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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맛집리뷰

[맛집][군산] 고추짜장으로 유명한 삼대천왕의 그 집. '지린성'. 일단 이름부터가 지림.

아스라이39 2021. 3. 3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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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 도착하자마자 아니, 도착하기 전부터 나는 초조했다.

군산 터미널에 도착하는 시간은 점심 때가 시작될 무렵인 오전 11시 즈음.

게다가 오늘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로 유명한 일요일. 그것도 점심.

이런 날 맛집을 하필 중국집으로 찾아간다는게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알지만, 그렇다고 여행까지 와서 맛집을 놓칠 수는 없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소박한 군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린 후, 지린성으로 걸어갔다.

 

 

위치는 여기다!

얼핏 4시방향의 버스터미널에서 멀찍이 떨어진 듯한 느낌도 들지만, 걸어가기에는 문제없다.

무엇보다도 버스를 타고 가기에는 시간적으로 애매했고, 택시를 타자니 돈이 아까웠다.

뭐 제주올레길도 걸었던 몸인데 이쯤이야~ 걷자!

 

 

낯선 동네를 걷는다.

군산 고터에서 지린성으로 가는 길은 오래되고 노후된 도시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약간 강릉 고터 근처의 느낌도 났다.

 

 

도착!

으잉? 지금 한창 점심식사를 시작하고 있어야 할 땐데, 가게 앞에 줄 선 손님이 없었다.

음... 거품이었나? 아닌데... 아무리 거품이라도 방송타고 유튭, 블로그에 많이 소개된 식당인데..

일요일에는 원래 손님이 없나? ... 말이 되나 이게.

오늘 군산 날씨가 구리구리해서 관광객이 많이 안왔나?

알 수 없다.

가게 앞에서는 이제 막 식사를 끝낸 몇몇 손님들만이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메뉴가 그리 싸지는... 아니 적당한가? 일반 짜장면을 시키면 한그릇이 6천원이니까.

하지만 이 곳을 대표하는 메뉴는 앞에 '고추'가 들어간 메뉴들이다.

보통 9000원짜리를 시켜먹는 곳이라는 것이다.

 

음.. 나는 그 중에서도 고추짜장을 먹으러 왔는데...

..

나중에 알고보니, 백종원의 삼대천왕에 나왔던 집이더라.

하아... 백종원의 삼대천왕은... 경험상 믿을 수가 없는데 말이지...

 

 

그럼 그렇지.

식당 내부는 만석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식사에 정신을 쏟고 있었다.

사람들이 으~~하는 소리와 여기저기서 식혜시키는 소리.

매워 죽을 것 같아하는 소리들땜에 정신 나갈 것 같애.

 

 

나는 운이 좋았다.

만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외벽 창가쪽으로 나있던 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혼자왔으니까 ㅎㅎㅎㅎ 이 적절한 타이밍 보소. 마치 제주에서 코코분식 때가 생각났다.

두명까지는 바 자리에 앉아도 될 것 같았다.

 

테이블에는 사이드메뉴가 미리 놓여져있었다.

어짜피 사람들이 계속 들이닥치니, 주문할 때 밑반찬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계속 테이블에 올려놓나보다.

실제로 내가 착석한 이후로... 사람들이 계속 현관을 들락나락거렸다.

 

 

메뉴판.

식혜를 비싸게 해서 메뉴에 넣은건 신의 한수 같다.

사람들이 호기롭게 먹다가도 보통 사람들이라면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는 맛이던데, 식혜를 부르기 딱 좋은 그런 맛이었다.

사장님이 장사할 줄 아시네 ㅎㅎㅎ.

 

나는 고추짜장을 하나 시켰다.

직원분이 주방쪽으로 향하면서 나에게 나지막히 말씀하신다.

"고추짜장 매워요~"

 

 

자리에 앉아있으니, 웬 사람이 하나 와서 이런 쿠폰을 하나 주고 간다.

사전에 유튜브를 통해서 봤던 쿠폰이다.

유튭으로 확인한 결과, 가격이 그리 합리적이지 않아서 저 쿠폰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우와 왔다~ 고추짜장은 간짜장이구나~

짜장그릇에 돌출되어있는 새우와 고기따위가 아주 흡족스러웠다.

