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까말까 하다가 국민연금을 환급받기로 했다.
사실 그냥 한국에 남겨두고 있을까 생각했었지만,
TV뉴스에서 보니까 불경기가 지속되다보니 아직 한창 젊은 이들도 국민연금을 해약하기도 한다더라.
도대체 어떻게, 무슨 근거로 말미암아 해약하는건진 모르겠지만 여튼.
굳이 캐나다에서 머무는 내가, 한국사람들도 해약하는 국민연금을 킵하고 있을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국민연금공단으로 찾아갔다.
이미 몇년 전에 국민연금공단에 찾아가서 연금해약을 문의했었는데,
그 때 담당자가 나한테 영주권을 따야 환급이 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일단 영주권이랑 여권만 딸랑 들고 국민연금공단에 무작정 가봤는데....
담당자 : 네? 진짜 (그 직원이) 영주권 가져오면 연금 해약 된다고 했어요?
나 : ??????????????
국민연금 해약 및 일시환급 받기
- 나는 영주권 획득으로 인한 '현지이주'를 근거로 하여 국민연금을 해약한다.
- 현지이주 국민연금 해약을 위해서는 영주권 취득 - 해외이주 신고 - 국민연금 환급신청의 절차가 필요하다.
- 해외이주 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가 필요하다.
1. 국민연금 공단에서 국민연금 해약 절차를 알아보자.
국민연금 공단에서.
내가 꺼내든 영주권을 보며 직원은 "이걸로는 안돼요." 하더니 포스트잇에 미션을 적어준다.
국민연금 해약을 위해서는 필요서류가 총 5개.
해외이주신고 확인서 - 재외동포청
혼인관계증명서 (상세)
신분증 사본
여권 사본
통장 사본
이 서류들을 모~~두 가지고 국민연금 공단에 다시 와야 한다.
아래 4가지야 구하기 쉽지만, 첫번째로 적혀있는 '해외이주신고 확인서'는 자칫 시간이 오래 거릴 수도 있다.
해외이주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종로에 위치한 재외동포청에 가서 정해진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 서류들 중에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를 발급받는데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재외동포청에 방문하여 해외이주 신고를 해보자 - 1차는 실패.
어쨌든 다음날.
재외동포청을 찾아가본다.
뭔 건물이 이렇게 멋있냐.
경복궁 맞은편에 있다.
재외동포청은 A동 15층에 위치하고 있다.
와... 입구부터 간지나는게 이래서 다들 공무원 하나벼.
해외이주신고 쪽의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자.
외국인들, 한국인들. 그리고 검은 머리 외국인들까지. 사람들이 참 많이도 있더라.
업무 특성상인가, 사람이 한명 들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려 나온다.
안에 무인민원발급기도 있어서 필요서류를 여기서도 구할 수는 있지만,
웬만하면 준비해서 오자!
특히 여기에서 뽑는 납세증명서는 쓸모가 없다.
15층이라 그런지 뷰가 참 좋네.
결과적으로 이 날 해외이주 신고는 실패했다.
내가 가져온 납세증명서가 해외이주용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재외동포청 직원은 나에게 세무서나 온라인으로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를 떼서 와야 한다고 하면서,
걱정을 좀 많이 하더라.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는 최장 2주까지도 걸릴 수 있다면서.
읭?
출국까지 1주일 남았는디요;;;;;
3. 가까운 종로세무서에 가서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를 발급받아보자.
아짜피 납세증명서를 미리 준비해오지 않은 이상,
온라인 신청이나 현장 신청이나 처리 시간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종로세무서에 가서 납세증명서를 신청했다.
그냥 오랜만에 쌈지길도 걸어보고 인사동 구경하느라 좋더라.
종로세무서에서도 직원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면서 겁을 준다 ㅠㅠ
하아.... 출국 전까지 발급 안되면 어떡하지.
어휴....
와 다행히 하루만에 완료.
??????????????
다음날 세무서에서 바로 문자옴.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가 하루만에 나왔다고???
뭐지???
그동안 국내에서 번 돈이 없어서 그런건가???
여튼 그러했다.
냉큼 종로세무서에 가서 서류 받고 다시 재외동포청으로 향했다.
참고로 이렇게 현장신청을 하면 내가 신청했던 세무서에서만 납세증명서를 수취할 수 있다.
어쨌든 운이 좋아 빨리 진행된거니까, 그냥 한국에 들어오기 1주일정도 전에 홈택스를 통해 납세증명서를 미리 받아놓자.
pdf파일로 받아놓았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출력하면 일이 매우 쉬워지고 정신적으로 편해진다.
