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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나고야 및 근교 일본 2023. 01

[나고야 및 근교 16] 시라카와고 여행 절망편. 시라카와고 폭설속에서 여행한 이야기. 눈과 좌절 밖에 없는 포스팅. 스압주의.

아스라이39 2023. 2. 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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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월)

- 폭설 속에서 시라카와고 둘러보기.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라카와고는 그저 소규모의 시골마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보잘것 없는 곳이었댄다.

근데 여기에 있는 건축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관광화에 성공! 마을은 활기를 띄기 시작하고 거짓말같이 부활했댄다.

여기에서의 숙박은 대개 민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민박집들도 여기서 농사를 하며 지내는 현지인들이 손님들에게 방을 하나 마련해주는 식이라고 하더라.

진짜 특이한 경험. 리얼 그 자체였을 것 같은 시라카와고에는...

 

 

내가 방문한 날 폭설주의보가 떴다. 망할.

내가 도달하기 직전부터 저랬던 것 같다. 

사실 다카야마에서 시라카와고로 가는 길도 엄청났었다.

폭설이 내리는 고가도로를 버스가 냅다 달리는데 촌나 무서움.

그리고 도착해보니 시라카와고에서의 상황은 가관이더라.

 

어머 예쁜 쓰레기들이 사방에 있네.

 

시라카와고 폭설속에서의 4시간은 이번 여행 최대의 난관이었다.

진짜 이번 여행의 핵심이면서도 역린.

괜히 건드렸는데, 반드시 가봐야겠고 어휴.

터미널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이, 와.... 내가 여길 돈주고 왔다고? 하하하하하하하ㅏ하ㅏ

과연 여기가 이 눈을 헤치고 볼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가기 싫어 죽기 일보직전이었다.

 

 

시라카와고 버스 센터는 진짜 개 쫍다.

사람들이 미어터질만큼 있었는데, 이건 비단 폭설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많이 관광화가 된 것 같은데, 그럼 그만큼 수용시설을 넓히는게 좋지 않을까.

이토준지 소용돌이에서 폐가에 사람들이 꾸겨 들어가 있던게 생각날 정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

 

 

라커는 500엔짜리와 1000엔짜리가 있는데, 500엔짜리도 커서 캐리어가 잘 들어간다.

오히려 왜 사람이 두세명은 들어갈만큼 큰 1000엔짜리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가더라.

 

 

사용법은,

1. 문을 열고 짐을 넣는다.

2. 100엔짜리 동전을 숫자에 맞게 넣고 문을 닫고 열쇠로 잠근다.

3. 열쇠를 뺀다.

 

 

터미널 뒷편으로 짐을 맡아주는 곳도 있으므로 라커가 꽉 차있어도 걱정은 하지 말자.

근데 저기 얼마받았는지를 못보고 왔네.

 

 

버스터미널에는 관광객들이 그냥 한켠에 캐리어를 모아두고 놀러가버리기도 했다.

사실 나도 돈이 아까워서 캐리어 그냥 어디 짱박아두고 다녀올까 했는데....

그러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아, 그리고. 쓰레기는 본인이 알아서!

 

 

자! 이제 가보자!

이번 포스팅은 눈오는 사진밖에 없을 것이다!

 

 

아주 마을 자체가 난리도 아니었다.

 

 

오오 저게 갓쇼즈쿠리라고 하는, 눈이 많이 와서 지붕이 뾰족한 상태로 있는 이 지역의 전통적인 가옥방식인가?

저것들이 이 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든 그 가택구존가?

오오오오 사진되게 예쁘네.

...

근데 실전은 다름.

보고 좋고 그런거 없이 그냥 개빡세다.

 

 

근데 사진으로 보고 있자니 너무 예뻐서 다녀오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든다.

 

 

이거 시라카와고 전망대로 가는 버스인데(유료), 제대로 올라갔으려나 모르겠다.

