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드라마웨이, 곽지해변부터 이어지는 해안길.
짧은 코스인만큼 랜드마크는 적지만, 볼거리가 해안산책길.
가족단위보다는 커플관광객이 많던 곳.
소요시간 : 11:20 ~ 14:00 (2시간 반)
길이 : 13km
"애월 중산간 풍광의 고즈넉함을 담기 위해 처음에는 중산간 코스만을 냈으나, 한담 해안산책로를 비롯해 해안 길이 올레스럽게 다듬어지면서 바당올레 코스도 새로 냈다.
중산간 올레와 바당올레 모두 걸을 수록 더 빠져드는 풍광. 길의 점층법을 만난다."
A코스 : 난대림 숲과 고즈넉한 중산간 풍광
B코스 : 한담해안산책로를 포함한 곽지, 애월 해안 절경.
14코스를 끝내고 15코스로 진입했다.
15코스에서는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분기점.
A루트로 갈 것인가 B루트로 갈 것인가하는 것이다.
이게 공교롭게도 A는 내륙코스, B는 해안코스였는데,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따르면 둘 중 뭐 하나도 버리기 아까운 아름다운 길이니 둘 다 가보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내 생각은 1도 안하고.
오전 14코스를 돌 때에도 계속 어디로 갈지 고민했었는데, 확실한 결정없이 일단 15코스를 시작했고, 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도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지 않았다.
시간을 지체하기 싫으니 일단 출발.
부둣가에 웬 미소가득한 장승이 인자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금 보니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와아.. 이제는 신발이 너덜너덜해졌더라.
결론적으로는 다행히 올레길을 다 돌 때까지는 버텼다.
어마하게 많은 배들이 정박돼있던 한림항.
한가로이 떠있는 배가 있어서 찰칵.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신경쓴 티가 나는 수원리.
저기가 수원리 사무소. 분기점이다.
B코스로 가기로 한다.
길이가 짧은게 메리트이기도 하지만, 경험상 내륙으로 가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해안길을 택했다.
3코스 때를 생각해보면 참 다른 선택이군.
이런 분기에서는 웬만하면 긴 쪽으로 향하는데, 이번엔 짧은 쪽으로 향했다.
물 참 맑다.
웬 3인방이 계속 보였다.
왼쪽부터 영등대왕, 영등할망, 영등하르방인데, 가운데 영등할망이 주인공 바람의 신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15-B코스 초반컨셉은 영등할망인가보다.
영등할망에 대한 주변인물 및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더라.
관심이 없어서 심도있게 읽어보진 않았다.
드라마웨이? 뭐지 여긴?
15-B코스는 13km대로 짧은 코스라 중간스탬프도 빨리 나왔다.
ㅇㅋ. 음.. 이렇게 보니, A코스가 궁금하긴 하네.
...살면서 가볼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지만.
드라마웨이. 여기 엄청 좋았다.
밀도있게 깨끗한 거리가 되어 있었는데, 자칫 별거 없이 그저 깨끗한 거리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꽤 좋았다.
아마 노란색과 검정색으로 이루어진 저 사인포스트가 시선을 확 사로잡기 때문인 것 같다.
만약 저게 없었으면 단지 그냥 깨끗한 건물, 깨끗한 길로 생각될 수 있는데,
저 포스트 하나로 이국적인 느낌이 나면서 이곳 매력을 향상시키는 것 같았다.
하늘로 뻗은 계단.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놨더라.
일출봉쪽에는 올라갈 수 있게 해놨던데;;;
음.. 다칠까봐 그런가보지?
사람들이 한가롭게 파우치에 누워서 바다를 감상하고 있었다.
저 멀리 곽지해수욕장이 보인다.
드라마웨이부터 잠시동안 코스가 즐거워진다.
이래서 다들 해수욕장에 놀러오는건가.
예전부터 해수욕장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해수욕장이 예쁘다고 느껴지네.
이곳 역시 백사장을 천으로 덮어놨다.
곽지해수욕장의 과물 노천탕.