4. 재외동포청에 방문하여 해외이주 신고를 해보자 - 2차는 성공.
해외이주 신고에 필요한 서류는 위와 같다.
해외이주 신고서
여권
영주권
주민등록등본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
관세 납세증명서
지방세 납세증명서
그리고 필요에 따라
병적증명서
혼인관계 증명서
...
아니다. 저거 잘못된 설명이다.
정확히는,
해외이주 신고서와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 영주권, 여권.
이렇게 4가지 서류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행정정보 공동이용 동의서'에 동의하는 것으로 퉁칠 수 있다.
나의 행정정보에 접근권한을 주면 번거롭게 저 많은 서류를 떼오지 않아도 만사 오케이.
납세증명서 만큼은 확실하게.
이거때문에 마음고생을 좀 심하게 했었다.
해외이주 신고서는 위와 같이 생겼다.
인터넷에서 긁어온거긴 한데, 이거랑 가장 비슷하게 생겼다.
직원에게 신청할 때 한켠에 서류가 있으므로 이건 뭐 걱정 안해도 된다.
다만 '이주 종류'에 어떻게 적어야 하나 싶었는데, 직원이 '현지 이주'로 쓰라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사무실 구석쪽으로 가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2대와 프린터 1대가 있다.
여기에서 여권 복사본을 출력해갈 수 있다.
여권은 사본으로도 제출이 가능하다.
프린터 작동이 안돼서 당황스러웠는데,
위의 오른쪽 사진에 있는 마우스처럼 생긴 버튼을 눌러야 프린터가 작동된다.
좌측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좌측 버튼을,
우측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우측 버튼을 눌러야 프린터가 작동된다.
해외이주신고 확인서 발행을 결제할 때에는,
현금이나 카드가 아닌 '필증'을 구입해서 제출하는 식으로 결제해야 한다.
필증 구입처는 재외동포청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인다.
개당 미화로 50센트.
한화로 600원씩 받았다.
난 2부 신청.
해외이주신고 확인서는 행정기관용과 금융기관 제출용 두가지로 나뉘는데,
국민연금 공단에는 '행정기관용'을 제출하면 된다.
난 그냥 하나 기념으로 갖고 싶어서 둘 다 신청했다.
드디어 해외이주신고 확인서를 수령받았다.
재외동포청 직원말로는 이제부터,
나의 건강보험은 그야말로 중단되는 것이고,
국민연금을 일시환급받을 수 있으며,
주소지가 내가 지금 속한 동의 주민센터로 이전된다고 했다.
5. 이제 진짜 국민연금을 환급해보자.
다시 국민연금 공단에 방문하여 5가지 서류를 모두 제출했다.
절차는 간편하고 빨랐다.
공단 직원은 내가 몇개월 동안 국민연금을 납부했고, 이자가 얼마나 되며, 언제 수령받을 수 있는지 말해주었다.
음... 뭔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 기분이 들더라.
이후로 주민센터에 가서 내가 해외이주를 신고했음을 고지해야 한다고 공단 직원이 말해줬다.
하지만 막상 주민센터에서는 해외이주 신고자에게 뭘 어째야 하는지 알질 못하더라.
뭘 어물쩡 어물쩡 하긴 하는 것 같던데,
주민등록증이랑 여권, 출국 티켓만 복사해가고 끝.
내가 뭐 할거 없고 이걸로 됐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더라.
그냥 나도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국민연금 해약금은 주말을 빼고 이틀 뒤에 내 통장으로 들어왔다.
6. 결과
일단 주민등록증이 먹통이 된다.
해외이주를 신고하면 주민등록증이 확인되지 않는 신분증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재외등록증인가? 그런게 있는 것 같은데 상기한대로 주민센터에서는 아는게 없다.
그래서 이제 나의 신분증은 여권 하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운전면허증을 재발급받았지 ㅠㅠㅠ
그러므로...
은행에서 환전할 때 주민등록증으로 환전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왜냐면 은행에 내 프로필로 등록한 신분증이 주민등록증이니까 헐.
아, 금액은!!! 가장 중요한 금액.
21개월동안 납부하여 이자포함 492만원정도 받았다.
타임라인
2024.01.22 월
국민연금 공단 방문 - 해외이주신고 확인서 필요
2024.01.23 화
재외동포청 방문 -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 필요
종로 세무서 -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 신청
2024.01.24 목
종로세무서 - 해외이주용 납세증명서 발급 완료
재외동포청 - 해외이주신고 확인서 발급 완료
국민연금 공단 - 국민연금 일시환급 신청
2024.01.29 월
국민연금 환급액 통장으로 수령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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