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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2019 제주 올레길 완주

[제주 올레길 4] 올레길 4코스(반나절). 표선해수욕장 - 토산2리 - 남원포구. 신흥리에서 용천수 관람 가능.

아스라이39 2021. 3. 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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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수를 관측할 수 있던 것만큼은 가치있던 경험이었다.

하지만 3코스만큼 평탄하고 재미없던 코스였다.

 

소요시간 : 13:00 ~ 17:00 (4시간)

길이 : 19km

 

https://www.jejuolle.org/trail/kor/olle_trail/default.asp?search_idx=6

 

"절반은 아름다운 해안 올레고, 나머지 절반은 오름과 중산간 올레다.

가마리 해녀올레는 제주 해녀들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

 

 

4코스의 시작점 표선해수욕장은 식당도 많고 매점도 있어서 잠시 쉬었다가도 좋은 곳이다.

하지만 하루에 두코스씩 도는 나로서는 갈 길이 바빠서 잠시동안 다리만 좀 쉬게 하고 올레길 완주를 속개하였다.

 

제주올레 패스포트에는 4코스를 절반의 해안 올레와 절반의 오름,중간산 올레로 밸런스 있는 것처럼 소개했지만, 굳이 따지자면 4코스를 완주하는 4시간 동안 계속 평지만 다닌 느낌이었다.

오르락 내리락길이 없어서 부담스럽진 않았지만, 장거리 평지코스는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로 무미건조했다.

3코스도 그랬고, 4코스까지 재미없으니 하룻동안 계속 재미없이 걷기만 했던 날이었다.

 

 

산뜻하게 도장 찍고 시작.

 

 

돌길 돌탑 돌사당.

돌길이라 발이 불편했는데, 돌길이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이제 등대도 자주 보인다.

해녀분들이 물질을 마치고 올라오고 계셨는데, 같이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굳이 말씀드리지는 않았다.

무례한 것 같아서.

 

 

제주 남해안의 대부분이 위의 사진처럼 검은 돌로 이루어져있다.

처음에야 '제주같다'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이 되면 검은 돌을을 보더라도 아~무 생각 없어진다.

하도 검은 돌을 많이 봐서 오히려 백사장을 보면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 그 한때 붐이었던 쉬림프박스의 그곳인데 가격이 너무해서 그냥 스킵함.

 

 

'갯늪'이라는 곳인데 왜 강조되어있는지 모를 정도로 별로였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겠지만, 제주의 해안에는 예쁜 까페들이 많다.

바다가 보이는 멋진 경관과 어우러져 저런데서 몇시간 죽치고 앉아 힐링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하지만 난 달려간다.

해떨어지기 전까지는 완주를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

 

 

4코스의 중간기점 해양수산연구원.

하지만 우리에게는 화장실이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제는 더이상 뒤를 돌아봐도 성산일출봉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한라산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한라산이 제주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데다, 제주 올레길의 특성상 제주 해안을 따라 주욱 걷는거니, 앞으로도 긴 시간동안 걸음을 한라산과 함께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다를 보며 산을 보며 귤을 까먹으며 계속 나아간다.

 

 

멍하니 걷다가 개깜놀.

저 작은 바위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태양을 피하며 낮잠이라니 ㅋㅋㅋ

 

 

찾아보니 '개미취'라는 꽃이다.

너무 예쁘게 피어있었다.

별볼일 없는 4코스라 칭하고는 있지만, 자연의 순간순간을 보면 즐길거리가 충분히 많다.

 

 

아 고양이 키우고 싶다. 나만 없어 고양이.

 

 

오전에 3코스를 돌 때, 내륙코스인 A코스를 선택한게 참 잘한 일 같다.

아니 절경도 순간이지, 계속 똑같은 것만 보니 미쳐버리겠네.

특히 바다 표면으로 부서지는 햇살이 아름답긴 한데, 계속 보고있자니 실명할 것 같고, 무엇보다도 더워! 망할 햇살아 11월인데 왜이리도 강렬하니 너는.

 

 

2코스의 고기국수 식당과 더불어 이곳 역시 예전에 와봤던 곳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 건물은 기억난다. 와... 놀라워. 그 때의 나는 도대체 여길 왜 왔던걸까. 이 주변은 별로 볼 것도 없는데.

