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말베La Malbaie는 캐나다 퀘벡주 세인트 로렌스 강변에 위치한 시골동네다.
퀘벡시티에서 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두시간정도 달리면 나오는 동네로, 아마 굳이 여기까지 여행할 한국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이곳에도 페어몬트 호텔이 하나 있기 때문에.
호텔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차치하고,
당장 맞닥뜨린 문제점은 호텔 주면에 제대로 밥을 먹을 식당이 없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냥 호텔 식당에서 먹어도 됐을텐데 그걸 배제해버렸네,
https://maps.app.goo.gl/5vHHuqeYrg9mYVcW8
Chez Chantal · 95 Rue du Quai, La Malbaie, QC G5A 2Y1 캐나다
★★★★☆ · 음식점
www.google.com
여튼 그렇게 밥집을 찾아 구글맵에서 검색하던 중, 호텔 근처에서 '우리에게는 스낵, 현지인에게는 식사'를 파는 작은 식당을 찾게 되었다.
식당 이름은 Chez Chantal.
퀘벡에서는 식당이름에 저 'Chez'라는 표현을 자주 쓰던데, 프랑스어로 '집에서'라는 뜻이더라.
보시다시피 Chez Chantal은 야외 테이블로 운영되는 작디 작은, 마치 구멍가게 같은 식당이었다.
2025년 6월 중순. 오후 2시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별로 없었다.
가게 상단에는 저렇게 메뉴가 쓰여있지만, 당연히 프랑스말에서 오는 불편함이 살짝 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먹고 싶은 '랍스터롤'.
영어로는 Lobster Roll이 되겠지만 불어로는 Guedille au Homard다.
Homard가 랍스터다.
세번째 줄 맨 위에 랍스타 그림 옆에 같이 적혀있다.
랍스터 롤만 주문하면 22.25불.
사이드로 감자튀김Frites를 붙이면 총 24.95불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망할 세금이 붙으면 총 28.69불이 된다.
팁을 추가했더니 31.55불이 되었다.
아 진짜 세금 어떡하냐 아 열받네.
주문할 때 언어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캐셔를 보는 직원이 영어를 아예 하지 못한다.
그래!!!! 이게 퀘벡이지!!!!!
다행히도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 영어를 할 줄 알아서 그분이 주문을 받아주셨다.
음... 저 주방장이 사장인가? 포스가 이 집 주인이 저 사람이고 캐셔는 알바같았음.
여튼 주문을 마치면 우리나라 카페에서처럼 진동벨을 준다.
건물 우측에 케찹, 머스타드, 식초, 소금, 후추 등과 함께 플라스틱 포크와 나이프가 있다.
나중에 진동벨이 울리면 여기서 음식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탄산음료를 가게에서 팔지 않고,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만 구입할 수 있더라.
동전이 없으면 음료수를 못마신다.
건물의 다른 쪽에는 3년 연속으로 수상한 트로피가 세워져있던데, 음.... 여기 핫도그 맛집이었구나. 그걸 몰랐네.
한 5분 만에 나왔다.
와 저 영롱한 랍스터 샐러드 좀 보소.
그래. 캐나다 동부에 왔으면 랍스터도 뜯어줘야지.
빵으로 감싸서 냠.
아쉽게도 랍스터는 차가웠다. 근데 샐러드라서 당연히 차가운게 맞는데.....
마치 핫도그처럼 먹어서 머리가 뜨거워야 한다고 자각하는건지 이 차가운 맛이 서운하더라.
랍스터가 비리지는 않은데 살짝 바다맛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맛이 난다.
그리고 ㅋㅋㅋ 역시 서양음식답게 짭짤하다.
큼직한 조각도 있다.
아마 집게발에서 나온 듯한, 그리고 이건 절대 가공해서 만들어낸 덩어리가 아니라 찐 자연산 랍스타 덩어리!!!!
그리고 나는 크래미가 얼마나 잘 만든 제품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이 순수한 랍스터도 맛있긴 하지만 크래미는 못이긴다.
감자튀김의 질은 쓰레기다.
튀긴지 한참 되어 눅눅해진 감자튀김.
근데 퀘벡지역에서 이런 감자튀김을 먹는건 숙명일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프렌치 프라이를 푸틴으로 만들어먹는지라 식당에서 감자튀김을 미리 대량으로 튀겨놓는다.
퀘벡에서 갓 튀긴 신선한 감자튀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맥도날드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신선한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을지도.
감자는 차치하고 여튼 랍스터롤을 맛있게 자알 먹었다.
앞으로는 크래미를 찬양할 생각이지만, 오리지널 랍스터를 먹었다는 점에서 더 가치가 있음에 의의를 두고 싶다.
무엇보다도 30불, 3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저런 조촐한 한끼를 했건만 머릿속에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여기서 두끼를 먹을까 생각했는데 감자때문에 그러지 않기로 했다.
또 랍스터를 먹기는 싫고, 다른 어떤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감자가 같이 나올 것 같아서 Chez Chantal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사족.
............. 랍스터는 퀘벡 동쪽으로 마트에서 저렴하게 사먹을 수 있으니까 참고합시다.
그냥 자숙 랍스터 사와서, 살을 다 찢고, 마요네즈에 버무린 다음, 파를 살짝 첨가.
이걸 핫도그빵에 싸먹으면 그게 저렴하고 양도 많은 랍스터 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