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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위트홈 캐릭터 성격변화에서 아쉬웠던 점.

아스라이39 2020. 12. 27.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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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이 대중의 강렬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네이버 등의 실시간 검색어에 스위트홈 연관검색어들이 1,2위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으며, 원작이 명작이었던만큼 영상화된 작품 역시 재미있었다.

 

하지만 난 넷플릭스 스위트홈을 보며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그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캐릭터들의 성격변화였다.

 

먼저 가장 보면서 빡쳤던 이은혁의 여동생인 이은유(고민시) 역.

 

 

넷플릭스에서는 오빠에게 반항하는 불량아로 묘사된다. 학교는 짤렸고 학생임에도 담배피우며 성격도 거지같고 욕도 잘 한다. 원작에서의 이은유는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묘사되는데, 오빠인 이은혁과도 딱히 트러블없이 원만하게 지내며 사춘기를 겪는 소녀로 묘사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순간에 용기를 내어 괴물과 맞서싸우는 도움되는 아이로 묘사된다.

 

 

넷플릭스의 이은유는 무책임하고 생각없고 불만만 가득한 민폐캐릭으로 묘사되며 작중에서 도움이 1도 안된다.

원작에서의 이은유가 캐릭터들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며 하는 윤활유역할은 온데간데없이 넷플릭스 이은유는 발암캐릭터 그 자체였다. 그냥 아예 삭제시켜도.. 아니, 이럴거면 그냥 삭제시키는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

특히 작중에서 '그래서 지금 아무것도 안하고 주둥이만 놀리겠다는거야?' 라는 대사를 이은유가 치는데.... 어이없었다. 본인이야말로 하는 것 없이 밥만 축내던 주제에 누구한테 일침하는거..

총체적으로 답이 없는, 지 혼자 치명적인 척 하는 쿨찐.

 

윤지수의 역할 축소 역시 많이 아쉬웠다.

 

 

원작에서 윤지수의 존재감은 비중이 크다.

딱히 남주인공 여주인공의 구분이 없는 스위트홈에서 굳이 여주인공을 뽑자면 윤지수가 마땅할 것이며 이야기 전개나 차현우에 대한 존재감, 영향 등 그녀가 스토리에서 기여하는 역할은 컸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는 그러한 그녀의 역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10화를 모두 보고서도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수술장면이 있겠지만, 그 장면자체도 어이없을 뿐더러 강인한 캐릭터를 약한 캐릭터로 전락시킨 것 같아 아쉬웠다.

 

 

발암캐릭터 손혜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캐릭터 변화 중 제일 일해가 안갔던게, 손혜인의 변화였다.

 

 

난 이 음울한 모습에 당연히 이 사람이 '손혜인'인줄 알았지만,

 

 

이 사람은 '지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정하담'이라는 배우였다.

오히려 혜인이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연기한 사람은, 

 

 

 

수다쟁이 주민을 연기한 '김국희'라는 위 사진의 배우였다.

원작과의 갭차이가 너무 커서 상상도 못했다.

 

 

왜 원작의 손혜인을 삭제한걸까.

그녀는 민폐캐릭터긴 하지만,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그녀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끝까지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와 마지막은 독자들에게 많은 빡침과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조연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존재감을 드러나기도 쉽지 않은데...

 

 

그리고 편상욱(이진욱)의 캐릭터 변화.

 

 

원작에서 편상욱은 호탕하고 유쾌하다.

형사출신이며, 이은혁의 동생 이은유와도 콤비를 이뤄 그린홈 아파트를 탐색하며 시너지를 과시하기도 한다.

원작에서의 이은유는, 다시한번 말하지만, 넷플릭스에서의 이은유처럼 불만많고 무능한 허수아비가 아니었다.

넷플릭스에서의 편상욱은 심부름꾼으로 묘사된다.

돈을 받고 일을 해주는 뭐 그런... 깡패같은 직업이다. 물론, 시즌1을 모두 본 사람이라면 그의 정체에 대해 더 궁금하긴 하겠지만, 시즌1의 역할은 심부름꾼 역할이었다.

성격은 음울하게 바꼈고, 원작에서만큼의 파워나 영향력을 보여주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이는 체형에서도 차이가 나서 그런 것 같은데, 원작에서의 편상욱은 곰같은 몸집의 파워캐릭터였다며, 넷플릭스에서의 편상욱은 좀 더 슬림하고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괴물과의 대치에서 편상욱의 상황에 대한 존재감이 더 적어진 느낌이었다.

편상욱 역시 시즌2를 생각하고 직업과 성격을 바꿔버린걸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격을 바꾼 것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편상욱의 직업을 바꿔버리면서 스위트홈 최종빌런인 '신중섭'과의 관계나 대립도 재정립되는 바람에 맥이 빠진 것도 없지 않았다.

 

 

140여화에서 80여화에 최종빌런인 신중섭 등장. 근데 이제 넷플릭스에서는 비중이..

원작에서의 후반부는 그린홈 사람들과 신중섭패거리와의 대립이 주를 이룬다.