여름에 사용되어지고 있나보다.
사진촬영금지라지만...
겨울엔 괜찮겠지 싶다;;; 설마 추운데 여기서 씻을 사람이 있으려구.
곽지해수욕장은 생각보다 길었다.
이름이 낯선 해수욕장이라 그냥 짧게 있을 줄 알았음.
위 사진과 같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크으. 그 와중에 모래가 참 곱다.
그래... 불편하더라도 모래는 걍 모래로 있을 때가 나은 것 같어.... 천같은걸로 안덮고..
계속 고고.
15-B코스도 14코스와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중간스탬프까지는 시간소요가 짧다가, 중간부터 느려지기 시작했다.
체력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후반부터 볼거리가 생겨서 천천히 가서 그런 것이다.
전체적으로 올레길을 걷다보면 신기하지도 않은걸로 의미부여하여 관광객을 현혹시킬 때가 많다.
아주 많다.
그리서 이런 안내표시판을 보더라도 '에휴'하고 지나가기 십상인데.
읭???? 이건 그럴 듯 하다잉????
진짜 저 뾰족 튀어나온 부분이 솔개머리같네.
멋있다.
썩 괜찮은 길을 계속 걷는다.
역시 관광객들이 많다.
협재부터 젋고 어린 관광객들이 많은 느낌이었다.
제주시랑 가까워져서 그럴 것이다.
중문이나 천지연 등 서귀포쪽의 관광지에는 가족단위나 단체 관광이 많았던 것 같은데,
제주도 서쪽으로 넘어오면서 커플 관광객이 많아졌다.
여기까지도 선인장이 ㅋㅋㅋㅋ
포구.
해안길일 줄 알았던 15-B코스는 그냥 부분적으로만 해안길이었다.
곽지 해수욕장부터 아까 관광객이 많던 까페단지까지만 해안길이었는데, 그 구간 자체만으로도 15-B코스는 가치와 매력이 있었다.
다만, 애월로 들어서면서부터 마을길만 걷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심심한 코스가 이어졌다.
발자국으로 귀엽게 사람들을 현혹하는 편의점과 공방 ㅎㅎㅎ
성산만큼 많진 않았지만 애월에도 공방이 좀 보이더라.
지나가려던 중, 뒤를 돌아보니 개 커여운 고양이 하나가 날 응시하고 있다.
미쳤어 개 귀엽. 눈으로 심장 때리지마.
바로 고개를 돌려서 가버리길래 사진이 잘 안찍힌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이런 횡재가.
이렇게 사람친화적인 고양이를 보면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손으로 만지는데도 딱히 저항하지 않는 걸로 보아서 개냥이가 분명합니다.
이날 돌아다니면서 본 것중 제일 예뻤다 ㅋㅋㅋㅋㅋ
종점에 다달았다.
저 버스정류장은 종점 근처의 버스정류장인데, 버스가 자주 없다.
아쉬운건, 시간표도 게시되어 있지 않아서, 올레길 종주자들에게는 좀 사용되기 힘들다는 점.
도착!!!
3시간도 안되는 짧은 코스였다.
사실 여기에 다다랐을 즈음, 15-B코스에 실망하고 있었다. 에이~ 볼 것 없네.
왜냐면 마을길로 마무리지으면서 심심했으니까.
근데 포스팅을 하면서 사진을 하나하나 찬찬히 보니까, 괜찮았던 뷰가 상당히 많더라.
역시 B코스로 오길 잘한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당일에 바로 16코스로 진입할까 생각했었다.
아직 2시가 막 지나간 이른 시간이라, 한코스 더 도는데 무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제부터는 우리 집방향으로 가서 좀 늦게 끝나도 집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음....
장고끝에 내린 결정은, 오늘은 이만 끝냈다.
마을에서 간선도로쪽으로 나오면 저어기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고내리 버스정류장.
이제는 버스가 집 근처까지 한방에 가더라.
갈아타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고 좋았다.
14코스 출발지처럼 버스시간 계산해가며 이동하는 건 너무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