지나가면서 보니까 기사님이 바퀴에 체인을 달고 있던데,

 

 

나중에 시라카와고를 빠져나갈 때 터미널에서 본거지만, 전망대 행 셔틀버스는 폭설때문에 운행중단된 상태였다.

하긴... 셔틀버스고 나발이고 바깥에서 뭘 할 환경이 못됐으니까.

 

 

어짜피 버스로 올라갈 생각은 없었다.

걸어서 가보자. 얼마 시간도 안걸린댄다.

사진 건질게 많아서 좋네! 하하하하하

 

 

근데... 이 혹독한 날씨에도 길 한켠에 나있는 도랑이 얼지 않은게 매우 신기했다.

 

 

아 춥고 눈오고 배고프고 집에 가고 싶어.

 

 

근데 또 이런걸 보면 내가 왜 여기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 난 이런걸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 온거지.

전망대가 기대된다!

 

 

ㅅㅂ 망한 것 같다.

눈때문에 아무고토 안보이네.

원래는,

 

https://livejapan.com/ko/in-tokyo/in-pref-other/in-pref-gifu/article-a0004583/

 

햇살아래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눈의 마을의 전경이나,

 

https://thegate12.com/kr/article/31

 

시라카와고에서 하루 묵으면서 이런 야경을 보고 좋아라 해야지! 호호호호호호호호!!!

하면서 기대했는데!! 아오 쒸! 이게 뭐야!! 다 끝났어!!!!!

 

 

내려가는 길 나뭇가지 사이사이에는 예~쁘게 눈 꽃이 피어있었다.

키레~ 카와이~~

유키가 스고이데스~~~

 

 

눈눈눈눈눈눈눈.

날씨 진짜 개 돌았네.

 

 

음... 그래도 눈오는 날만 볼 수 있는 뷰를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렇게 눈이 험하게 내리는데 가게 문을 열어놓은게 신기하더라.

여긴 시라카와고 중심에서 좀 떨어진 곳이었는데.

 

 

이 지역 필수장비 불도저 제설차.

 

 

누가 이글루 만들어놨어 ㅋㅋㅋㅋㅋ

 

 

우산을 쓴 사람도 많지만, 나같이 그냥 눈을 맞고 털어내며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비닐우산이나 우비가 500엔이나 하는걸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근데 내 블랙야크 패딩 진짜 개 쩐다.

그만큼 눈을 많이 맞고 다녔는데도 안에는 하나도 안젖음.

 

 

뭐지. 함정같은건가?

저기 지나갈 때 고드름이 떨어지면서 공격당하는건가??

 

 

곰이당. 크와아아아앙!!

 

 

잠깐 기념품샵에 들어와 기념품을 구경하는 척하며 눈을  피해본다.

 

 

뭣 좀 먹으면서 몸이나 뎁힐까했는데, 개 비싸서 아무것도 안사먹었다.

 

 

여기 사는 사람들 인생난이도 진짜 개 빡세겠네.

꼴랑 4시간만 들렀다가는 나도 이렇게 지치는데.

 

자 이 끔찍한 현장을 동영상으로도 감상해보자.

 

 

 

 

이곳은 식당 '이로리'.

여행을 계획하며 알게된 곳이다.

원래 여기서 식사를 할 계획까진 없었는데.... 어느정도 시간을 때울 장소가 필요했다.

때마침 점심을 먹을 즈음도 됐고.

 

여기에서는 다카야마에서 못먹은 '호바 미소 정식'을 '히다규'까지 껴서 비싸게 먹었다.

 

https://qkr33939.tistory.com/390

 

[맛집][일본][시라카와고] 산간지역 현지음식 '히다규 호바 미소 정식'의 맛집. '이로리いろり'.

이로리는 일본의 산간마을 시라카와고에서 꽤 잘나가는 식당이다. 마케팅이 훌륭한지 관광객들도 많이 유치되어 항상 자리가 북적거리고, 버스터미널 코앞에 위치하여 지리적으로도 관광객을

qkr33939.tistory.com

 

자세한건 이쪽으로.