 

 

싸그리 다 붓고~

 

 

쉐킷쉐킷해서 한 젓가락을 따악~~~

...

엄청 매워!!!!!!!!!!!!!!!!!!!!!!!!!!!!!!

아니 미친 ㅋㅋㅋㅋㅋ 캡사이신을 걍 들이 부었나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튭에서도 게시자가 짜장을 몇젓가락 못먹고 나가는 것을 보고, 으유~ 근성없는  친구들이군~ 하며 얕잡아봤는데, 이건 뭐 마라탕도 아니고 머리를 따아아악 따아아악 때리는 매운 맛이었다.

한입 먹자마자 딸국질이 나더라 ㅋㅋㅋ

 

 

결국 이만큼은 남겼다.

매운건 매운거고.

양 많고 고기랑 새우도 많다. 하긴 9,000원짜리 짜장면이니 건더기가 많을 수밖에 없지.

나 이거 ㅋㅋㅋ 한입 먹어보고 다 못먹을 것 같아서 새우랑 고기부터 집중적으로 먹었다.

결국 면까지는 어느정도 해치웠는데, 저 고추랑 야채는 더이상 못먹겠더라.

그래. 이만큼도 잘 한거지 뭐.

난 불닭볶음면도 매워서 안먹는다.

 

재료는 충실한데 맛은 어떤지 모르겠다 ㅋㅋㅋ 미치도록 맵기만 해서 맛이 잘 안느껴졌다.

거의 단무지맛으로 먹음 ㅋㅋㅋㅋ 김치는 손도 못댔고, 단무지는 전부 다 먹었다. 혀를 식히면서 ㅋㅋㅋㅋㅋ

 

눈물나고 콧물나고.

'옆에 편의점 하나 있던데 장사 잘 되겠네~ 사람들이 입 식히느라 ㅋㅋㅋㅋ

쥬시쿨 사가도 되나? 그거나 물어볼껄 그랬네.

 

화장실은 남녀 각 한칸씩만 있다.

그래서 좀 빡쳤던게, 남자화장실에서 누가 들어가더니, 10분을 기다렸는데도 안나오더라.

아 망할 어떤 놈이야....

뭐 어느정도 참을만해서 다음 일정에서 볼 일을 봤지만, 급한 사람 있으면 어쩌려고 들어가서 나오질 않어... 한참을 기다렸잖아...

 

참고로 계산은 주방쪽에서 한다.

 

 

계산하고 나오니 흐어어어.... 사람들이 저리 줄을 서 있었다. 

여기... 맛집......은 절대 아니고. 맵기만 하니까. 하지만 유명한 집이 맞긴 맞구나..

절대 맛집이라고는 할 수 없다 ㅋㅋㅋ 맛이 안느껴지니까 ㅋㅋㅋㅋㅋㅋ

지린성을 추천은 한다. 군산여행을 오면 지린성은 꼭 겪어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경험상 먹어보면 좋은 곳이지, 맛으로 추천하는건 절대 아니다 ㅋㅋㅋ

난 여기 다시는 안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거듭 말하지만 재료는 매우 충실하다! 식감도 좋고.

 

삼대천왕에 나온 곳은 죄다 실패만 했었는데, 음.... 여기는... 실패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성공이라 하기에도 그렇네.

매력적인 곳이라는 설명이 딱 맞으려나?

남들이랑 얘기할 때 '아~ 나 거기 가봤어' 혹은 '군산에 ㅈㄴ 매운 짜장면집 있는데...'라고 말하기 좋은 그런 곳.

 

어쨌든 저 긴 줄을 보고 있으니 이래저래 타이밍이 좋은 느낌이었다.

....재앙은 미묘하게 찾아오지만 어쨌든 이 때까지만해도 기분이 좋았다.

물론 속은 안좋았지만 ㅎㅎㅎㅎ 이름 참 잘 지었네. 지린성. 지려버리는 줄. .... 우리나라 발음으로는 길림성일테지만. 어쨌든. 발음이. 어쩌다보니 ㅇㅇㅇㅇ.

 

속을 든든히 채운 후 다음 군산 여행을 계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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