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참 힘든 시기이다.
망할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지난 겨울 동남아를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았을테고, 꽃피는 봄에 여기저기 국내 나들이를 모색하는 사람들도 많았겠지.하지만 지금은 집안에 있어야 할 시간.여러모로 힘든 시기지만, 특히 관광업에서는 치명적으로 불운한 시기이다.
이러한 불운은 '등대 스탬프 투어'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포항에 위치한 '국립 등대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이 이벤트는 기간제 스탬프 투어이다.
이미 2017년도에 이미 일찌감치 시작하였으며 2022년까지 말까지 진행되지만, 안좋은 시기와 겹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등대 스탬프 투어의 가장 큰 특징은 '보상'이 되시겠다.
국립 등대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이 스탬프투어는 모든 스탬프를 모아왔을 경우 무려 15개의 특색있는 '기념 메달'을 준다.
게다가 굳이 15개의 모든 도장을 받지 않아도 4개, 8개, 12개의 도장개수에 따라 1개, 3개, 15개의 보상을 준다.
즉, 완벽하지 않아도 부분적으로나마 보상을 받는다는 것.
2019년 10월. 하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둘레길이 피지컬로 힘들다면,
등대투어는 시간적 금전적인 제약으로 힘들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우리나라 사방팔방으로 흩어져있는 등대들을 모두 방문하여 도장을 찍어야하고,
많은 곳들이 외지이다.
섬 등대를 위해 배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 꽤 많으므로 날씨의 영향도 적지 않다.
쉽게 완료할 수 있는 이벤트는 절대 아니다.
경비 역시 많이 들어서 금전적으로도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배값 무지 비싸다.
소청도에 가려면 배값이 편도 6만원에 육박한다. 왕복 12만원이다.
특히나 독도같은 경우는 아예 기일동안 여행 일정을 잡아야한다.
마라도? 우도? 마찬가지다. 제주에 베이스를 두고 두 곳을 방문해야 한다.
휴가철이라면 안그래도 높은 경비가 더 올라갈 것이다.하지만 뭐 이렇게라도 우리나라의 매력적인 곳을 방문하는 것이니, 달리 생각해보면 의미가 있는 일이기는 하다.
등대스탬프 투어를 시작할 때 공교로운 일이 하나 있다.
스탬프를 받으려면 스탬프북이 있어야 하는데, 등대투어의 스탬프북인 '등대여권'이 다 소진된 것이다.
거의 모든 등대에서 사람들이 '등대 여권'이라는 스탬프북을 가져갔고, 현재는 모르겠으나, 2020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등대여권을 재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들었다.
아직 이벤트기간이 1년 반이 넘게 남았고, 두번의 여름성수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과연 코로나 사태까지 맞물린 이 때에 등대 여권을 더 발행할지는 알 수 없다.
여러모로 여행하기 안좋은 시기이다.
내가 원래 생각했던 루트는 속초출발이었다.
어짜피 나는 애시당초 독도에 다녀왔으므로, 독도 등대에 있어서는 독도를 배경으로 한 셀카를 제시하면 된다. 딱히 다시 방문할 필요가 없다. 다음 독도에 간다면 울릉도까지 비행기가 뚫릴 때다.
그래서 나의 계획은 속초를 기점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쭉 돌아 포항에서 마무리짓는거였다. 어짜피 메달도 포항 국립 등대박물관에서 줄테니까. 종료지점을 생각해서라도 속초에서 시작하는건 괜찮은 계획인 듯 싶었다.
허나!
속초등대에 전화해보니 등대여권이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팔미도에 전화해보니 등대여권이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이 이벤트의 주최인 등대박물관에 전화했더니 망할! 여기에도 등대여권이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등대박물관 관계자는 아마 홍도에는 남아있을거라고 말했는데, 2019년 9월 말에 전화해보니 진짜 있다고 하더라.
홍도등대에는 있다.
현재 내가 캐나다에 있어서 확인해볼 수는 없지만, 아마 등대여권이 남아있다면 홍도 등댁 유력하다.
어쨌든 그래서 2019년 10월, 강제로 홍도등대를 등대 스탬프투어의 시작점으로 정했다.
원랜 한방에 15개의 등대를 쭉 돌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돈도 많이 들고 타이밍도 엄격한 등대 스탬프 투어는 서울둘레길이나 제주올레길처럼 근성으로만 밀고 나가기에는 힘든 활동이었다.
등대스탬프 투어에서 필수아이템은 '바다로 티켓'이다.
바다로티켓!
주중 50%, 주말 20% 기간내 횟수 무제한!!
망할 나는 무조건 연간이용권인 15,900원이었는데, 이제는 9,900원으로 저렴해졌네!?!?!물론 15,900원일지라도 본전을 회수하고도 남을만큼 할인을 많이 받아서 별 불만은 없다.
내가 바다로티켓을 구입했을 당시에는 '시즌권'의 개념이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체계가 많이 변했구나 싶다.여튼 연간권 9,900원은 등대스탬프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이고 저렴한 상품이니, 섬루트를 타기 직전에 꼭 구입하고 시작하시길.
아, 그리고 바다로티켓 연간권은 나이제한 34세가 있으니 꼭 유념하자.
휴우... 다행히 당시 나는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에 안착할 수 있는 나이였다.
해당 티켓은 '가보고싶은섬' 웹싸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 제외기간 : 특별수송기간(2020.7.24 ~ 8.10), 명절연휴 제외, 이용선사에 따라 권종 별 주말(공휴일포함) 사용이 제한 되오니 자세한 사항은 반드시 해당 선사로 문의 바랍니다.
주의할 점에 공휴일 및 주말에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하는데, 뭐 일일이 선사마다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주말에는 그냥 할인혜택을 못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맘편할 것이다.
그럼 왜 주말에 20%의 할인을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이냐!!?!
내가 바다로티켓을 구입한 2019년에는 하절기 동절기 시즌권이 있어서, 시즌권은 주말에도 20%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연간권은 그러한 혜택이 없었다.
현재 가격과 티켓구성에 변화가 생김으로써 주말 20%의 할인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는데, 내 의견으로는 아마 주말에는 연간권으로 할인받기 어려울 것 같다.
여튼 뭐... 현재 캐나다에 있는 나로서는 오동도, 소매물도 그리고 포항 등대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2022년에 한국으로 들어가 남은 일정을 마저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미완의 이벤트로 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또한 어떠랴. 어쨌든 난 등대 스탬프투어를 통해 새로운 곳들을 여행했고, 그 또한 의미있는 일인 것을.
하지만 그동안 소요한 돈과 시간을 생각해보면 아깝긴 하다..
등대스탬프 투어를 하려고 한다면 적어도 예산을 200만원정도 잡아야 할 것을 추천한다. '적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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