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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이민 과정/3. 외노자생활

[캐나다 외노자30] 처칠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한달. 격변의 시포트.

아스라이39 2022. 7. 1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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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에서 생활한지 벌써 한달이다.

요새 벨루가 시즌이라 일이 바빠서 그런가 시간은 빨리 간다.

그만큼 고생도 고생이지만, 돈을 번다는 기쁘과 살이 빠진다는 희망에 하루하루 견실히 살아가고 있다.

 

고작 한달이지만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마이나'라는 내 사수는 '알라나'라는 새로운 시포트의 운영자와 마찰을 빚어 일을 그만두었다.

바쁜날 내가 오프였는데, 마이나가 알라나에게 나를 부르자고 했지만, 알라나가 거부. 그렇게 갈등이 생겼다고 한다.

... 들어보니 둘이 서로 무례하게 굴긴 했더라.

하지만 알라나가 나에게 문자하나만 보내면 될 일로, 그 간단한걸 안해서 가뜩이나 인력난인 시포트의 베테랑 선수 하나를 은퇴시켜버렸다.

여튼 그래서 난 알라나가 싫다.

 

마이나가 은퇴한 다음날 엄청나게 바쁜 날이었었다.

아침에 '이걸 혼자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알라나가 날 돕는다면서 런드리 룸으로 온다.

망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무능력자에 이기적이라 내 발목을 잡을게 뻔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예감은 어찌나 이렇게 잘 적중할까.

 

1. 난 알라나랑 따로 일하고 싶었다.

하우스키퍼가 두명이 있다면 같이 일하는 것보다 따로 일하고 먼저 끝난 쪽이 다른 쪽을 도와주는게 더 빠르기 때문이다.

알라나는 둘이 같이 일하는게 더 빠르다며 내 제안을 일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라나가 틀렸다.

의견도 틀렸지만 태도도 틀려먹었다.

 

2. 알라나는 화장실만 하고 나한테 전부 다하라고 하더라.

나도 뭐 여러 숙박업소에서 일했던지라 둘이 같이 일했던 적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베드메이커는 건드리면 안된다.

침대만 계속 쭉쭉쭉쭉 만들게 해야 한다.

침대 만드는 것은 객실정비에서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기에 이것만 빠르게 끝나도 객실정비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근데 알라나는 나한테 침대를 비롯해 전부 다 하라고 한다.

이게 왜 문제냐면, 화장실과 싱크대가 먼저 끝나버리면 커피포트를 닦을 때 싱크대를 못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나 합리성 하나도 생각안하고 본인만 쉬운거 하고 빠지겠다면서 표면적으로 '돕는다'고 하는 그녀는 진짜 제발 나한테 말 좀 안걸어줬으면 좋겠다.

 

3. 알라나는 진짜 화장실만 청소하고 다른 방으로 간다.

그래서 나도 침대만 후다닥 만들고 다른 방으로 갔다.

알라나가 첫번째 방을 다 했냐고 나한테 묻는다.

내가 진짜 시궁창같은 표정으로 청소기를 낚아채고 들어가니까, 알라나가 서로 각자의 방법으로 하자고 한다.

나이스!

난 부리나케 2층으로 올라갔고, 진짜 빠르게 전부 끝내고 알라나를 돕기 위해 내려갔다.

...... 시ㅂ년이 화장실 3개 청소하고 레스토랑으로 런했더라.

......... 진짜 소리지르고 싶었다.

그제서야 이해가 가더라. 왜 둘이 해야 빠르다고 한건지.

하루 일정이 빨리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타인의 노력으로 본인의 성과가 빨리 진행된다는 의미였다.

이기적인년.

 

여튼 엊그제 이런 일이 일어나니 가슴이 답답하고 미래가 불안해지며 처칠에 괜히 온건가 싶더라.

하지만 다행히도. 어제 하우스키핑 헬퍼로 온 '라이자'라는 친구가 정상인이었다.

예전에 여기서 일했다고 하던데, 바쁜날 종종 도와주러 올 것 같다.

정말 다행이다.

.... 진짜 바쁜날 앞으로도 알라나가 내 주위에서 뭉기적댄다면... 베어시즌까지 난 여기서 일할 수가 없어요. 버틸 수가 없어요. 도망쳐야 했을거에요.

 

시포트의 생활은 이렇고....

 

처칠에서의 생활은 뭐 여러가지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식료품 문제나 

11년 전에 접하지 못했던 벌레 문제 등 힘든 점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멋진 점도 많고, 옛 향수와 익숙함이 있으므로 여기서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영주권이 빨리 나와줘야 다음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텐데...

아, 신용카드 한도증액도 실패했다.

AOS나 워크퍼밋 등이 있어야하는데, AOS는 뭔지도 모르고 워크퍼밋은 지금 사사큐에 있다.

한국 신용카드는 올 9월에 만료되니, 한 8월 중순 쯤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만료전에 끊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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