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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품리뷰

[명작애니] '봇치 더 락(2022)'리뷰. 락을 좋아하는 MZ세대들. 그리고 주인공의 대인기피증 극복기.

아스라이39 2023. 3. 9.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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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치 더 락이 그렇게 재밌다고 해서 나도 뒤늦게나마 감상하였다.

 

한국명은 '외톨이 더 락'.

 

인터넷 사이트들을 오고 가며 '봇치 더 락'에 대해 보고 들었는데, 평이 참으로 좋았다.

처음 이미지만 봤을 때에는 핑크뚝배기 성격이 되게 더러울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정 반대더라.

성질 드럽고 재능있는 성격파탄자이자 능력자 기타리스트가 지 맘대로 하다가 결국 깨달은 팀웍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극복해나가는 마치 '베토벤 바이러스'와 같은 스토리일 줄 알았는데..... 당연히 아니었다 ㅋㅋㅋㅋ.

허무맹랑한 선입견이었다.

 

요즘 핑크 뚝배기들이 너무 착해진거 아니냐고.

 

 

나때 핑크 머리는 저런 애들이었다.

이런 애들을 보다가 봇치 더 락을 보면...

 

사회가 무서워

 

얘가 얼마나 잘못된 핑크뚝배긴지 느껴진다.

 

기질은 있는데...

 

살짝 포텐은 있는데, 끝까지 착해서 아쉬웠음.

아니, 근데 '봇치 더 락'이 착한 내용이긴 하다.

악역이 없어.

그래. 악역이 없다.

주인공이 극복하는건 본인 그 자체일 뿐이고,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요소가 1도 없는 힐링물 그 자체였다.

그래서 시청 후에 남는 것도 없긴 한데, 뭐 3시간 넘는 시간동안 안락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으니, 부질없는 시간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찐따에 대인기피증.

 

 

봇치더락은 음침한 주인공 '고토 히토리'가 우연히 밴드에 가입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적응해나가는... 그런 내용이다.

히토리는 중학생때부터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서 기타를 만지며 음악에 매진한다.

실력도 훌륭하여 인터넷에 게재한 자신의 연주영상이 호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 사람들과 대화는 커녕 눈도 마주치기 힘들어하는 히토리는 결국 음악으로 타인과 섞이지 못하고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하긴 이름 자체가 스포긴 하지. 히토리(一人). 혼자.

 

심한 대인기피증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딜레마 속에서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스토리.

진부한 스토리라 생각할진 모르겠으나, 여기에 MZ 한스푼을 가미하면 정말 영하고 신선한 요즘 작품이 된다.

 

 

핵인싸 / 귀차니즘 거렁뱅이 / 찐따 음침녀 / 쩐주 동생

 

주인공 애들의 주 포지션은 이렇다.

이 네명이 밴드를 운영하는 내용인데, 별 내용도 없고 서사도 적다.

봇치 더 락은 시청하면서 깊이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히토리 외에도 각자 개인사가 있을 것 같긴 하던데, 음... 원작만화가 아직 완결되지 않았으니, 애니메이션 후속이 나오면 다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러디가 많다.

 

이게 좀 눈에 만이 띄더라.

'봇치 더 락'을 감상하며 중간중간에 기시감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중반부터 확실히 알겠더라. 패러디를 꽉꽉 눌러담아 제작했구나.

 

 

이 장면 하나에서만 

내일의 죠,

에반게리온,

플란더스의 개 3가지의 패러디가 들어가있음.

 

 

알 사람은 다 아는 야무치의 뒷모습.

진짜 아는만큼 보이고, 찾는만큼 재밌다. 

 

 

연출에 대한 시도가 좋다.

 

봇치 더 락은 어짜피 작화가 좋아서 연출이나 표현기법 역시 보통으로 했어도 무난한 인기를 끌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연출기법을 많이 사용했더라.

 

 

사진짜깁기도 많이 보이던데,

자칫 산만하고 조잡해질수도 있는 방식이다.

이걸 개그요소와 결합시켜 신선하게 마무리하는걸 보고  '봇치 더 락' 제작진이 얼마나 센스있는지 알겠더라.

 

 

3D인지 실사 동영상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도전적인 연출도 가미했다.

 

 

잠깐 보인거지만, 히토리가 위기를 극복하는 연출도 세련되고 좋았다.

금세 지나가는 명장면인데, 위기의 순간에 '보틀넥 주법'이라는걸 써서 상황을 극복하는 장면.

이건 좀 쩔었다.

 

현실반영 쩐다.

 

에노시마 에피소드에서도 느꼈던건데,

에노시마를 홍보한다기보다는, 그냥 진짜 도쿄 근방의 학생들이 주위 바닷가에 놀러 가서 어쩌고 노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에노시마를 홍보할 생각이었다면, 멸치덮밥을 먹긴 했겠지.

근데 나는 이걸 보면서 '나중에 도쿄에 놀러 가면, 에노시마라는 곳에 가서 멸치덮밥을 먹어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 오히려 에노시마를 홍보하는게 맞는건가???

 

 

그리고 매우 현실적인 요소였던 광고수익도....

 

꿈은 꿈이고, 돈은 벌고 꿈꾸라는 식의 내용전개도 좋았다.

그래. 언제까지 머릿속이 꽃밭으로 살거야.

꿈을 위해서 뼈빠지게 고생할 줄도 알아야지.

 

8화 中 "봇치 더 로쿠오!"

 

여담이지만, 얘가 '봇치 로쿠'라고 안하고 '봇치 로쿠'라고 해서 마음이 편안했다.

일본애들 The를 '쟈'라고 발음하더라.

 

 

이야기의 흐름이 락 밴드로서 흘러가는 만큼, 간간히 음악도 나오지만, '비비 플로라이트 아이즈 송'처럼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꽤 적다. 중간에 라이브 바에서 라이브를 할 때나, 맨 마지막 문화제 때 대단원을 내리며 몇번 들려주는 정도.

하긴 얘들은 이제 막 시작한 햇병아리 밴드니까, 음악적으로 많이 보여줄 수는 없을 것 같다.

근데. 히토리가 혼자 천재성을 발휘하며 연주하는거라도 넣었으면 좋았었을거라 생각한다.

 

 

2기가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얘네 4명 합이 좋아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이런 부류의 작품은 지루하기 심상인데, 여러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차고 넘쳐서 의외로 시간이 빨리 지나간 작품이었다.

 

음.... 사실 왼쪽 빨간머리는 빌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이 애니에 빌런따윈 없다.

다 착함.

진짜 시청하기 전에는 이렇게... 평화로운 내용일 줄은 몰랐는데....

히토리가 혼자 폭주하다가 결국 팀원들에게 마음을 열고 합심하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내 생각과는 다른 양상으로 스토리가 흘러갔지만, 그럼에도 꽤 즐겁게 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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