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보우덴에서 살면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내 인생에 발전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좋은 오너를 만났고, 돈도 많이 세이브하고 있다.
음... 이렇게 보면 장기적으로 돈은 일단 어느정도 모으고 있으니까 괜찮은건가?
게다가 코로나 시국인데.
사람들 참 좋다.
그저께 나는 말도 안되는 계산실수를 했는데, 그냥 불문으로 덮어두더라.
고마웠다.
...
근데 좀 완벽하게 가르쳐주고 시켰으면 좋겠다.
못하는걸 자꾸 어거지로 시키면... 물론 그만큼 빠르게 배우는 방법도 드물겠지만, 이렇게 사고를 친다규ㅠ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친구를 못만난다는게 이민자의 애환이 아닐까.
아니면 고립된 곳 속에서 혼자 있는 내 환경이 날 더 서글프게 만드는걸까.
잘 하지도 않는 카톡을 친구 세명이 모인 단톡방에서 서글픔과 외로움을 표현하니 힘내라는 답장이 오는데 하아... 내가 원하는건 막창과 소주라구.
여튼.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게 나의 삶의 발전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덕분에 블로그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1일 1포스팅을 하겠다는 포부는 연결되지 않는 인터넷에 좌절당했다.
지금도 바깥에 나와 2층 난간에서 노트북들고 포스팅 작성중이다.
뭔가 취미활동을 하기에도 여건이 좋지 않다.
망할 할게 없어.
악기라도 있으면 혼자 띵가띵가 치긴 좋겠지만, 그런 열정도 없다.
영어는 부끄럽게도 포기했다.
난 안된다.
놀랍게도 또한 고맙게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내 영어를 포기한 것 같다.
망할 자괴감 들어.
패배감이 짙어진다.
그렇다고 뭐... 영어를 아예 못하는건 아니니까...
외국인 계열 캐내디언과는 소통이 그나마 된다.
하지만 현지인들과는 원활한 소통이 매우 어렵다.
이것은 지금껏 살아온 외국생활에서도 항상 느꼈던건데...
역시 난 안돼 하하하하.
그냥 살련다.
이런 반 정신승리 상태로 낯선 언어의 땅에서 연명하고 있다.
이곳의 자연은 좋다.
최근에 나의 고용주 스티브가에게서 베어 스프레이도 득템해서 이동 반경도 넓어졌지만.....
가장 가까운 랜드마트인 Pisew 폭포에 가려면 차를 타고도 몇십분을 달려야 한다.
확실히 고립됨이 느껴진다.
하지만 6주가 지나가는 지금 가장 감사한 점은 어쨌든 MPNP를 향해 한주씩 한주씩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겠지.
TR to PR Pathway로 바로 영주권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사실 완전하지 않은 서류를 제출한 마당에 그런 기대는 그야말로 허망한 것이라 생각하고, 뭐 본 계획이었던 MPNP를 노려야겠지.
다행히 나의 고용주가 나를 좋게 봐서 잘하면 2년까지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항상 사고만 치는데 왜 날 좋게 보는건지 모르겠다.
...
그만큼 이곳 주변 사람들이 최악인가?
.....
날 트레이닝해준 톰슨 주민 '크리스탈'은 꽤 멘탈이 좋은 사람같았는데 굳이 나를 음...
여튼. 아직 추운 와보우덴에서.
움크리고 버티며 나비마냥 날아오를 날을 기다리며.
한달남짓이 지난 이 시점에 글을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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