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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2019 제주 올레길 완주

[제주 올레길 25] 올레길 21코스(반나절). 제주해녀박물관 - 석다원 - 종달바당. 대망의 마지막 코스. 올레길의 마지막은 올레길의 시작점.

아스라이39 2021. 3. 2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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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의 마지막 코스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소요시간 : 11:35 ~ 14:05 (2시간 반)

길이 : 11.3km

 

https://www.jejuolle.org/trail/kor/olle_trail/default.asp?search_idx=28

'1코스 시흥을 떠나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 온 긴 여정이 비로소 완성된다.

지미봉 꼭대기를 섰을때 360도 어디 한 곳 가릴 데 없이 펼쳐지는 제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길었던 지난 여정은 종달리 작은 백사장에서 마무리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이다."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오후.

 

드디어 마지막 코스다.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라고 생각하기엔 그냥 무덤덤했다.

마지막이라는 기대감과 흥분 기타등등의 감정들은 오전에 20코스를 돌며 다 소모했었나보다.

 

 

아쉽게도 마지막 코스를 돌 때 끝까지 날씨가 흐렸다.

 

 

실제로 어업에 사용되어지던 배.

해녀들이 먼 바다에서도 일하는건 처음 알았다.

근해에서만 나갔다가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14코스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선인장.

오랜만에 보니까 뭔가 마무리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느낌도 들었다 ㅋㅋㅋㅋ.

 

 

별방진이라는 곳이다.

유적지임에도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에도 사람들이 이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음.. 따지고 보면 서울도 도성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거긴 하지만. 비슷한건가?

 

 

성벽이 곳곳에 있다.

여기서 사는 사람들은 저게 신기한건줄 모르고 살겠지?

문득 웬지 불탑과 더불어 사는 미얀마 바간이 생각났다.

음... 아쉽게도 저 성벽들이 지도앱 위성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

직접 봐야한다.

 

<올레길 21코스>

 

석다원 앞이라더니만 식당 이름이었군.

 

 

이 사진을 찍어두길 잘했다.

올레길 완주 후 인증서를 받을 때 제주올레 패스포트를 제출하는데,

이 두 페이지에 그림을 붙여줘서 '폭삭 속았수다'라는 문구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저 멀리 섬이 보인다. 토끼섬일 것 같다. 

흐음... 지도앱을 보면 찐 토끼섬보다는 그보다 내륙쪽에 있는 작은 섬이 더 토끼섬같다.

토끼가 뛰는 모습같다고 해야하나.

 

 

여름엔 물에 발담그고 걸어갈 수도 있겠다.

 

 

와오...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게 설마 성산일출봉이야???

진짜 섬을 한바퀴 돈 느낌 나는구만!

 

다시 본 일출봉은 흐릿하기 짝이 없어서 11월 처음에 올레길을 시작했을 때 보았던 그것이 맞나 싶지만.... 뭐 흐린 날의 겨울이니 할 수 없지.

 

 

우도도 보인다.

진짜...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

 

 

저 멀리 보이는 저 오름.... 코스 초반부터 계속 보이던거였다.

아 ㅅㅂ 진짜 설마했는데 저기 오롯이 우뚝 솟아있는게 내가 앞으로 가야 할 지미봉이구나 ㅠㅠㅠㅠ 

하아.... 높이 올라가서 주위구경을 하라는 마지막 배려인가. 그런 배려 쓸데 없는데.....

 

근데 저기 생각해보니까 1코스를 돌 때에도 눈에 계속 보여서 의식했던 것 같다.

지미봉은 직접 보면 엄청 높아보이는데, 해발고도 160m밖에 안되는 얕은 산이다.

하지만 제주 끄트머리는 해발고도가 낮아서 160m짜리 산도 고생고생해서 올라가야 한다.

 

 

하도 해수욕장.

겨울철 흐린날의 해수욕장은 인적이 드물다.

 

백사장이 넓고 물이 깨끗하다 하더니, 과연 백사장이 넓긴 하다!

 

 

ㅋㅋㅋㅋ 올레길을 돌면서 지도앱을 다양하게 쓰기 시작했다.

위성지도, 지형지도 등 보면서..... 개빡칠 때가 많았지만 어쨌든 편리하긴 했다.

 

와아 그렇구나... 저기 꼭대기를 비잉 돌아가야 하는구나...

근데 저렇게 올라가는게 낫다. 더 완만하니까.

나중에 나오겠지만, 종달리해변쪽 저 반대편 루트는.... 그야말로 진정 개 헬이었다.

