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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품리뷰

[명작애니] '리코리스 리코일(2022)'리뷰. 조작된 평화를 위한 살인면허집단안에서 불살을 외치는 소녀의 유쾌한 이야기.

아스라이39 2022. 10. 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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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분을 딱히 재미있게 보질 않아서 이걸 포스팅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생각 많이 했었다.

 

리코리스 리코일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예쁜애 두명이 호리호리한 체형에 어린데도 불구하고 엄청 쎈데다 살인면허까지 있어서 악당들을 해치우는 유쾌발랄한 이야기다.

다른 애니와 비교하여 스토리에 차별성도 없고 오히려 진부함 그 자체라는 이야기다.

특히 주인공 '치사토'의 일본 특유의 과한 하이텐션은 보는 내내 음.... 불편했다.

 

 

다만, 영상과 연출이 훌륭하고, 마지막 부분을 꽤 몰입감있게 봤다.

개인적으로 9~11화와 13화가 좋았는데, 1~8화를 감상할 때에는 띄엄띄엄 봐서 오래 걸렸던 반면,

9화부터는 한번에 쭉 엔딩까지 봤다.

이를 보며 왜 리코리스 리코일이 2022년 3분기 애니 상위권을 항상 유지할 수 있었는지 알겠더라.

근데 평을 보니, 오히려 초반 평이 좋고 후반 평이 안좋던데...

난 후반을 재미있게 봤다고.

 

- 주인공 치사토와 타키나.

 

리코리스10대 소녀들로 이루어진 평화를 조작하는 초법적 집단이다.

범법행위를 하는 자들을 은밀히 처단하며, 사건을 대중들에게 은폐하며 말이다.

그 결과 일본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회가 굉장히 평화로운 사회라고 생각하며 삶을 일구어나간다.

뭐... 우리나라만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대표적인 특성인지라 보면서 양심이 좀 찔렸다.

 

사족이지만, 리코리스는 여성들로 이루어져있는 반면, 남성들로 이루어진 리리벨이라는 집단도 있다.

본작에선 비중이 작지만, 후속편이 나온다면 이야기를 크게 부풀릴 수 있을 듯.

 

 

얘가 타키나.

감정없이 임무만 하는 성격으로, 동료가 인질로 잡혔을 때 기관총을 갈겨서 적들을 모두 사살하고 인질을 구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명령불복종의 징계로 '카페 리코리코'로 전출당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타키나는 카페 리코리코에서 또 다른 주인공 치사토를 만난다.

치사토는 절대적인 반사신경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소녀로서,

육안으로 상대방을 보고 예측하여 총알을 피하는 개사기캐릭터다.

 

처음에 살랑살랑 움직이며 총알을 피하는데 실소가 나오더라.

본작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재능'으로 일축하는데, 재능으로 총알 피하는게 가능한가.

 

나중에는 피하는 시늉도 안하고 그냥 총알이 빗겨나가는데 이정도면 초능력 아니냐.

 

치사토의 성격은 타키나랑은 달리 유쾌 명랑 활발하다.

하지만 이것저것 과거도 아픔도 있는 캐릭터다.

저런 특출난 능력에도 불살을 고집하여 집단 중심으로부터 좌천되어 까페 리코리코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카페운영이나 커피심부름같은 소소한 일을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얘네 둘이 만나서 서로 영향을 끼치고 변해가는 이야긴데...

 

 

백합논란이 있다.

근데 내가 봐도 스토리가 나중에 검정머리 타키나가 노랑머리 치사토한테 고백할 것 처럼 흘러갔다.

타키나가 치사토한테 보인 행동과 감정은 음... 연인이 아니라면 거의 은인이나 부모수준이었으니까.

하지만 스토리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는다.

 

- 개연성이 없다.

 

그냥 뭐 오픈마인드로 보면 딱히 거슬릴 것도 없는 스토리다.

리코리스 리코일 1기(후속작이 나올 것 같아 1기라고 칭하련다.)는 모종의 사건을 통해 총 1000여정을 도난당하고,

이 모종의 사건을 일으킨 세력 혹은 개인과의 대결을 다룬 스토리다.

거슬릴 것도 없고 신기할 것도 없는 그냥 평범한 스토리라는거다.

근데 나중에 갈수록 좀 마뜩찮은... 개연성을 개나 줘버린 스토리 전개에 약간 아쉬워지긴 했다.

 

가장 큰 문제로 삼는 무개연성은 작의 말미에 나타난다.

그래. 벤치 아래에서 뜸금없이 있던 총때문에 사고가 날 수는 있다고 쳐.

근데 시내 한가운데에서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을 온 시민들이 다 봤는데도, 어물쩡 넘어간다고?