 

 

 

포장도로, 돌길, 숲길 등등 다양하게 간다.

저 돌길+숲길에서 어떤 분들이 자전거를 짊어지고 내 역방향으로 가고 계시던데... 이 때 확실히 느꼈다. 제주 올레길은 자전거로 돌면 낭패를 보게 된다.

제주 해안코스를 따라 한바퀴 도는 자전거코스가 아예 존재하니, 자전거를 짊어지고 이런 비포장된 길을 지나다닐 필요가 없다.

 

 

내가 완주했던 2019년 말에는 4코스 중간지점 스탬프의 이동이 있었다.

아마 공사중을 이유로 옮긴 것 같은데, 내가 완주할 당시에는 위와 같이 토산2리 마을회관 옆이라고 불리웠는데, 지금은 '알토산 고팡'이라는 상가 이름으로 고착된 것 같다.

 

여기까지 절반왔는데 엄청 힘들었다.

오후일정의 폐단이기도 하지만, 길고 지루한 코스에 마음까지 지쳐서 이만저만 엉망진창 말이 아니었다.

 

 

오. 조금 내륙으로 들어왔더니 검은 흙이 아닌, 갈색의 붉은 토양이 있었다.

육지에서는 흔하디 흔한 풍경이겠지만, 제주 올레길을 돌던 나로서는 이러한 모습이 새삼 작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인가판대.

청귤에이드 저거 먹고싶긴 했지만 그냥 패스.

귤도 안사고 그냥 패스.

근데 여기 진짜 너무 열려있는거 아닌가;;; CCTV라도 있나;;; 사회적 믿음이 굳건한 것인가.

 

 

신흥리 앞바다에는 '용천수'가 나온다.

교과서에서나 공부하던, 땅에서 물이 솟아나오는 용천수.

심심하기 그지없는 4코스에서 그나마 흥미로웠던 유일한 볼거리 용천수.

 

 

근데 이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완전 기진맥진하니까, 해안으로 나오자마자 마트에 들러서 식혜를 마셨다.

그만큼 지쳤다는거지.

 

 

와 드디어 찾았다 용천수~~~

찾기 어렵지 않다. 그냥 보고 있으면 뭐가 역으로 치솟는 물줄기가 보이는데, 그게 바로 용천수. 싱기하당.

.... 사진으로는 표현하기 힘든데, 진짜 실제로 보면 새삼 흥미롭긴 하다.

...... 극단적으로 생각하자면, 4코스의 4시간 트레킹의 가치는 이거 하나였다.

 

 

하아... 오후 5시. 

하늘은 황금 올리브 빛으로 노랗게 물들고 있었고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에 도달했다.

4코스의 종점에는 제주올레 안내소가 있었고, 앞의 비석은 5코스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도장 못생기게 찍어서 속상함.

 

 

버스시간이 남아서 잠시 앉아 석양을 보다가 자리를 떴다.

 

 

여기 진짜 대박임!!

남원포구 버스정류장인데, 저 벤치 중 하나는 무려 보온벤치였다.

엉덩이가 따땃해서 잠이 솔솔 오더라.

물론 나중에 서울에서였나? 보온벤치를 또 보기는 했는데, 이 때 아마 보온벤치를 처음 느껴본거였지??

 

남원포구에서 신제주까지 가는 버스는 한라산 옆으로 가로질러가는 버스다.

급행버스로 131번 버스가 있지만, 시내버스인 232번 버스도 같은 루트를 간다.

131버스가 2300원인 반면, 232번은 1350원이므로 1000원이라도 아끼자는 차원에 232버스를 추천한다.

물론 당연히 응당 131이 더 빠르지만, 그리 극명하게 차이나진 않는다.

 

앱으로 검색하면 도착시간이 가장 빠른 131버스가 우선적으로 뜬다.

그러므로 미리 알아놓는게 1000원이라도 더 아낄 수 있다.

먼저 오는 버스를 우선으로 하되 232버스를  좀 더 마음에 두자.

 

휴우... 26분의 4를 끝마쳤다.

아직 시작일 뿐이었지만 벌써부터 지치는게 앞으로의 일이 난감하고 걱정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끝낸 지금의 나로서는 다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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