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럴 줄 알았다.
여행 전에는 관심도 의욕도 없이 그냥 집에서 이대로 쉬고 싶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쿠쿠루삥뽕 좋아라좋아라 너무나 좋아라 하고 있다.
게다가 그 목적지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하와이라면 이 기쁨은 가중된다.
지금 하와이에서의 휴가를 보내고 있는 나의 정신상태는 온통 행복 그 자체다.
오늘은 그 첫번째 날.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워서 도파민이 극도로 치솟는다.
늦은 밤 체크인을 했지만 다행히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조식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던 중.
과연, 날이 밝으니 어제 볼 수 없었던 해양 리조트의 자태가 화려하게 드러난다.
바다와 야자수. 맑은 날씨.
아 너무 좋아. 지금 모든 것을 겪어보고 포스팅하는 중이라 더 신나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다.
다행히 조식 뷔페가 갓 오픈한 이른 아침, 사람이 별로 없을 때 식당에 입장할 수 있었다.
직원이 손님 그룹을 하나하나 테이블로 데려다주는 시스템인데,
그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나중에 보니까 줄이 길게 늘어서있더라.
이런 뷰를 보고 식사를 한다.
첫날 조식에서 감명깊었던건 식단에 김치볶음밥이 들어가있었다는 점이었다.
본토의 맛처럼 강렬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었어.
김치볶음밥이 맛없기 힘들긴 하지만, 외국에서 먹는 한식은 대개 현지화되어 이상한 맛으로 되는데에 반해 페어몬트 오치드 조식에서 나온 김치볶음밥은 본연의 맛을 잘 살렸다 생각한다.
원래는 뷔페에 에그 베네딕트가 나오면 여기에 집중을 하기 마련인데,
와아... 김치볶음밥이라니. 너무 강렬했어.
아쉽게도 조식 동양메뉴는 매일 로테이션되는지라 딱 하루만 김볶밥을 먹었다는게 슬펐지만.
조식을 먹고 이 멋진 해양 리조트를 둘러본다.
페어몬트 오치드의 장점 중 하나는 전용 프라이빗 비치를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페어몬트에서 묵지 않더라도 외부 사람들도 와서 즐길 수 있는 것 같은데,
사진에서처럼 호 모양의 암석이 입구쪽을 좁게 만들어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놨다.
돌로 감싸진 지역은 수심도 얕아서 아이들도 놀만 하지만, 부분적으로 깊은 곳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아 너무 예뻐!
바다 뿐만아니라 수영장과 스파가 따로 구비되어 있는데,
스파는 유료일 것 같고 수영장은 무료인 것 같았다.
굳이 바다가 있는데 수영장을 이용하진 않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이 바다보다는 수영장을 더 선호하는지,
프라이빗 비치보다는 이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타 볼거리도 이리 다양하고.
돈값하더라. 여기저기 잘 꾸며놨어.
객실은 아쉽게도 바다를 보기 힘든 위치였다.
하지만 높은 곳에 위치하여 전망이 좋았고, 딱히 불만은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묵은 6층이 페어몬트 골드 floor였더라.
그 어떠한 혜택도 없길래 뭐지 싶었는데,
지금 골드 플로어가 공사중? 레노베이션 중이라 제공이 안되는거였다.
....
근데 그러면...
음식 바우처라도 좀 주면 안되니? 대개 제공해주지 못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바우처로 퉁치는데 나도 그럴 순 없는걸까?
아... 아니다. 하긴. 공사중이니까 나같은 일개 직원혜택 투숙객을 골드 플로어에 보내준거겠지.
....
근데 라운지가 공사중이더라도 웰컴 스낵은 제공해줘야하는거 아닐까.
내 마카롱내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너무 황송해서 불만을 가질 수가 없는 객실이었다.
전망도 이리 좋고,
발코니에 있는 눕는 의자에서 여유부리며 쉬는 것도 좋았어.
뷰 자체도 만족스러웠다.
쌩 야자수밖에 안보이는 뷰지만, 그래도 막상 실제로 저기에 가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역시 미국 형님들.
뭐든지 크고 양이 많다 하더니 컵마저도 캐나다 컵의 1.5배 길이네.
황홀하다.
사실 이러한 뷰는 하와이만의 뷰라기보다는 열대 지방 리조트의 대표적인 뷰일텐데,
맑은 날씨와 럭셔리한 리조트의 경관이 즐거움을 배로 늘려주었다.
페어몬트 오치드 근처에 암각화 유적같은게 있어서 찾아가봤다.
수풀을 헤쳐가야 해서 긴 바지입고 찾아갔는데, 많이 덥고 땀나더라.
암각화는 트레일 입구 초입에 있는건 훼이크인 것 같고,
20분정도 수풀을 헤치고 평야를 거쳐 깊이 들어가야 거북등과도 같이 쩍쩍 갈라진 대지에 새겨진 암각화를 볼 수 있다.
고생하고 돌아왔으니 칵테일 한잔.
그래!!! 내가 원했던 나의 포즈와 뷰. 즐길 음료는 이런거였어!!!
당연히 하와인데 파인애플은 있어야지?!?!?
아아아아주 좋아.
하와이 음식도 먹어야지.
호텔은 너무 비싸니까 근방의 마트에 가서 '포케'와 '무스비'를 먹었다.
무스비는 딱 봐도 일본에서 건너온 음식이었고,
포케는 그냥 그저 참치를 때려박아 시즈닝한 회 그 자체였다.
스노클링하고 젖은 바지는 발코니에서 말리면 된다.
근데 아쉽게도? 건물구조가 발코니에 그늘이 지게 만들어져서
사막에서 빨래를 말리는 것 마냥 빠삭하게 말리지는 못했다.
석양이 지는 남국의 리조트.
역시나 야간 수영장 뷰는 멋있어.
수영장 위로 별이 빼곡히 들어차있던데,
음... 바다거북같은 야생동물이라도 만났으면 좋았으련만 그러진 못했다.
아, 다만 아까 스노클링할 때 바다거북과 조우하긴 했으므로 그걸로 만족하련다.
굿나잇 하와이.
여기에 와서 이 모든 것을 누리고 있자니 너무나도 행복하구나.
오늘도 충분히 즐거웠지만 더 나은 내일이 있기에 더욱 행복하다.
크으. 사람들이 이 맛에 하와이에 오고, 이 맛에 돈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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