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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이민 과정/3. 외노자생활

[캐나다 외노자2] 위니펙에서 와보우덴(톰슨)으로 이동하기.

아스라이39 2021. 4. 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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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펙에서 톰슨으로 가는 것은 사실 별거 아닌 일이다.

그냥 버스를 타면 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서는 이런 하찮은 일도 신경써야 하는 일로 바뀐다.

왜냐면 유동인구수가 현저히 줄어들어서 버스가 운행을 할지 안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기차를 타면 일이 쉬워지지만, 돈과 시간이 두배로 든다.

톰슨가는 길에 버스를 이용하면, 100불 남짓의 돈과 8시간 남짓의 시간을 소모하지만, 기차를 이용하면 각각 두배씩 소모된다.

난 와보우덴에 있지만, 자꾸 톰슨을 들먹이는 이유는, 이 두곳이 지리상 그리 큰 차이가 없고, 어짜피 버스나 기차는 와보우덴을 거쳐 톰슨으로 가기 때문이다.

 

www.thompsonbus.com/thompson-to-winnipeg/

 

Thompson to Winnipeg Detail Schedule - Thompson Bus & Freight

Looking for transportation from Thompson to Winnipeg? Here are the detail schedule. Book Online or call us at 1-204-939-3991

www.thompsonbus.com

 

NCN버스 홈페이지에 나와있지만, 톰슨으로 가는 버스는 위니펙 공항의 도착동 1번 기둥에서 탈 수 있다.

출발은 일~금요일 저녁 9시 반에 하며, 티케팅이 저녁 7시 반부터 시작된다고 하지만 다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팝업정보조차 정확하지 않으니, 진정 혼돈의 코로나 시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엄밀히 말하자면, 정확하지 않은거지 틀린건 아니다.

나는 2021년 4월 2일 당일, 오후 5시즈음에 버스회사로부터 출발시간이 저녁 7시로 앞당겨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차량에 탑승하는 장소가 공항이 아닌, 1232 Sherwin Rd라는 내용과, 버스가 아닌 밴으로 이동한다는 정보 역시 받았다.

정확하지 않다는건 이를 두고 하는 소리다.

상황에 따라 시간, 장소, 운송수단이 바뀐다는 것.

역시 혼돈의 코로나 시국이다.

 

지도앱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1232 Sherwin Rd는 황량함 그 자체.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막연히 그냥 여기에 버스회사 사무실이 있나? 생각했었는데 맞았다. 여기 그냥 회사 오피스 앞이었다.

그리고 이상한게 하나 있는데... 어짜피 사무실에서 출발한 버스 혹은 밴은 공항에 들렀다가 승객을 태우고 북쪽으로 향한다.

그럼 그냥 나도 공항에서 탑승해도 됐던거 아닌가?

 

가장 큰 문제점은 출발시간이다.

만약 내가 사전에 예약을 안하고 홈페이지에 나와있는대로 저녁 7시 반에 공항에 가서 티케팅을 하려고 했다면?

티케팅은 커녕 이미 30분 전에 떠난 버스 소식을 듣고 부들부들하지 않았을까?

개판이네 아주그냥.

 

 

여튼 밴은 약 4시간동안을 달리고 달려 'Grand Rapid'라는 곳에서 톰슨에서 온 차량으로 교체.

톰슨 현지인인듯한 기사님과 함께 다시 북쪽으로 3시간을 더 갔다.

두번째 기사님은 서글서글하고 우리한테 말도 걸고 싶어하는 것 같았는데, 내 영어실력은 그렇다 쳐도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만 자려고 노력했다.

다른 한명은 캐내디언 여자애였는데, 공항에서 탑승했고, 톰슨으로 가는 길이었다.

얘도 웃으면서 맞장구쳐주다가 결국 자더라.

기사님이 막 우리 태우러 오면서 무스봤다고 자랑하시던데 음... 음..... 나도 보고 싶다. 부럽다.

 

내가 티켓팅한 도착지는 원래 와보우덴 Wabowden이라고 하는 톰슨 근교의 마을이다.

하지만 나의 진정한 목적지는 톰슨가는 길에 있는 조그마한 산장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기사님께 와보우덴으로 가지 말고, 톰슨가는 길에 있는 어디어디에 가주세요. 라고 하는 말이 왜이렇게 힘들게 나오는지.

그냥 My accommodation is on the way to go Thompson. You will pass there. You don't need to go Wabowden, just skip there and plz let me get off 어디어디.' 뭐 이렇게만 말해도 될 것 같은데 난 그 때 왜이렇게 말이 안나왔을까.

뭐 다행히도 기사님이 지역 지리에 밝은 톰슨사람이라서 내 목적지를 알고 있었고, 새벽 2시쯤 난 무사히 나의 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간이 너무 애매해서 미리 고용주에게 내 방에 들어갈 방법을 전해들었고, 난 새벽에 최대한 소리를 죽이고 입실. 그대로 떡실신하고 아침을 맞이하였다.

 

 

음.. 다행히도. 내가 생각했던 캐나다에 온 것 같다.

눈과 호수가 너무 어울리는데, 여름엔 얼마나 멋질지 가늠할 수도 없다.

철판으로 되어있는 쓰레기통에는 곰이 찍어놓고 찢어놓은 흔적이 있었다.

주인과 직원들은 다행히 친절한 느낌이다.

멀리 힘들게

돌아왔으니, 여기에서는 안식이 있는 삶을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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