사람이 죽는걸 다수의 사람들이 목격했는데도, 와하하하 이거 다 이벤트였습니당★ 이따위 허술한 대응으로 넘어간다고??

 

그리고 작전중에 탈영을 밥먹듯이 하는 타키나도 수긍이 안간다.

 

아니 사실 교복 설정이건 뭐건 아니꼬운게 많지만, 살인을 어물쩡 넘어가는거나 작전중 탈영은 만화적 표현에서도 너무 벗어난거잖어;;;;

 

누가 USB단자를 저런데다 만들어놔.... 키보드 근처에 구멍 뚫어놓지...

 

- 타키나의 점진적 성장과 치사토의 강제적 성장.

 

겉보기에 타키나는 서투르고 의욕만 앞서는 애송이.

치사토는 그에 비해 긍정적이고 노련한 능력자.

서로 다른 양상을 띄고 있는 주인공 두명은, 극의 전개에 따라 역경에 부딪히고 점차 성장한다.

 

타키나는 카페 리코리코에서 일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점차 내면적 성장을 경험한다.

처음에 동료는 안중에도 없이 목적을 수행하던 타키나는,

극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치사토를 구해낼 수 없을거라는 생각에 악을 쓰고 발악하며 비통해하기도 한다.

이건 뭐 타키나가 치사토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극 초반의 나무토막같은 성격에서 많이 발전했다.

 

타키나가 안정적으로 성장할동안  치사토는 극의 말미에 강제적으로 성장한다.

갑작스레 수명이 대폭 줄어들었다가,

자신의 은인은 사실 은인이 아니었다는게 밝혀졌으며,

자신이 살아난 목적에 대한 진실을 마주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행위도 하며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다.

 

다양성 면에서 그 과정들이 재미있었지만, 

이렇다보니, 명색이 둘이 주인공인데 극 후반부에는 치사토의 비중이 너무 높아서 타키나가 조연급으로 전락해버리는 결과를 낳아버렸다.

 

성인식을 통해 그녀의 예정된 죽음을 달래려 했다기보다는, 불편한 진실을 전해주기 위해 억지로 성인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 신념

 

리코리스 리코일의 스토리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은 각자 가지고 있는 신념이다.

타키나는 타키나 나름의 치사토는 치사토 나름의 그리고 수많은 악역들과 조력자들은 그들만의 신념이 있다.

이게 당연한 소리같겠지만, 같은 집단 내에서도 동일한 신념으로 서로 똘똘 뭉치는게 아니라,

각자 서로 다른 신념을 내세워 같은 편끼리도 갈등하며 불편한 관계를 만들어내는건 다른 이야기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신념에 대해 절대 타협하지 않으며 고집스레 서로를 음... 이겨먹으려고 한다.

그래서 좀 답답한 부분도 있었고,

그 신념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이 악당이었던 특이케이스.

"모자이크 없는 현실을 보여줘야지".

 

- 수려한 영상미와 아이캐치.

 

 

뭐 요즘 애니야 웬만해선 영상미가 고퀄리티지만, 고퀄의 영상과 훌륭한 연출이 만나면 감동적인 장면으로 연출된다.

리코리스 리코일은 그런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이 장면. 누워서 같이 죽자는 식으로 총을 쏘던 이 장면이 인상에 깊게 남았다.

그리고 매 회마다 두번씩 보여주는 아이캐치의 클래스가 엄청 높더라.

 

애니를 볼 때 아이캐치를 기대하며 차회를 기대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나무위키에는 '리코리스 리코일'목록에서 아예 '아이캐치'목록이 따로 독립적으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아베의 그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에서 좀 놀랐다.

 

 

일단 재미있게는 봤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너무 유쾌발랄로 퉁치려고 하는 것 같아서 마뜩찮은 부분이 많았다.
옛날 애니도 아니고... 86를 봐서 눈이 높아져서 그런가.

 

리코리스 리코일은 2022년 3분기 애니시장에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있던데, 그 정도까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뒷부분의 하이라이트는 매우 재밌으므로 다행히! 리코리스 리코일 감상을 재미있게 끝마치게 되었다.

음...한번정도는 더 볼 의향이 있는 작품이긴 한데, 그 이상은 아니었다.

 

상업적으로가 아니라 작품적으로 더 훌륭한 결과물이 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왜 원작이 있는 작품을, 근거가 확실하고 흥행이 보장된 작품이 애니화되는 것을 선호하는지도 알겠더라.

만약 리코리스 리코일이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개연성이 없거나 불편한 부분은 개선되어 방영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다만, 이런 경우에 감독의 생각이 너무 들어가면 설정이 붕괴되는 대참사가 나기도 하지만 어쨌든.

시간이 아깝진 않았지만, 이래저래 아쉽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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