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극소녀'는 중졸부터 고졸직전인 소녀들이 여배우가 되기 위해 코우카(홍화)가극단에 입학하며 생겨나는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
여자애들이 학교에 진학하여 이뤄지는 학원물처럼 진부한 소재이긴 하지만,
시청하는 내내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고등학교의 개념과는 달리 코우카 가극단은 입학할 때 나이가 4년 이내로 다를 수가 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적당한 때 코우카 가극단에 입학하는 식인데, 떨어져도 재도전할 수 있어서 총 4회 입단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이래서는 학교보다는 마치 군대 동기 개념같았다.
신입 개념인 '예과생'을 갈구거나 보호하는 선임병 '본과생'들도 있고.
그들과 친목을 도모하거나,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데(내리갈굼이지만), 군기가 빡세다는 점에서도 목적과 성별만 다를 뿐이지 생활자체가 군대의 그것과 닮아있다.
주인공은 얘네 둘인데 둘이 룸메다.
두번째 눈에 별박힌 애는 이름이 '사라사'인데 눈치가 없어서 적이 많은 스타일일텐데 애니라서 살았다.
일본만화 특유의 긍정하는 분위기 뭐 그런 ㅇㅇㅇ.
스스로를 이름불러가며 3인칭으로 말할 때 꼴보기 싫음.
그래도 계속 보다보면 정감가는 캐릭터다.
그리고 설레는 키차이의 소유자.
파란 대가리는 이름이 '나라타'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흑화해서 주변 애ㅅㄲ들 다 때려 빻아 부수는 그런 스토리를 기대했는데,
그런건 아니고 주인공 두명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인물별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옴니버스식 따뜻한 성장 스토리다.
인물별 에피소드도 꿀잼이다.
오프닝에서 둘이 손을 맞잡고 통통 뛰면서 춤추는게 너무 보기 좋더라.
오프닝은 경쾌하고
엔딩은 장엄한데다 비장하기까지 하다.
마치 쇼의 처음과 끝을 보는 느낌이라 작품의 내용과도 연결되어 느낌이 좋았다.
엔딩은 각 에피소드의 내용에 따라 장면이 미묘하게 바뀌는데, 그 또한 시청하기 즐거운 요소였다.
파란머리 나라타가 눈에 별박힌 사라사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조언을 주고 그러는 장면이 있는데,
쓸데없이 괴로워하는 사라사와
조언이 실패한 것 같아 괴로워하는 나라타, 이 뻔한 클리셰가 재미있더라.
나라타가 사라사에 좀 연연하는 느낌이 많다.
앞서 언급한대로 나라타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주위에 사람이 없고,
그러던 중 친해진 사라사에게 심적으로 많이 의지한다.
나라타는 유명 여배우의 딸이라 외모가 고운데,
어린 시절 엄마가 데려온 남자한테서 츄-(라고 애니에서 나온다.)를 당해 남자들은 다 죽었으면 싶은 그런 성격을 갖게 되었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그런 성격.
이렇게 심란한 정신머리로 자라다보니 아예 인간관계를 파괴하다시피하며 살았는데, 사라사가 어느순간 다가워준 셈.
같이 지내면서 성장도 하고.
13개의 에피소드가 진행되는동안 나라타의 머리가 점점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성장을 상징하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남자한테 손수건 건네주는 척 하면서 떨궈버리는 장면 역시 음... 성장하는 과정 중 하난데 음... 내용을 보면 감동적이고, 그림만 보면 개 ㅆ레기고 여튼 그렇다.
처음부터 둘이 친했던건 아니고, 극의 초반에는 나라타가 사라사랑 같은 방을 쓰기 엄청 싫어하지만,
아까 손수건 떨어뜨리던 그 사건을 통해 나라타는 사라사에게 적극적이기 시작한다.
"토이레 이꾸?"
"이끼마셍!"
'어? 친구들은 화장실 같이 가는거 아닌가?'의 장면.
빌런도 등장하긴 하는데, 주인공 편에 서는 착한 빌런이라 나도 당황했다.
군대에서 저런 선임만나면 피곤하다.
딱히 별 출중한 능력은 없어보이는데, 동급생에게 고평가받는 캐릭터같았다.
소재는 진부하지만, 내용의 전개는 진부하지 않다.
뭐, 스포라서 자세히 말하긴 그렇지만, 스토리가 마냥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이건 뭐... 다음 시즌이 있기에 만들어낼 수 있는 복선, 시련, 떡밥 기타등등이라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을 다 차치하고 일단 재밌다. 재밌어서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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