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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산 두번째 정복. 성판악등산-성판악하산.

아스라이39 2021. 3. 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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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아직 한라산 등정할 때 예약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

마음대로 등산을 할 수 있던 마지막 해의 12월에 다시 한번 한라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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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첫 등정 포스팅은 이쪽

"한라산 어게인"

 

시작을 하기도 전에 예감이 좋진 않았다.

일기예보 앱에서는 날씨가 하루종일 흐림으로 나오고 있었고,

날은 이전보다 추워져서 옷을 어떻게 갖추고 가야 좋을지 몰랐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다행히 날은 맑았고, 제주도의 반쪽은 구름투성이었지만, 다른 반쪽은 맑은 하늘에 푸른 전경이 펼쳐졌다...는걸 정상에 가서 직접 보고 알았다.

 

옷은 얇은 옷을 여러개 입고 갔다.

반팔, 긴팔, 얇은 자켓, 얇은 패딩. 이렇게 네개를 겹쳐입고 갔는데, 굳이 벗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끝까지 이러고 다녔다.

아직 핫팩까지는 필요없었지만, 비니는 착용하시길. 귀를 따뜻하게 막아줘서 좋았다.

...가끔 힘들어서 더울 때에는 비니가 불편하긴 했지만;;;

 

어쨌든 아침 5시 반에 기상.

씻지도 않고 어젯밤에 사놓은 김밥을 가지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위치는 여기다. 

성판악 탐방로는 한라산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올라가는 루트이다.

게다가 제주와 서귀포를 자주 왕복하는 버스노선이 이곳을 지나가서 약 15분 간격으로 성판악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번호는 281번.

 

 

성판악 도착.

지난번 첫 등정때 관음사 루트에서 호되게 당했던지라, 오늘은 성판악으로 오르내리기로 했다.

 

제주시에서 버스 갈아탈 때, 한정류장 더 가서 아침부터 불길하긴 했는데, 별 탈없이 하루 잘 지냈다.

 

성판악 입구에 도착하니, 하늘이 어둡지는 않았지만 달은 아직 밝게 뜬 상태였다.

 

 

안녕. 오랜만이다. 또 왔다. 내가 여길 왜 또 왔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아침 7시 20분. 등산을 시작했다!

 

 

한라산에 빨려들어가는 중임.

 

 

뭐... 한달 전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여전히 비교적 평탄한 길이었다.

다만.... 같은 길이었는데도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의 상태는 매우 달랐다.

 

 

저 사람. 한라산 날다람쥐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앞사람들을 계속 추월하며 신속하게 전진하더라.

하지만 한라산은 3시간동안은 걸어야 하는 지구력 싸움이라구.

이 순간은 우리가 추월당했지만, 먼저 백록담에 도착한 것은 우리였다.

 

 

확실히 저번보다는 나무들이 앙상해진 것 같어.

 

 

바닥을 조심해야 한다.

이게 올라갈 때에는 딱히 얼음을 조심하자는 생각이 없었는데...

내려올 때 무척 위험하게 바껴있더라.

 

 

번개같이 전진하여 성판악 탐방로의 마지막 대피소, 진달래꽃 대피소에 도달했다.

현시각 9시 15분.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 걸렸다.

....

엄청 빨리 왔다. 지난번보다 더 빠른 것 같은데?

올레길의 효과가 이렇게 나타나는건가.

 

 

진달래꽃 대피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필요하다! 아이젠 필요하다!

올라갈 때에는 괜찮았는데, 내려올 때 위험하더라.

몇번 미끄러지기도 했고. 뭐 미끄러질 때마다 어찌어찌 균형을 잘 잡아서 다치진 않았지만,

음.. 확실히 위험하다.

 

근데... 어쨌든 아직까지는 아이젠이 없어도 괜찮았다.

적어도 눈이 쌓여있거나, 빙판길이 형성되어있진 않았으니까.

 

 

여기부터 좀 빡세진다.

하지만 괜찮다.

이미 날은 따스해져서 몸에 온기가 돌았고,

우리의 속도는 꾸준했다.

 

 

해발 900m부터 보이는 이런 비석은, 진달래꽃 대피소를 지나야 비로소 1500m에 돌입하게 된다.

우리의 목적은 해발 1950m.

 

 

진달래꽃 대피소 이후로 땅 상태가 매우 안좋았다.

본격적인 얼음길이 시작됐는데,

아직까지는 얼음이 돌을 완전히 덮지 않아서 아이젠없이도 갈만했다.

 

 

왜이렇게 막히나 싶었는데, 한 그룹의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움직이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리더인 것 같은 사람이 사람들을 한쪽으로 대기시켜서 우리가 추월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아까 그 날다람쥐녀 발견.

저 사람이 계속 신경쓰였던 것은 추월당했을 때의 당황스러움? 혹은 경외감때문인 것 같다.

 

 

멋져부려.

 

 

한라산에는 자비없는 돌길이 많이 있다.

 

 

그래서 보통 다른 산에서는 혐오했을 나무계단길이 여기에서는 너무너무너무 고마운 존재다.

 

 

구름위를 걸어.

 

해발 1800m를 지나간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짜 구름 위를 걷는 느낌.

...구름 위쪽에서 걷고 있는건 맞긴 하네;;;;

 

 

하지만, 구름으로 뒤덮여있는건 서귀포쪽, 즉 남쪽 뿐이었다.

동쪽으로는 일출봉과 우도도 흐릿하게나마 보였고,

그 북쪽으로는 위의 사진처럼 깨끗한 뷰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니, 오늘 제주시 날씨가 구름이라는 예보가 있더니만 다 뻥이었구만!!