총 140여 화에서 84화 즈음에 신중섭패거리가 나와 끝까지 대립하니, 스위트홈에서 그들의 역할은 매우 비중있는 셈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신중섭패거리는 10화중 9화에서 등장하고, 게다가 신중섭은 그 화에서 바로 죽는다. 원작에서의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어이없고 허무한 죽음이었다.

 

 

 

신중섭패거리의 캐릭터들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굳이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고, 가장 크게 바뀐 캐릭터를 뽑자면, 원작에서는 조이현, 넷플릭스에서는 정의명(김성철) 캐릭터이다.

 

이 둘은 이름이 다르고 캐릭터도 다르다.

하지만 이 둘을 같은 역할로 묶는 이유는 이 둘 다 감염되었지만 이성이 있는 신중섭 패거리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그리고 두 캐릭터를 비교하자면, 역시 원작의 조이현이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이성을 유지하는 이유에서 캐릭터에 입체성이 강했고, 그 성격이나 마지막까지의 역할 등 무엇하나 빼먹을게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손혜인과 더불어 삭제되어 가슴아픈 캐릭터였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의 정의명은...

끝날 때까지 웃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니면 성격이 냉철하고 착하거나...

매력도 없고 진부한 그저 그런 캐릭터였다.

그냥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넣은 느낌만 들었다.

..... 아니 마지막화를 그따위로 만들거면 그냥 조이현을 쓰지 왜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어서 사람 실망시키냐..어휴.

 

하다못해 극중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버리는 캐릭터로 사용되었던 김석현마저도 오히려 웹툰이 더 나았다. 김석현의 웹툰에서의 최후는 넷플릭스와 같았지만, 그 이전에 있었던 과정은 정말 걸작이었다. 왜 이 장면을 영상화에서 제외시킨건지 알 수가 없네.

 

 

그나마 그래도 원작만큼 괜찮았던 넷플릭스 스위트홈 캐릭터가 있다면, 일본도를 든 신자였던 정재헌(김남희)이다.

그나마 스위트홈 영상화에서 가장 혹은 유일하게 혜택을 받은 캐릭터인 듯.

 

 

편상욱과 마찬가지로 원작과는 달리 좀 더 우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원작에서는 좀 더 시원시원하게 느껴졌었는데, 넷플릭스에서는 조용한 교회오빠같은 색채가 더 짙었다.

편상욱과는 달리 정재헌의 성격변화는 뭐 딱히 신경쓰이진 않았으나, 알콜중독 설정은 별로였다.

 

 

간략하게 죽음을 맞는 원작에서의 정재헌도 좋았지만, 영화 신세계의 그것이 생각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의 마지막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신파극 느낌이 들어 아쉬운 감도 있었지만, 번쩍거리는 엘리베이터 조명아래서 죽음을 맞는 그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차현수.

 

 

무기력하다못해 생각을 할 줄 모르는 더 처참한 캐릭터로, 그저 이은혁이나 타인의 지시에 순응하는 1차원적인 캐릭터로 묘사해놨다. 마지막까지도 정의명의 말에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니, 세뇌당하기도 딱 좋은 나약한 캐릭터로 묘사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원작에서 차현수는 자기주장이 강한 캐릭터다. 원작에서는 성질도 부리고 표정에도 감정을 드러내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데 넷플릭스에서는 그런거 없이 너무 순종적이고 무기력했다. 왕따라는 설정때문이었을까?

 

또한, 원작에서 차현수는 내면에서 끊임없이 또다른 자아와 대화한다.

진중한 토론을 한다.

그리고 긴 시간의 대화 결과, 극의 말미에서는 또다른 자아가 차현수와 자신의 독립성을 이해하며 동등한 입장으로서 차현수를 설득하려는 시도까지 한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차현수의 괴물화는 그저 능력치 상승의 버프효과만을 지닌 채 내면과의 갈등을 미약하게 표현했다. 영상에서 또다른 자아는 주체성을 상실한 그저 괴물화를 촉진시키는 유혹의 목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덧붙여 차현수와 마찬가지로 아이잃은 엄마역을 맡은 임명숙(이봉련)도 원작에서는 또다른 자아와 꽤 흥미로운 대면을 갖는다. 특히 괴물이 된 후의 임명숙이 자아나, 그러한 임명숙을 보며 괴물이 느끼는 생각 등은 꽤 인상깊었다.

원작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안타까운 씬이 여러군데 있었지만, 특히 이 씬을 날렸다는게 꽤 안타까웠다.

 

 

...갓유리는 도대체 왜 죽인걸까?

 

 

고작 10화 남짓한 영상물이라 그랬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은 캐릭터들의 입체성이 많이 떨어졌다.

극의 내용면에서도 원작의 스토리를 따랐을 때'만' 재미있었으며, 감독의 취향이나 의도로 인해 변형되거나 추가된 장면은 오히려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시즌2를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되지만, 감독의 재량과 능력은 시즌2부터 시작되었으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많은 스위트홈 넷플릭스 오리지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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