서인가 중랑구 공무원들이 일처리를 똑바로 해놨었다.

가지고 온 A4용지로 출력한 프린트물은 곱게 가방속에 넣어두고 스탬프함에서 스탬프북하나를 꺼내 도장을 꽝! 하루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모아야할 스탬프가 무려 12개나 되지만 부담가질 필요가 없다. 서로 가까이에 있어서 서울둘레길보다는 훨씬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마저 받는다.

그나저나... 와아... 저 깔딱고개... 또 어떻게 넘어가지 싶더라.

 

 

이거 매우 중요하다.

중랑둘레길 초반에, 그러니까 망우 묘지공원 초입에 중랑둘레길 전체 안내 지도가 있는데 이거 사진찍고 가는게 매우 중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중랑둘레길은 이정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헤매기 십상이다.

하지만 전체지도를 찍어두고 가면 나중에 지도앱과 비교해가며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트래킹 중간중간에도 이용객들을 위한 안내지도가 구비되어있는데 매우 불친절하게 되어있다.

이거 꼭 사진찍고 가자!

난 이 사진을 찍어놨던걸 기억하지 못했고, 중간에 30분에서 1시간정도 헤매다가 시간을 날려먹었다.

 

 

 

출바알~!

 

1구간 : 망우리공원 - 서울장미축제 : 소요시간 22분

 

 

망우묘지공원 입구까지 올라오는 길이 빡세서 그렇지, 망우묘지공원 자체는 평탄하다.

쉽고 구경거리가 즐비한 짧은 코스.

역시 망우묘지공원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2구간 : 서울장미축제 - 중랑천 : 소요시간 10분

 

 

망우산에서 용마산으로 넘어가는 과도구간.

별볼일없는 고작 10분짜리 산책로다.

 

3구간 : 중랑천 - 아차산봉수대 : 소요시간 15분

 

 

중랑천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스탬프는 중랑천 컨셉이다.

그 무서운 깔딱고개.

용마산, 아차산 구간의 명소여서 그런지 깔딱고개 초입에는 중랑둘레길과 더불어 서울둘레길, 구리둘레길 스탬프함이 같이 몰려있다.

 

서울둘레길 8코스를 완주하며 내 몸상태가 달라짐이 느껴졌다.

그렇게 고생고생하며 올라갔던 나무계단이었는데, 이제는 나름 가볍게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옆으로 날다람쥐마냥 쪼르르 올라가는 어린이만큼 가볍게 올라갈 수는 없었다.

 

깔딱고개 정상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모여 근사한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4구간 : 아차산 봉수대 - 용마산 : 소요시간 15분

 

 

아아 그런건가.

난 해발고도 348미터의 용마산을 정복해버린건가.

용마산 정상 비석의 뒷면에는 '고구려의 기상'이라는 글구가 새겨져있었고, 정상 한켠에는 과거 일제가 토지조사사업을 벌이며 이용했던 철탑도 있었다.

 

여기서부터 스탬프함을 찾기 힘들다.

 

중랑둘레길의 가장 큰 문제점. 스탬프북 지도에 스탬프함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기재되어있질 않아서 이걸 찾느라 헤매야했다.

참고로 5번 스탬프함은 용마산 정상 비석을 지나 둘레길 정방향기준으로 조금만 더 가다보면 나온다.

 

5구간 : 용마산 - 용마폭포 : 1시간 15분 (길잃은데다가 공사중까지 겹침)

 

용마산 정상의 뷰는 장관이었다.

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험난해서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위험한 길이었다.

 

 

차라리 이렇게 로프라도 있으면 잡고 매달리며 내려갈 수 있는데, 간혹 로프가 없는 바위길도 있어서 꽤 위험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역방향으로 오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랑둘레길 정방향을 통해 용마산 정상으로 올라오는 길은 딸깍고개를 통해서 오는거니 나름 길이 잘 닦여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위의 사진과 같은 곳으로 등정을 해야 한다면 엄청 힘들었을 것이다. 그나마 내려가는 길이라 다행이었던거지.

위 사진 한구간만 험한 것이 아니라, 중랑둘레길 역방향으로 용마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험한 루트가 다소 분포되어있다.

 

 

당시에는 공사중까지 겹치면서 루트가 많이 수정되어 있었다.

덕분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시간을 많이 낭비했는데, 그나마도 하산지점이 정상루트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어서 지도앱을 켜고 억지로 찾아가 중랑둘레길 루트에 합류했었다.