이렇게 좋은 날씨라니~!!!!!!

 

물론 지난번 왔을 때, 구름 한점없이 맑던 하늘을 생각하면 오늘 날씨는 부족하기 그지없지만,

뭐 어떠랴, 이렇게 성공적인 등정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뒤를 돌아보며 걷는다.

 

 

거의 다 왔다.

바야흐로 해발 1900m.

 

 

백록담 도착~~~

지난번 방문을 기점으로 백록담에 물이 고여있을 거라는 기대는 1도 하지 않는다.

구름으로 뒤덮인 백록담 남쪽 상황과

해안까지 뻥 뚫리게 보이는 백록담 북쪽 상황의 서로 다른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백록담의 전경이다!

지난번 왔을 때에는 좌측에 제주도 남해안이, 우측에는 제주도 북해안이 깨끗하게 보였었다.

 

다시 한번 인증샷을 찍고.

 

 

못내 아쉬워 쉽사리 내려가지지 않는다.

아, 정상에 도착했던 시각은 10:15.

등산을 시작한지 3시간도 되지 않은, 무지 이른 시간이었다.

와아.. 진짜 어떻게 했지;;;

하긴 그 때와는 다르게 화장실이나 식사시간 빼고는 한번도 쉬지 않긴 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쉽게 지치지 않았던 것도 빠른 등정의 한 원인인 듯.

 

 

소세지를 하나 꺼내 씹어본다.

 

 

구름 위의 전망대.

역시 이전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시간도 그 때보다 이른 시간이고, 날도 추워진데다가 오늘 날씨예보가 안좋게 떴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

 

 

웬 헬기가...?

 

참 어딜가든 말 지지리도 안듣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백록담은 드론 이용금지인데 자꾸 누가 드론을 띄우고 있었다. 그런거 감시하려고 헬기가 뜬건가...??

드론금지 안내표지는 눈에 띄게 표시되어있었고,

그 아저씨도 뜨끔했는지 드론을 내렸다가, 헬기가 떠나니까 다시 드론을 띄우더라.

하지 말라는건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길 상태가..

하아... 다시 내려갑시다.

 

지난번에는 관음사로 내려갔었지만, 그 때 그 개고생 했던걸 생각하면 다시 그 쪽으로 가고 싶지가 않았다.

게다가 내려가면서 느낀건데, 얼음이 계속 녹고 있어서 가뜩이나 길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관음사 코스를 택했다면, 와아... 누구 하나 다쳤을 것 같다.

 

하산길은 등산길보다 힘들고 더뎠다.

길이 미끄러워진 것도 그렇지만, 아마도 우리가 지쳤기 때문이리라.

 

 

사라오름 분기점.

저기...는 뭐 가볼 일이 없겠지;;;

 

 

조릿대는 영하를 넘나드는 강추위속에서도 푸른 빛을 발하고 있었다.

 

 

조릿대와 더불어 성판악 탐방로 초입에 있던 이 나무에 꽤 관심이 갔다.

고개를 축 늘어뜨린 것 같이 아래로 늘어진 잎과,

조릿대와 마찬가지로 아직 잃지 않은 푸른 잎에 흥미가 갔다.

 

이 나무의 이름은 '굴거리 나무'.

 

눈속에서도 푸르름을 자랑하며, 봄이 되면 잎이 마치 기지개를 켜듯 일어난다고 한다.

 

 

이거 진짜 ㅋㅋㅋ 사진으로 보니까 이렇게 빨리 내려간 것처럼 보이는거지 ㅋㅋㅋㅋㅋㅋ

하도 끝이 안나서 짜증에 좌절에 해탈까지 할 지경이었다.

 

 

오호?

진달래밭 대피소에 매점이 있긴 있나보다?

성수기에 여는건가? 모르겠다.

 

 

한라산 인증서는 입구쪽에 있는 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수수료는 1,000원이고 오직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성판악에서 받은 인증서는 관음사에서 받은 인증서랑 달랐다.

기본적인 폼은 같지만, 인증서 넘버를 기입하는 방식이 달랐다.

관음사쪽은 영어-숫자5자리. 이런 식인데,

성판악쪽은 그냥 숫자만 5자리가 써져있었다. 영어는 생략한건가?

 

 

쓰레기도 버리고.

참으로 배려가 넘쳤던게, 분리수거 쓰레기 뿐만아니라, 일반쓰레기를 버리는 곳도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안됨!

 

 

아직 내려온 사람이 얼마 없는듯, 성판악이구 근방의 도로에는 주차된 차들이 넘쳐났다.

지나가던 택시기사 아저씨도 우리에게 말을 걸며 엄청 빨리 내려왔다고 놀라워하신다.

우리가 하산을 완료했던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올라가는데 3시간 걸렸고, 내려오는데 3시간. 총 6시간에 왕복했다.

 

이건 약간 할 말이 있는데....

아마 우리가 이른 시간에 빨리 올라갔기에 빠르게 내려올 수 있었을 것 같다.

아마 12시~1시 즈음에는 정상이 사람들로 붐빌테고... 사진도 기다리면서 찍었겠지.

내려갈 때에도 다른 사람들을 추월하며 혹은 추월당하며 시간적으로 많이 지체됐을 것이다.

우리는 12시가 넘는 그 순간, 더이상 등산객들을 보기 힘든, 사람들이 극히 드문 길로 내려갈 수 있었다.

 

 

어쨌든 안녕이다 한라산아!

다시 등정할 일이 생길지 모르겠네~

 

버스도 타이밍좋게 곧 오더라.

갈아탈 버스도 바로 와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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