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드디어 이 날이 오긴 하는구나.
어제부터 1주일간 휴무를 받았고, 내일부터 하와이로 여행을 간다.
하와이에는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머문다.
근데 말이 3박 4일이지, 첫날은 거의 밤 12시에 도착하니까 한 이틀 반정도를 온전히 휴양하며 보내게 되는게 맞다.
오늘은 일단 캘거리로 가서 1박을 하고,
내일 비행기를 타고 하와이 빅 아일랜드로 이동한다.
망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이거 작성하는 와중에 그동안 팁으로 모아놓은 미국 달러를 가져오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아... 서랍장에 잘 모셔두고 여행하는 날 챙겨가야지 했는데, 너무 지나치게 소중히 모셔뒀음.
어짜피 한 80 USD정도되는 뭐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거 있으면 환전 걱정이 아예 없었을텐데.
내일 오전에 RBC에 가서 100 CAD정도 인출하고 들고 가봐야겠다.
어짜피 카드로도 다 계산된다니까 70 USD정도 들고 가면 유사시에 충분히 사용하겠지.
와아... 믿을 수가 없다. 믿을 수가 없어.
동전은 챙겨왔는데 왜 지폐를 가방에 안넣었지? 와아...
그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작부터 불길했어.
눈도 많이 쌓인데다 눈이 또 오고 있어서 길 상태가 그지같았고,
날이 날이라 그런지 이미 30분 지연됐던 버스가 또 30분 지연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하필이면 딱 숙소에서 나와서 버스를 탔을 때 지연 문자가 오더라 하아.
카페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낼까 했지만, 토요일의 밴프 타운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날이 안좋으므로 이 사람들은 죄다 카페에 앉아 테이블을 꽉꽉 채우고 노닥거리고 있더라.
하아.
그래서 그냥 버스정류장에 가서 40분 가량을 덜덜덜 떨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물론 뭐 바나 카페에 들어갈 수도 있긴 했는데, 짐이 있어서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다.
에휴. 핫초코나 한잔 하고나서 버스타고 싶었는데.
원래 11시 출발이었던 캘거리행 Fix 버스는
이미 몇주 전에 11시 30분 출발로 변경되었고,
오늘 30분이 또 지연되어 12시에 출발하게 되었다.
캘거리에는 2시에 도착예정이었는데, 2시 40분에 도착.
근데 이건 버스기사를 탓할 수가 없다.
그만큼 길이 거지같았고, 눈도 오고 안개도 끼고 난리도 아니었다.
난리가 아닌건 캘거리도 마찬가지.
길 상태좀 보소.
이게 캐나다의 겨울이다!!!!!
어짜피 내일 하와이로 갈거라 부츠를 신고 올 순 없었다.
런닝화를 신고 한발자국씩 조심스레 걸으며 제발 신발속이 젖지 않기를 바랐다 ㅠㅠㅠ
오늘 1박을 할 페어몬트 캘거리 팰리서 (Palliser) 도착!!!!
예쁜 건물이다.
가본 적은 없지만 뉴욕에서나 볼 것 같은 그런 오래되고 예쁜 도시 건물.
로비는 생각보다 작았고, 리셉션 직원이 친절해서 좋았다.
큰 건물인데도 호텔 식당은 1층에 고작 하나 있더라.
하긴 도시에서는 사먹을데가 많은데 굳이 호텔 식당에 예산을 쏟을 필요는 없겠지.
무릇 이렇게 직원할인으로 페어몬트 호텔에서 묵노라면, 그곳 직원들이 내가 어디에서 일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거기는 좀 어떤지 묻기도 한다.
다들 다양한 곳에 관심들이 많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쟤들도 서로 물으며 정보를 채워나간다.
페어몬트 펠리서는 좀 독특하게 생겼다.
3자 모양으로 세개의 건물이 가로로 된 건물에서 툭 튀어나오듯이 생겼는데,
처음 봤을 때는 뭔 건물 구조가 저렇지? 하며 의뭉스럽기도 했다.
지금 보니 방을 최대한으로 만드려고 저렇게 건설한 것 같은데..
아니 저러면 건물 내부 사람들은 창문열면 서로 보이지 않나???
여튼 난 건물 외곽쪽 방이라 그런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와... 방 넓은거 하나는 좋네.
건물이 전체적으로 살짝 낡은 감이 있는데, 부분적으로 레노베이션 한 흔적이 보였다.
팰리서에서는 창가뷰를 기대할 순 없을 것 같다.
내 방이 척박하고 황량한 남쪽 뷰라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북쪽으로는 높게 솟은 건물들이 많고, 다운타운이 바로 보여서 좀 다르려나?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짐을 놓은 후, 지난번 캘거리 방문때 갔던 '김치 하우스'로 향했다.
다행히 페어몬트 펠리서에서 차이나타운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
멀진 않지만 이런 혹독한 날씨 속에서 움직이긴 여간 귀찮고 성가신 일이 아니긴 했다.
역시! 들어와서 주문하자마자 바로 따뜻한 보리차로 몸을 녹였다.
웬만한 웰컴 드링크보다 훠얼씬 좋다!
진짜로.
절대 립서비스가 아님.
오늘 주문한건 돌솥 제육오징어.
내가 느낀건 여긴 돌솥이 진리라는 것이다.
일단 음식이 나올 때 뜨거운 그릇에 밥이 지져지는 치지직 소리가 일품이다.
맛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솔직히 돌솥 제육은 사기잖아. 어떻게 맛이 없을 수가 있어.
최대한 제육과 밥만 섞고, 오징어는 하나씩 젓가락으로 집어먹었다.
와.... 진짜 개 맛있어.
저녁에는 호텔에서 햄버거를 테이크아웃하여 객실에서 먹었다.
정말 할 말이 많은 버거지만, 다음에 호텔리뷰 쓸 때 구체적으로 작성하려고 한다.
진짜... 호텔에서 음식을 이따위로 만들면 안되지.
사실 오늘의 캘거리 1박은 정말 의미없고 부질없는 1박이다.
굳이 캘거리에서 묵지 않고, 내일 바로 공항으로 가도 되었다.
한 두달 전 쯤에 하와이 여행을 예약하며 캘거리에서도 1박 묵을 계획을 세웠었다.
캘거리에서 하루 머물며 캘거리를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이미 2주 전엔가? 갑작스레 캘거리 여행을 하게 되어 본질적인 목적이 흐려진 1박 여행이 되었다.
.....
그냥 문득 드는 생각은, 하아. 만약 내일 밴프에서 공항으로 다이렉트로 갔으면 미국 달러를 챙겨가지 않았을까 하는 번잡스러운 후회다.
.....
아 요즘 캐나다-미국 환율 거지같아서 환전하기 싫은데 ㅠㅠㅠㅠ
아.
때타올도 안챙겨왔네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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