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의 양대 우육면을 뽑자면, 어제 방문한 '항원 우육면'과 지금 소개할 '삼우 우육면'이다.
항원 우육면은 그 명성에 반해 개인적으로 심각하게 실망했던 터라 삼우 우육면은 별 기대하지 않고 방문했다.
그래서 그런걸까.
충분히 깔게 많은 삼우 우육면이 선녀처럼 보였던건 항원 우육면이 그만큼 별로였다는 걸까.
객관적인 사실이든 주관적인 감상이든 확실한건, 삼우 우육면이 항원 우육면보다는 낫다.
삼우 우육면은 비교적 한산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
맛집의 명성에도 평일 오픈시간의 삼우 우육면은 한가했다.
줄이 아예 없었고, 매장 내부에서 대기하는 사람들도 5명이 안되더라.
하긴. 지리적으로도 삼우 우육면은 관광객들이 일부러 접근하기에는 애매하긴 하지.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 신쭤잉역인데, 여기서 삼우 우육면까지 걸어서 30분. 접근하기가 애매하다.
음.... 근데 아무리 외따로이 떨어져있어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이 맛집 아니었나.
https://maps.app.goo.gl/ZDUYtHJaa4k41X3w5
삼우 우육면의 바로 북쪽으로 '연지담蓮池潭'이 있어서, 여기를 방문한 후 삼우 우육면으로 가기에 좋다.
연지담을 한바퀴 돌아보니까 대개의 사람들이 현지인이더라. 마치 호수공원같은 느낌이었음.
연지담이라는 관광특수가 있음에도 삼우 우육면은 외지인을 받는데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 같았다.
빨간 원으로 표시한 '쭤잉'역으로 전철을 타고 가는게 삼우 우육면으로 갈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다.
쭤잉역은 지하철 역은 아니고,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제공했던 '국철'개념의 로컬트레인 역이다.
장거리 열차가 아닌, 로컬 트레인은 이지카드로도 탑승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고,
쭤잉 역에서 가오슝 역까지 연결되어 있다.
버스를 이용할 생각은 하지 말자.
직접 체험해본 결과, 시간도 노선도 안맞아서 고생했다.
삼우 우육면에서 주문하는 법
내가 갔을 때는 한가했지만, 인파가 몰려서 그런건지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이 메뉴얼화 되어 있었다.
먼저 들어가자마자 비치되어있는 또는 직원이 주는 메뉴 겸 주문서를 들고,
빈 자리에 앉아서 짐을 풀고,
내가 앉은 테이블 번호랑 주문할 메뉴를 주문서에 체크하고,
계산대 쪽으로 가서 줄서면서 전시되어 있는 반찬도 집고,
계산대로 가서 주문서를 주고 계산하기.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메뉴. 구글맵에 더 자세히 나와있다.
구글맵에 들어가서 메뉴 카테고리를 보면, 엉성하긴 하지만 한글메뉴도 볼 수 있다.
들어가자마자 좌측에 주문서 겸 메뉴가 있다.
메뉴에 코팅되어있는 식이었는데, 옆에 있는 빨간 색연필로 내가 먹을 메뉴를 표시하면 된다.
비어있는 테이블 아무데나 앉는다.
난 7번 테이블.
원래는 나중에 계산하고 반찬을 가져와야 하는데, 주문 절차를 잘 몰라서 일단 집어온 오이반찬.
원래는 여기에 줄이 있어서 대기하며 반찬을 골라 집는 시간이다.
운이 좋았던건지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아직 손님이 몰리기 전이라 한가했다.
저렇게 음식을 체크한 코팅된 메뉴를 계산대 직원에게 주고 계산하면 모든게 완료.
이제 자리로 돌아와서 기다리자.
참고로 여기 매장 내부에서 인터넷 안됨.
엄청 치명적이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신호 안잡히니까 당황하지 말자.
위 사진 좌측에 보이진 않지만 화장실 있음.
매장 안쪽 구석에 양념, 절인 갓, 젓가락, 앞접시, 앞그릇 등등이 마련되어 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각자 알아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오자.
오픈 시간 10분전인 10시 50분에 들어가서 딱 11시에 음식을 받았다.
내가 주문한건 소고기 비빔면인,
우육반면牛肉拌麵. 170 대만달러
특이하게도 상우 우육면은 면발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난 '국수'로 선택했다.
좌측 양념장이랑 갓절임은 내가 셀프코너에서 가져온 것이다.
역시 갓절임은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 이곳에서 역시 다른 맛의 갓절임.
오이반찬은 따로 구입한건데 40대만달러. 다른 곳들보다 10대만달러정도 비쌌다.
지난 두번 국물면을 시켰기에 이번에는 건면乾眄. 국물이 없는 비빔면으로 주문했다.
국물과 함께 서빙되긴 하는데 음......
좋긴 했는데.... 고기가 아쉬웠다.
고기가 뜨겁지도 않고 부드럽지도 않은 것을 보니, 지금 한 고기가 아니다.
오픈 시간임에도 지금 한 고기가 아니다라.... 이미 하루가 지난 고기인 것 같은데 매우 실망이야.
원래 이렇게 미리 만들어둔 고기를 제공하는 음식인 것 같긴 하지만, 아.... 아쉬웠다.
제대로 뎁혀서라도 나오던가.
근데 이게 같이 나오는 국물에 적시면 맛있다!!!
그래도 국물은 뜨거운데, 고기를 담궈놓으니까 따뜻해지면서 부드러워지더라.
국물 맛도 감동. 맛있었다.
아!!!!!!!!!!! 내가 왜 비빔면으로 주문해지 ㅠㅠㅠㅠㅠㅠ
이건 나의 주문 대참사다. 국물면으로 시켰으면 더더더 맛있었을 것 같애 ㅠㅠㅠㅠ
그래도 비빔면은 국물면보다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처음엔 그냥 나온대로 먹고,
양념 넣어 비벼서 먹어보고,
갓절임도 추가해서 비벼 먹어보고,
마지막엔 국물도 넣어 먹어보고.
고기가 불만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맛있어서 의외로 흡족하게 먹고 나왔다.
다만 면발만 좀 아쉬웠다.
역시 맛집이라는 건지, 점심시간이 되어 그런건지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좌석이 금새금새 채워지더라.
포장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여튼 이렇게 대만에서의 또 한끼를 해치웠다.
삼우 우육면은 이번 대만 여행에서 먹은 마지막 우육면이자, 3번째 우육면.
어째 딱 이름따라 3번째였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맛있게 먹어서 즐거웠고. 다행히도 대만 우육면은 내 기억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마지막 우육면을 항원 우육면에서 먹었으면 굉장히 뒷맛이 씁쓸했을 듯.
아마 타이베이에 돌아와서 오가우육면을 한번 더 먹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그게 더 좋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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