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당幸福堂'을 처음으로 인식했던건 타이베이 여행을 하던 첫날이었다.
시먼딩을 돌아다니는데 자꾸 한국어 안내말이 들리는 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왠 치킨집인지 뭔지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던데,
거기가 바로 행복당. 시먼딩의 유명 흑당밀크티 가게였다.
https://maps.app.goo.gl/fT5tWhQpceCLxB9YA
위치는 여기.
줄이 항상 저 정도는 늘어서있다.
하지만 여긴 대만.
흔하디 흔한 흑당밀크티 따위 줄 서서 먹고 싶지 않아 패스했었는데,
타이베이 3일차 때 대기자가 적은 순간, 우연히 타이밍 좋게도 저길 지나가다가 한잔 마시게 되었다.
흑당밀크티가 다 똑같겠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타이거슈가가 크게 히트하여 온 커피브랜드에서 흑당밀크티를 팔았을 때,
그 중에서도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이 확연히 구분되었었다.
특히 행복당은 좀 독특한 공정을 통해 흑당밀크티에 개성까지 더하여,
정말 꼭 먹어보길 추천하는 흑당밀크티를 제공한다.
직원 친절하다.
아쉽게도 한국말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여긴 뭐 대만이니까.
선명하게 한글로 적힌 '가짜 타피오카 펄 반대.'
독특한 맛. 그리고 한국어로 흘러나오는 안내방송과 더불어 행복당에서 인상깊던 3요소 중 하나. 슬로건이었다.
마치 '우리는 진짜 타피오카를 사용한다'라는 시위라도 하듯이 건물 내부에서는 타피오카를 삶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흑당밀크티 가격은 120대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천원되는 돈이지만, 뭐... 스타벅스 라떼보다는 저렴하다.
계산대 좌측에서는 '대만의 전통문화 현금뽑기 이벤트'를 하는데,
'매 음료마다 현금뽑기가 가능하며, 모든 칸에는 현금이 들어있습니다.' 라고 한글로 쓰여있다.
여기 진짜 한국인들에게 진심인 곳이다.
옆에 있는 나무막대기로 퍽 한곳을 찌르니 10대만달러 나왔다. 아싸 10원 할인.
보란듯이 타피오카를 삶아대는 중.
좌측에 우리말로 선명히 적힌 '전통 천연 수제 타피오카펄'.
여기 위생도 좀 신경쓴 것 같아서 한국인들이 좋아하긴 하겠더라.
이런 스티커도 준다.
공룡 머리 뭐야 ㅋㅋㅋㅋ 토치 컨셉 좋네 ㅋㅋㅋㅋ.
저걸로 흑당을 녹이듯이 음료 윗부분을 구워주더라.
근데 저게!!!! 저게 효과가 좀 큰 것 같음!!!!
구운 흑설탕의 풍미도 그렇지만, 그 설탕 결정이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대박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은 손에 따뜻함이었다.
마치 바로 만든게 맞다는 신선한??? 느낌이 나더라.
음료는 뜨거운데 거기에 얼음을 넣어서 온도를 중화시킨다.
맛있다.
내가 먹어본 흑당밀크티 중 제일 맛있다.
타피오카 펄이 진짜라고 하는만큼 믿음도 가고.
위생도 괜찮았고.
아니 다 필요없고 맛있었다. 이거 하나면 충분하지.
먹길 잘했다.
보통 음료를 먹으면 나중에 얼음이 남아서 곤란한데,
이건 처음에 뜨거운 음료에 얼음을 부은거라 어째 음료를 끝낼 타이밍에 맞춰서 얼음도 모두 녹아 없어지더라.
왠지 완벽한 피니쉬 느낌.
예상치 못한 큰 행복을 맛봤다.
역시 행복당. 이름 하나는 잘 지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