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지나치게 가까워서 신비로운 제주의 자연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제주 북부해안의 절경과 랜드마크에서 관광객들과 커플들이 노닌다.
서퍼들은 살벌한 파도위에서 곡예를 하고 있다.
소요시간 : 11:05 ~ 15:50 (4시간 45분)
길이 : 18.1km
"옛 사람들의 풍류를 따라 즐긴다.
시작은 근심마저 사라진다는 무수천이다.
달 그림자 구경하던 외도 월대, 작지(조약돌)들이 재잘거리는 알작지해안, 낙조가 아름다운 도두봉, 용이 산다는 연못 용연...
이름 높던 절경을 지나, 옛 읍성과 지금의 제주시내를 동시에 만난다."
17코스는 내륙에서 시작하여 해안가를 거쳐 제주시에 도달하는 코스이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지세이다.
실제로 무수천을 따라 해안가까지 이르는 길은 심심하다.
그러나 해안코스부터 제주 북부해안의 절경과 예쁜 랜드마크들을 볼 수 있다.
붐비는 관광객들과 커플들은 기본.
거기에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까지.
특히, 중간에 해안가와 제주공항 사이를 지나가며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17코스는 쉬운 코스다.
내륙에서 시작하여 바닷가를 걷다가 시내에서 끝나는 코스니까,
중간의 도두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길이 평지이거나 쉽디 쉬운 내리막길이다.
근심을 없애준다하여 '무수천'이다.
수량이 많다고 하더니, 과연 물웅덩이가 보이는구나.
무수천을 따라 쭉 해안까지 걷게 되는데, 심심하기 그지없는 루트라 걸음만 재촉하게 된다.
심심한 무수천이라지만, 센스가 넘쳤던 문구와 격려가 있었다.
읽으면서 가니까 지루하지 않고 좋더라.
정~~말 제주의 하천스러웠던 무수천.
한때는 콘크리트로 길이 있었나보다;
길이 끊어진 흔적이 역력하네.
17코스 내륙코스는 예상대로 지루하고 볼거없는 길이었다.
제주의 독특한 하천의 모양새였지만 음.... 뭐 예전이라면 신기하네 싶었겠지만,
쇠소깍을 한번 보고나면 다른 하천을 보며 즐거워하기 힘들다.
월대. 물에 비치는 달 그림자를 보고 즐겼던 곳.
여기부터는 그냥 시내다. 제주 시내. 제주시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 도시.
와아..... 진짜 예술 그 자체.
할렐루야 소리가 절로 나오네.
종종 구름 사이로 비치는 빛의 커튼을 보며 좋아라했다.
혼저옵서예~~~~~~
만든지 얼마 안됐나보다. 깨끗했다.
아아아 저 멀리 도두봉이 보인다.
저것만 넘어가면 오늘의 고비는 더 이상 없다.
역시 17코스는 쉬운 코스다.
파도 무서워....
근데 확실히 암만 파도가 세고 흐리다 하더라도 바람이 안부니 걷기 괜찮네.
올레길 17코스는 공항과 바다 사이를 통과하며 지나간다.
그래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많이 봤는데,
그만큼 장관도 많이 봤다.
예를 들어 비행기로 만들어지는 개기일식같은거!!!!!!!!!!!
이호테우 해수욕장에 도착.
그래. 어쩐지 서퍼가 많다더니만...
조형물을 보니, 여기 서핑으로 유명한가보다.
해수욕장 한켠에는 나무그늘도 있었다.
여름에 매우 좋을 것 같어.
야영금지 경고를 깔끔하게 무시하는 사람들....
요런 이상한 것도 나온다.
도두 추억의 거리에는 여러 조형물들이 길가에 늘어서있었다.
고스톱치는 소녀들.
기술 쓰다가 걸리면 손모가지 날아가는거 안배웠냐아?
아아 가까워져버렸어;; 올라가기 싫다.
다행히 발목상태는 오전에 비해 완전 괜찮아졌지만;;;; 올라가기 싫다.
올라가면 경치도 좋고 공항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올라가기 싫다.
올라가기 싫다니까 육교가 나와.
깔끔하게 정렬되어있던 고깃배들.
확실히 제주시긴 시구나.
다른 읍내 포구들이랑은 스케일이 다르네. 한림항정도 돼야 대적할 수 있겠어.
도두봉 초입 화장실.
여기도 도두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던데... 걍 이 계단은 뒤로 하고 정식루트를 탔다.
구름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그 아래 펼쳐진 시내가 그림같이 멋있었음.
도두봉 정상에는 이미 꽤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주로 중국사람들이었다.
와 뭔... 성직자 스킬같은건가?
저 아래 있으면 엄청 축복받을 듯.
무척이나 독특하고 고풍스러웠던 스타벅스.
피곤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이젠 올레길 코스가 얼마 안남아서 그런가..
조급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와... 이젠 비행기가 진짜 크게 보인다.
한번 저~~~멀리서 오는 비행기를 촬영해봤다.
비행기가 딱 내 정수리 위로 날게끔 하고 싶었는데, 비행기의 궤도도 계속 바껴서 이게 쉽지가 않더라.
바쁘신 분들은 40초부터...
그렇게 간다간다해놓고선 안가서 다행인 용두암.
어짜피 올레길 돌면서 지나가는구나;;;;
용두암 아래로 해녀들의 식당이 있는 듯,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요로코롬 생겼구만~
원체 유명한 것도 있지만, 일단 제주시에서 무지 가깝다보니, 아니, 제주시에 있다보니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용이 산다는 용연.
크으!!!!!
여기도 뱃놀이하기 좋겠다!!!
역사유적과 함께하는 제주시내로 접어들었다.
관덕정.
여기서 원님 의상도 무료로 입어볼 수 있다.
익숙한 거리가 보인다.
친구랑 18코스를 시작했던 그 골목, 그 건물들이다.
올레길 17코스도 끝낼 시간이 왔다.
....뭐... 들어가볼 필요는 없겠지.
올레길 17코스 끝.
파도 구경하랴, 비행기 구경하랴 멈춰서있던 시간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냈다.
마음이 조급하여 몸가짐이 날래진건가.
거의 다 돌았다.
이제 20,21코스를 돌고 나면 이 대장정도 끝이 난다.
시원섭섭하구만!
올레길로 내 국내여행에 대한 미련을 어느정도 종식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민을 목표로 하던 와중, 국내에서 뭔가를 성취하고 싶었는데, 올레길정도면 꽤 만족할만한 활동이었다.
나의 여행이 끝나가는게 느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