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고작 3일 남은 이 시점에서, 내가 Hot Chocolate Trail의 핫초코를 더 마실지 여기서 멈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셔본 Hot Chocolate Trail에서의 가장 괜찮았던 핫초코는 와일드 플라워 Wild Flour의 체리 핫초코와 이번에 포스팅할 BRAZEN의 석류 핫초코이다.
굳이 과일이 들어간 핫초코를 좋아하는건 아니다.
다만 이 둘은, 메뉴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으며, 맛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고퀄리티의 상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존중할만하다.
https://maps.app.goo.gl/tzMi7J8genZJftY48
브레이즌은 '마운트 로열 호텔' 내부에 위치한 식당 겸 바인데, 밴프 타운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위치가 개 사기다.
타운 중앙이라 유동인구가 많기도 하지만,
바로 옆에 Flix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음.... 물론 하지만 발길이 쉽게 가진 않는 곳이었다.
호텔 식당인지라 투숙객이 아닌, 일반 관광객이 들어가기에는 애매하다.
그래서 나도 이 호텔식당 방문을 계속 미루다가 이제서야 가봤다.
이 거리를 걸으며 창문을 통해 안을 보는데, 항상 사람이 꽉 찬 느낌이라 다가가기 애매했다.
결론적으로 스탭들은 매우 친절했고,
호텔 식당이라고 못갈 이유가 없으며,
바 자리가 있어서 혼자 가서 음료만 마시고 올 손님들에게도 적합했다.
건물 끝쪽 사거리 부근으로 들어가면 왼쪽 입구가,
호텔 입구로 들어가면 오른쪽 입구가 나온다.
입구에서 기다리면 서버가 와서 자리 지정을 도와주는데,
"원 펄슨. 온니 포 드링크" 하고 말하면, 바에 앉을래? 하고 물어본다.
이전에는 바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창가쪽 구경하기도 힘들고 바텐더가 계속 말 걸 것 같아서.
근데 요즘은 그냥 혼자 있기 좋아서 오히려 바 자리를 선호한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지만, 바 자리에 앉으면 술 구경하기 바쁘다.
BRAZEN은 특이하게 술을 진열하지 않고 다 내려놨더라.
폼폼 포메그러네이트
다크 초콜릿과 석류 시럽, 샹보드 로얄(알콜) 그리고 약간의 바닐라를 첨가한 후,
석류 씨앗과 바닐라 휘핑크림, 석류가루로 덮은 라이스 페이퍼를 올려 마무리
음료 설명만 봐도 이 음료가 얼마나 다르고 특별한지, 얼마나 고려하며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Hot Chocolate Trail의 음료 목록을 보며 그동안 계속 눈독들이고 있던 핫초코다.
보통 일률적으로 일반적인 핫초코에 과자나 마시멜로우같은걸 추가하여 차별성을 만들지만,
여긴 보시는대로 아예 다른, 특별한 음료를 내어준다.
라이스 페이퍼도 분홍으로 곱게 물들어있다.
좀 큰 조각을 음료에 박아줄 줄 알았는데,
하긴 그러면 쌀과자가 눅눅해져서 먹기 애매할 듯.
부드러운 석류 향이 난다.
난 라즈베리 향인 줄 알고 바텐더한테 와~ 라즈베리 이러고 있었는데, 석류였다.
이번에는 빨대로 마시지 않았는데,
첫 입에선 바닐라 크림의 달콤함이 느껴지고
그 다음은 핫초코의 부드러움이 느껴지고
마지막엔 입 안에서 새콤달콤 톡톡 터지는 석류가 황홀했다.
마지막 들이킬 때 맨 마지막에 몰려있는 진한 달콤함으로 마무리한다.
BARZEN에서는 음료도 만족스러웠지만, 직원들의 친절함 역시 돋보였다.
특히 바텐더가 음료에 대해 이러저러한 설명도 해주는게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만든 음료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이탈리아 바닐라였나? 그리고 프랑스 석류였나 라즈베리였나.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열심히 듣고 마셨다.
아는 만큼 느껴지는 맛이 풍부해지기에 이런 설명은 참 고마운 서비스였다.
'Pomegranate'가 석류라는 것도 처음 알았음.
바텐더가 계속 포메어쩌구 이야기하던데 뭔질 알아야 ㅠㅠ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대개 리큐르가 들어간 핫초코는 13~14불을 예상해야 하는데,
폼폼 포메그러네이트는 세전 10불. 세후 10.5불.
도수가 그리 높진 않은데, GST가 붙은걸 보니, 알콜도수 7%는 넘는가보다.
그렇다고 딱히 마시기 부담스러운 도수는 아니었다.
팁을 20%해서 12.6불이 나왔다.
팁을 20%로 높게 줄만큼 훌륭한 맛과 서비스였다.
'리뷰 > 맛집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집][캐나다][밴프] Chili's Grill & Bar. 이건 핫초코가 아니라 술입니다. (31) | 2024.12.25 |
---|---|
[맛집][캐나다][밴프] Wild Flour Bakery. 상큼한 체리 핫초코에서 느끼는 맛집의 클래스. (4) | 2024.12.22 |
[非맛집][캐나다][밴프] The Prow. 큰 기대와 그렇지 못했던 결과물. (3) | 2024.12.21 |
[맛집][캐나다][밴프] Carlito's Pizzaria. 피자집에서 즐기는 핫초코 한잔. (4) | 2024.12.20 |
[맛집][캐나다][밴프] Maclab Bistro. 마치 대학교 식당에서 마시는 핫초코 한잔. (1) | 2024.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