 

 

밥 맛있게 먹고 다시 터미널에 갔는데, 아직도 이모냥이다.

그나저나 터미널 너무 작어. 증축공사가 필요하겠어.

 

 

너무!!! 작어!!!!! 진짜!!!!!! 증축공사가!!!!!!!!!!!!! 필요하겠어!!!!!!!!!!!!!!!!!!!!

 

 

하아... 여튼 뭐 시간이 많이 남아서 다시 바깥에 나왔다.

그냥 죽치고 있을 순 없어.

맑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안춥고... 따스한 날.

 

 

저거 눈이 쌓여서 저렇게 초밥같이 된거임.

저 두명 약간 씬스틸러라고 할까?

니혼진 둘이서 꺄르르꺄르르거리면서 웃고 떠들고 눈놀이하고 난리도 아니던데, 나도 너희의 긍정적인 면을 배우고 싶었다.

 

 

또 전망대 올라가기.

전망대에 올라가는데 한 15분밖에 안걸린다.

 

 

역시나 시야가 절망적인데...

그냥 어디 갈 곳도 없어서 멍하니 더 있어봤다.

 

 

그러자 오오오. 눈발이 옅어지면서 시야가 확보되는거!!

와 진짜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구나!

 

 

계속 기다려봐서 진짜 다행이다 ㅠㅠㅠ

전망대에는 혹독한 날씨임에도 사람이 많이 올라왔다.

한국인 무리도 있었다.

 

 

전망대 아래로 내려와보니, 아랫쪽도 눈발이 옅어져서 걸어다니기 수월해졌다.

....잠시동안만.

 

 

어휴 지친다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터미널로 왔다.

위의 표는 3번이 다카야마행, 2번은 좌측이 나고야행, 우측이 히라세 온천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곳의 시간표이다.

와 나 나고야행 2시 30분차로 끊었었는데, 이게 시라카와고에서는 첫차였구나.

 

 

아 그리고 나고야행 티켓을 현지발권하면 4000엔이던데, 난 인터넷으로 발권하여 3500엔에 구입했다.

이거 지금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해보니까 아직도 3500엔인걸보니,

그새 가격이 오른게 아니라, 현장발권이 온라인발권보다 그냥 500원 더 비싼건가보다.

 

 

와 저기 내가 정말 보고 싶던 시라카와고 사진이 있어.

와 정말 멋지다. 나도 보고 싶었는데. 저런 멋진 모습.

 

 

터미널 내의 사람은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나고야행 버스 캔슬 ㅋㅋㅋㅋㅋ

와 천운으로 내가 타는 버스는 운행하고, 그 다음 2개의 버스가 취소되었다.

진짜 큰일날뻔했네.

근데 이거 캔슬에 대처하는 자세가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ㅋㅋㅋ

창구에는 곧 뭔 소린지 알아들을 순 없지만, 화가 많이 난 일본인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

 

 

토야마행 버스도 전부 취소됐던데, 이건 눈때문이 아니라, 코로나때문일 것이다.

다카야마 - 시라카와고 노선의 버스사이트에서 그렇게 알림이 떠있더라.

 

 

와아... 버스왔당.

다행히 난 탄다~ 난 나고야로 간다~ 탈출한다~

 

하아... 이 망할 버스. 이거 때문에 내 여행일정이 다 꼬였던거다.

애시당초 한국에서 저 버스 예약만 안했어도, 

나고야 - 다카야마 - 시라카와고가 아닌라,

나고야 - 시라카와고 - 다카야마로 일정을 조율했을 것이다.

그러면 시라카와고에서 1박을 하는 것도 가능했을테고... 어쨌든 이번 여행으로 배운게 많다.

예약은 신중하게.

예약할거면 비행기 - 숙소 - 교통순으로 확인한 후 예약하자.

 

버스는 눈발을 헤치고 남하하기 시작했다.

터미널 직원은 기사에게 '키요츠케테 구다사이~'하며 건투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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