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페어몬트 팰리서 Fairmont Palliser 호텔에서 1박을 했다.
캘거리 호텔의 상징과도 같은 이 역사적 호텔에서 묵는다는게 참으로 감회가 새롭고 뿌듯했다.
시내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이 호텔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낡은 부분도 보이긴 하지만, 현대에 맞게 리노베이션을 하여 고객들의 편의를 고려한 흔적도 뚜렷하게 보인다.
그럼에도 별 3개로 박하게 평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아래에 기술하려고 한다.
객실 욕조와 식사. 두가지 이유로 빡쳤었다.
-위치
위치
페어몬트 팰리서의 가장 큰 장점은 위치인 것 같다.
https://maps.app.goo.gl/zgH9UUPHkkAd9yrc7
다운타운 가장 번화한 곳에 딱 붙어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근방에 Flix버스 정류장이 있다.
설령 팰리서 근처가 아니더라도 페어몬트 팰리서를 찾아가기는 쉽다.
그냥 캘거리 타워를 보고 찾아가면 그 바로 옆에 팰리서 호텔이 있다.
좁고 도시스러운 입구.
확실히 팰리서는 다른 페어몬트들과는 이질적인 느낌이 있었다.
다운타운 한가운데에 있으니 그렇겠지.
빅토리아 엠프레스도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긴 하지만, 그 주변은 공간이 탁 트인 반면,
팰리서는 오밀조밀한 다운타운의 한 퍼즐을 차지하는 것 마냥 다른 호텔들처럼 서있었다.
페어몬트 팰리서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건물 외관이 아닐까 싶다.
3자 모양의 건물의 외벽을 따라 객실이 주욱 있던데,
음... 이런 구조라면 안쪽에 있는 방은 창문을 통해 다른 쪽 방도 볼 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체크인
페어몬트 팰리서에 들어서면 좌 우측으로 리셉션이 보이는데, 우측에서 체크인을 할 수 있다.
좌측은 컨시어지인 것 같았다.
리셉션 직원. 매우 친절하고 설명도 잘 해준다.
확실히 밴프 스프링스와는 차이가 있어.
그리고 난 딱 여기까지 감동을 받았었다.
독특한게, 방에 들어서자 방이 괜찮냐는 전화가 왔다는 점이다.
그래도 많은 호텔에서 묵었는데, 체크인하자마자 방 상태 괜찮냐고 묻는 전화는 또 처음 받아보네.
근데 이거 영어 못하는 사람이 받으면 크게 당황할 전화같은데 괜찮은거지?
로비 역시 입구만큼이나 작았다.
하지만 럭셔리했다.
특히나 크리스마스 준비로 여러 장식들과 트리가 있어 더 화려한 느낌을 주었다.
DELUXE ROOM 1 KING BED
- 가격
내가 묵었던 디럭스 1 킹베드 룸은 가격은 약 350 CAD정도 하는 것 같다.
참고로 이 돈 주고 묵을 가치는 없다.
역사와 전통. 다운타운에 위치했다는 접근성. 그리고 페어몬트라는 브랜드 파워로 350불이라는 가격이 책정되었겠지만, 350불 주고 여기서 묵는건 지양하고 싶다.
- 객실내부
처음 방에 들어서자마자 느낀 것은 '넓다'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군더더기없이 딱 필요한 것만 있는 느낌이라 첫느낌은 아주 괜찮았다.
이번에도 룸 체크를 해봤는데 흠....
역시 '도시'호텔이라 그런건가 내 편견인가.
부족한 점이 눈에 자알 보이더라.
침대 보드라던가 화장실 머리카락이라던가.
하지만 난 불평하지 않아.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
나 역시 방치울 때 완벽할 수 없으니까 이해할 수 있어.
옷장은 이렇게 생겼고.
TV 선반 서랍장에 커피와 미니바 등 어메니티가 있다.
한쪽 서랍에는 콘센트와 USB 충전포트, TV연결 포트 등이 있던데,
유용해보이지만 쓸만한건 콘센트와 USB 충전포트 뿐이다.
USB 충전포트는 이 방안에 저거 하나밖에 없던데 음....
리노베이션된지 오래 된걸까. 사방팔방에 USB 포트에 C형 포트까지 있는 신축 호텔과는 괴리감이 있었다.
화장실.
무난한 화장실에 어메니티나 헤어 드라이어 등 잘 갖추어져있지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욕조 이용에 이슈가 있었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좋았지. 욕조라서 몸을 뎁힐 수 있으니까.
실제로도 물받아서 뜨끈하게 몸을 뎁혔고.
문제는 레버에 있었다.
샤워 호스쪽에 레버가 위 아래로 두개 달려있는데, 그 어떠한 표시도 되어있지 않다.
확인해보니, 아래 레버는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위 레버에 큰 문제가 있다.
손잡이를 360도로 돌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던데,
손잡이가 12시 방향으로 가면 위에 고정되어 있는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고,
4시 방향으로 가면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고,
8시 방향으로 가면 호스에 연결된 샤워기에서 물이 나온다.
그럼 문제가 무엇이냐.
어떻게 해도 물이 멈추질 않아.
손잡이가 4시, 8시, 12시에서 벗어나면 물이 멈추는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뭔 어떤 각도로 돌려도 어디서든 물이 새서 똑똑 소리가 난다.
진짜 이거 사람 미침.