 

 

우이쒸! 지도보고 다시 보니까 어떻게 고생해야 하는지 눈에 보여서 짜증남;;;

 

저기 오시는 등산객분과 이야기를 잠깐 나눴다.

 

여기 높죠!!!??ㅠㅠㅠㅠ 하며......

근데 저 분 말씀으로 이쪽으로 올라가는건 그래도 반대쪽보다는 괜찮다고 하시더라.

옳은 말씀이셨다.

하지만 이때부터 정상까지 걸어가는 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

 

 

가파르지만 길지 않다는 지미봉.

그래. 그게 싫은가야!! 가파르지만 길지 않은거!!

하지만 그래!! 괜찮아!! 난 핫식스를 먹은 상태거든!!! 타우린이 넘쳐나지!!!!!!!

 

 

저 멀리 밭이 돌담의 굵직한 선으로 구획지어진게 그림처럼 보인다.

이 역시 1코스에서 인상깊게 봤던 장면이다.

 

 

이 뷰를 끝으로 26코스의 고난이자, 425km 에서의 고난이 끝난다.

앞으로도 걸을 길이 더 남아있지만, 언덕은 이것으로 완료였다.

 

1코스 때의 말미오름, 알오름에서 봤던 그 장관을 기대하며 지미봉에 올랐다.

하지만 지미봉 정상에서 본 주위의 풍경은 실망 그 자체였다.

그 때는 햇빛때문에 빛나 보였던 풍경이 안개와 구름에 가려져 매력을 상실했다.

흠...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그랬는지 많이 아쉬었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출봉을 보며 마지막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무지 가파르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가파르다.

진짜 여기로 올라오려면 각오하고 와야겠더라.

 

 

다 내려왔다.

마음은 점점 더 싱숭생숭해졌다.

 

 

화장실.... 그래. 마지막 올레길 화장실이겠네.

올레길을 돌며 화장실을 볼 때마다 돈낸 것에 대한 대우를 받는 느낌이었다.

처음엔 그냥 화장실이다 생각하고 썼지만,

생각해보니, 개중에는 제주올레에서 일부러 만들고 관리하는 화장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다.

이래서 여러모로 자금력이 중요하다.

 

 

마지막 마을에 다다른다. 그곳은 종달리.

1코스 때 지나갔던 마을이다.

 

 

해안도로에 도달했다.

못내 끝내는게 아쉬워진다.

 

성산일출봉도 보고, 내가 맨 처음 경험했던 오름,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본다.

 

 

부러져있는 '정낭'.

제주에서 대문의 개념으로 쓰이는 저것의 이름을 이제는 안다. '정낭'.

 

올레길을 돌며 제주의 고유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곧게 뻗은 해안의 길은 나아게 마지막 간세로 인도해줬다.

 

올레길의 대단원이다.

이미 올레길 첫날 봤던 그곳은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고, 나의 기분도 굉장히 달라졌었다.

그 때 이곳에서 쉬던 사람들은 없었고 황량한 바람만이 분위기를 아우르고 있었다.

 

 

속이 후련하네!!!!

아니, 섭섭한가?

뭔가 마지막을 고한다는 것은... 한편으론 설레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아쉽기도 한 미묘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 같다.

 

 

그 때 ㅋㅋㅋ 1코스 때 앉아서 파워에이드를 마시며 아아아 26코스를 언제 다 도나~ 생각했던 돌테이블 ㅋㅋㅋ

 

한달을 조금 넘기는, 흥미롭고도 행복한 경험이었다.

제주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내발로 한바퀴를 돌았다는게 믿겨지지도 않고.

내가 몰랐던 여러 자연경관과 문화, 전통방식 등등을 습득하며 제주라는 섬에 대해 더욱 많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고생도 했고, 지루한 길도 있었고, 바람부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보다 더 큰 성장이 나에게 있었으리라.

 

쉽게 생각하며 시작한 올레길을 마무리 지으며.

언젠가 다시 올지 말지 모르겠는 안녕을 고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디 엔드 오브 엔드 오브 엔드다!!!

 

제주올레 패스포트에서 올레길 21코스 설명에 이렇게 나와있다.

 

"1코스 시흥을 떠나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 온 긴 여정이 비로소 완성된다.

...(중략)... 길었던 지난 여정은 종달리 작은 백사장에서 마무리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이다.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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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럴 마음이 없는데요!!!???????

 

끝!

이제 남은 것은 그토록 갈망하던 인증서와 메달을 수령하는 것 뿐.

수고했고 고생 많았다 나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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