 

 

음... 사실 팔각정만 아니었으면 중간에 용마산 역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좋았겠지만 이건 결과론적인 일이고.

어쨌든 뭐.. 고생했었다 이 구간은.

 

그리고 용마폭포.

이 때 뭔 축제를 하고 있어서 인파가 몰려있었는데, 코로나 시국인 지금은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겠지.

 

여기서 또 중요한게 용마폭포 스탬프함을 찾기가 힘들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길을 따라 가면 스탬프함이 나오긴 나온다.

근데 그걸 그냥 지나칠 수도 있고, 스탬프함이 한참 후에 나와서 계속되는 의심에 발길을 돌려 되돌아가며 스탬프함을 찾게 된다.

 

 

스탬프함은, 관리사무소 건물쪽으로 가서 좌회전,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붉은색 외관의 화장실로 가면 스탬프를 발견할 수 있다.

 

위 사진에서 한가운데 저 멀리 보이는 빨간 집이 화장실이다.

여기서 엄청 고생하고 스트레스 받았으니 부디 이 글을 본 여러분들은 나처럼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ㅠㅠ.

 

 

주차장까지 나와야 쉽게 보인다.

어휴... 여기서 고생한걸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리네.

 

6구간 : 용마폭포 -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 : 소요시간 10분

 

 

사가정 공원으로 도보를 따라 가면 되는 쉬운길~

 

7구간 :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 - 용마산 자락길 : 소요시간 30분

그리고 이정표는 또 거지같아지는데 하아... 할많하않.

 

나무길을 이쁘장하니 걷기 좋았는데....

친절하지 않은 이정표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했다.

그냥... 조언을 하자면... 이정표 포스트가 박혀있는데, 중랑둘레길 정방향으로 향하는 표시가 없다싶으면, 깔딱고개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보자. 그러면 중랑둘레길 정방향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8구간 : 용마산 자락길 - 황실배 : 소요시간 20분

 

누가 둘레길에 제갈공명의 팔진을 만들어놨어.

 

 

이정표따윈 없지만, 내려가는 길이 정답이다.

이런 면에서 초반에 사진찍으라고 추천한 둘레길 안내 전도가 매우 유용하다.

 

9구간 : 황실배 - 충익공 신경진 묘역 : 소요시간 10분

 

길 자체는 길거나 힘들지 않은데, 이쁘지 않은 길이었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의 길은 '근사하다'는 생각을 미약하게나마 해왔는데, 9번째 구간은 지저분했다.

 

크크크킄ㅋ크크크크 왼쪽으로 가도 중랑둘레길 ㅋㅋㅋ크크크킄ㅋ 오른쪽으로 가도 중랑둘레길크크크킄

아니 망할 어디로 가라고!!!

정답은 우회전이다.

난 왼쪽으로 가서 시간 많이 날려먹었다.

 

하지만 길을 헤맨 덕분에 이런 것도 봤다.

 

10구간 : 충익공 신경진 묘역 - 중랑구 휘장 : 소요시간 25분

 

 

이제 하다못해 무덤가 한가운데를 지나가라고 한다.

 

11구간 : 중랑구 휘장 - 중랑 캠핑장 : 소요시간 8분

 

쭈욱 내려가서 마지막 도장을 찍는다.

 

 

그리하여 비로소 다 모았다. 중랑둘레길의 12가지 스탬프들!

 

12구간 : 중랑 캠핑장 - 망우리공원 : 소요시간 5분

 

 

계단을 올라가면 중랑둘레길의 최초 도장을 찍었던 망우 묘지공원 초입이 나온다.

드디어 끝났당~

10월 중순의 시기에는 아직 해가 길어서 그런가 날은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었다.

약 16시 20분에 도착.

12시 13분에 첫도장을 찍었으니 장장 4시간이 걸린 하루 트래킹 코스였다.

고생은 많이 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적게 걸려서 다소 의뭉스럽긴 하지만 뭐 어떠랴 이제 다 끝낸 것을.

헤매는 시간만 없었다면 3시간대로도 주파가 가능했을텐데 아쉽구만.

 

어떻게든 짧게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너무 스압이라서 좀 그렇네;;;

여튼. 중랑둘레길은 걸어볼만한 길이니까 운동하는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이정표때문에 빡치긴 하지만, 서울둘레길 2코스에서도 말했듯이 망우묘지공원을 거니는 것 하나만으로도 중랑둘레길은 가치있는 트래킹 코스이다.

음... 그리고 뭐 깔딱고개를 오르며 자신의 체력을 시험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