사람을 부르면 간단한 일이긴 한데,
본질적으로 수도꼭지를 잠그려고 사람을 부르는 것 자체가 잘못된거 아님?
지금 물 새는 곳에 수건 놓고 화장실 문을 닫아서 소음을 차단한 상태다.
객실에 있으면 항상 마음에 드는 책상.
요새는 책상이 없어지는 추세라 연식이 된 숙박시설에 가면 책상때문에 만족스럽게 된다.
책상 우측으로 뚜껑이 있어서 열어보면 콘센트 2개를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콘센트와 더불어 USB포트도 두개정도 달아놨으면 어땠을까 싶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다.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있는지라 창가뷰는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여기 역시 야경은 나름 괜찮았다.
Hawthorn Dining & Bar
Hawthorn Dining & Bar는 팰리서 호텔에 있는 유일한 식당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점심식사나 저녁식사, 바 그리고 조식까지 담당하고 있다.
- Bar (to go)
객실을 두고 딱히 식당에서 먹을 필요가 없어서 테이크아웃으로 음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건 실책이었다.
생각해보니 팁을 주기 싫어서 To go로 주문한건데, 팁도 계산하고 와서 좀 속이 쓰리다.
포장이 그럴싸해서 별 일이 없을 줄 알았다.
1회용 커틀러리도 챙겨주고, 기념 엽서도 한장 주는게 감동스럽기까지 했었다.
이걸 열어보기 전까지.
정가 세전 29불짜리 Hawthorn Beef Burger다.
이거 왜이래.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허접해.
공간을 채우기 위해 햄버거를 흩으러 놓은 것도 맘에 안들어.
일단 햄버거.
내용물 부실했다.
이건 절대 3만원짜리 버거가 될 수 없다.
아니다. 그래. 빅토리아에서도 햄버거 먹었을 때 내용물은 별로 없었음에도 엄청 맛있었잖아?
한 입 베어물어보자.
이건 절대 3만원짜리 버거가 되면 안된다.
햄버거 장점은 딱 하나 있었다.
치즈가 치지하게 늘어졌다는거. 그거 외에는 장점이 없다.
근데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감자튀김이었다.
자. 그리고 문제의 감자튀김.
최악이다.
기름에 쩔어서 오래된 티가 확연했고, 딱히 맛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난 이런 감자튀김을 사먹어본 적이 있다.
빅토리아 여행 때 어느 바에서. 밤 10시 이후 해피아워때 나만 이런 성의없는 감튀를 주고 다음 손님들한테는 바삭한 감튀를 제공했었지.
To go오더라서 어짜피 나중에 먹을테니까 대충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이거 받자마자 바로 올라와서 먹었다. 5분이 채 걸리지 않은 시간이었어.
팁을 4불이나 줬는데 진짜 괜히 줬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햄버거가 특별했던 것도 아니고, 감자튀김은 최악이었고.
와 이건... 50% 할인받아도 돈이 아까울 지경.
진짜 to go라서 그런거지?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이따위로 절대 안주지?
근데 너네 감자튀김 재탕하는건 아니지? 손님들한테 식은 감튀 다시 튀겨다주고, 이번에 나한텐 그냥 갖다주고 그런건 아니지???
와...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네.
어짜피 식은 감튀라 한 2시간 있다가 먹어도 비스무리함.
야 진짜... 호텔에서 비싸게 팔면서 이렇게 만들어서 내주면 안되지. 뭐하는거야 진짜.
- 조식
페어몬트 팰리서에서 조식은 뷔페 샐러드바를 제공하지 않는다.
단품으로 판매하는데 가격은 20불에서 30불 선으로 예상하는게 적당하고,
가장 비싼 Alberta Sirloin Steak 메뉴는 세전 39불을 받고 있다.
어짜피 직원할인으로 45불까지는 무료인지라 가장 비싼 스테이크 메뉴를 주문해봤다.
무엇보다도 아침식사에 스테이크를 제공한다는게 흥미로워서 뭐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맛인지 궁금하여 주문했다.
조식은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 반까지 제공한다.
7시 땡 치자마자 와서 아~무도 없이 고요했던 팰리서 식당 Hawthorn Dining & Bar.
스테이크를 주문하자 나이프를 바꿔준다.
처음에 티나 커피마실래? 물어보길래 괜찮다고, 물이면 된다고 했다.
물은 맨 처음 주문을 받을 때 가져다준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어떻게 구워줄까를 물어보는데, '미디움 레어'로 부탁했다.
계란은 어떻게 해줄까 하고 물어보는데, '오버 이지'로 부탁했다.
한 10분 기다려서 나왔다.
양이야 적을거라고 예상은 했고.
와아.. 먹음직스러워보여~
그리고 바로 또 실망했다.
내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해외든 국내든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처음 먹어봐서 그러는데...
원래 저렇게 타서 시큼한 냄새가 나는게 정상인거임?
탄 부분을 씹을 때 느껴지는 식감부터가 이건 망한 요린데?
그럴거면 그냥 내가 집에서 후라이팬으로 만드는 스테이크가 훨씬 더 맛있는데???
아 모르겠다.
맛도 뭐 그냥저냥.
하쉬브라운으로 나온 고구마가 제일 맛있었다.
캐나다 고구마는 맛대가리 없는데도 여기서는 고구마가 제일 맛있었어. 어휴.
첫인상은 좋았던 팰리서지만 마지막까지 실망스러웠어.
영수증에 팁은 3불 기재했고, 객실팁은 남기지 않고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