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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애니] '임금님 랭킹 1기(2021~2022)'리뷰.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았던 어른을 위한 동화.

아스라이39 2023. 3. 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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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랭킹은 총 23화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쿨로 방영된 애니메이션이다.

진짜 기대안하고 봤는데, 웬만한 애니 씹어먹을 몰입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림체가 유아틱해서 그렇지, 기승전결이 완벽하고 액션 감정선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다.

프레임 하나하나에 열과 성을 쏟아넣은게 느껴질 정도로 화면구성과 연출이 좋더라.

내가 어렸을 때 이걸 봤으면, 와... 엄청 세련됐다고 생각했을 거다.

 

제목은 훼이크다.

임금님 랭킹이라고 해서 랭킹을 높이려고 분투하는 노력과 우정의 청춘드라마 따위는 없다.

극의 내용은 한 왕국에서 일어난 내란과 분투를 담고 있다.

단, 2기를 예고하고 끝이 나던데, 1기는 문자 그대로의 '임금님 랭킹'을 위한 프롤로그를 만들어낸건지도 모르겠다.

 

 

- 왕자는 청각장애인 -

 

'임금님 랭킹'의 가장 큰 핵심 설정이 왕자의 무능력함이다.

주인공인 왕자의 이름은 봇지. 진짜 쎄한 이름이고, 영상을 보다가도 당황했던 적이 몇번 있었다.

여튼 봇지는 벙어리에 귀도 안들린다.

힘도 나약하다

 

 

어느 사회에서나 약자는 살기 힘들다.

봇지는 착한 마음을 가진, 항상 미소를 머금고 사는 왕자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한다.

저 앙 다문 듯한 웃음은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아마도 미움받기 싫어서 짓는 웃음일지도.

 

 

그러다 '카게'라는 그림자족 친구를 만나 이 둘의 우정과 여행이 시작된다.

 

 

사실 봇지에게 능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인 능력은 아니지만, 다행히도 민첩성을 확보한 왕자님.

하지만 어질만 찍어서 힘이 없는 장애인 왕자님.... 이라는게 가장 적합한 설명일 것 같다.

덱이나 럭이라도 찍지 그랬니...

아, 그리고 독에 내성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 매력적인 서브 캐릭터들 -

 

임금님 랭킹에선 꽤나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고,

각 인물들의 사정과 이념, 욕심이 섞여 복잡한 인간관계를 보여준다.

 

 

모두에게 사정이 있고 과거가 있다.

그리하여 배신하고 보살펴주고 눈물흘리고 용서한다.

등장인물 한명한명의 스토리만 봐도 치밀하게 이야기가 구성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임금님 랭킹은 어른들의 동화라는 게 맞는 것 같다.

 

재능있고 성격도 강인한 알파우먼 그 자체. 힐링.

 

특히 독하게 보이는 계모, 이름마저 힐링인 왕비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장애가 있는 전 왕비의 아들을 위해 수화도 배우고,

봇치가 다치면 정성을 다해 치료해준다.

위기의 순간에도 힐러로 활약하는 등 그냥 짐덩어리가 아니다.

또한, 그렇지 않은 척 하지만, 엄청 착하고 현명하고 합리적이다.

 

츤데레의 면모를 자주 보이는데,

작중 도르시의 말에서처럼 '요령이 없으신 분'이다.

 

이 외에도 사천왕과 병사, 명부 기사단, 마신 등 정말 많은 인물들에 서사가 가미되어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인지라 생각하기 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임금님 랭킹 1기는 원작초월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지긴 했다.

 

 

- 동화같은 그림체와 그렇지 못한 액션과 스토리 -

 

스토리가 사뭇 진지하고 다크한 면도 있지만,

동화스러운 연출로 극복하는 것이 여러번 보였다.

하긴 그림체만 보면 이건 아동용 애니다. 내용이 그렇지 못하지만.

 

침대보를 엮어 성에서 탈출하려는 봇지.

 

그런 갭차이는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지 않고 몰두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액션씬에서는 웬만한 액션물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훌륭한 씬이 많았다.

 

 

진짜 액션 살벌하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볼만하다.

도르시가 왕비를 지키는 싸움이나 봇지의 각성 등 볼거리가 한껏 많아 즐거웠다.

 

- 허술할 것 같으면서도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 -

 

왕자는 모험을 떠난다.

하지만 친구가 있으니 걱정은 없다.

 

되게 그냥 권선징악이라는 명분 하에 봇지가 다 뚜드려패는 그런 개연성없는 작품이 아니다.

왕자는 온갖 시련과 역경을 넘어 스승을 만나 실력을 연마한다.

그리고 결국 최종장에 들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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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생각보다 깊고 딥 다크하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이름붙인 이유는, 동화스럽고 유아스러운 그림체와는 달리 스토리는 치밀하고 심각하며 깊이있기 때문이다.

몰입하게 되는 치밀한 스토리 이외에도, 시청하면서 생각할거리들을 넌지시 던져준다.

 

악인은 만들어지는가 원래 그런건가 하는 물음에서 임금님랭킹은 양측면 모두를 보여준다.

 

아, 그리고 독백이 거의 없는데, 그래서 사람들의 속마음은 그들의 입을 통해 다이렉트로 전달된다. 

이 또한 좋은 표현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이 직접 나오며, 그래서 내용 이해가 쉽고 친절하게 느껴졌다.

 

또한 작중 나타나는 '왜?' 라는물음을 모두 해소하려 노력한다.

교훈까지 꽉꽉 차있는데, 거부감이 없다.

참 잘 만든 작품이야.

 

이제 슬픔은 잊고 날아오르렴.

 

명작의 좋은 점은 용두사미로 끝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금님 랭킹은 복선을 하나하나 회수하며 마침내 한명한명의 사정을 씁쓸하지 않게 끝내준다.

물론 이들의 이야기 끝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여운으로 남겨둘 뿐.

임금님 랭킹에서는 결국 마지막에 대부분의 이들이 행복하는 방향으로 끝을 맺는다.

2기를 예고하는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인물의 숨겨진 감정선이나 복선이 많아서,

시간이 된다면 한번 더 보고 싶은 명작애니.

임금님 랭킹이었다.

마지막에 진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지도 모른다. 꼭 보자.

벌써부터 2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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