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나후아토에서의 셋쨋날. 미라박물관에 다녀왔다.
딱히 미라에 관심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미라박물관은 과나후아토에서 할 수 있는 희소한 액티비티이기에 다녀오기로 했다.
특히 살면서 미라를 직접 본 적이 없기에 뭔가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https://maps.app.goo.gl/g5jEXyS1Lhbf9SdW7
과나후아토 미라박물관 · Explanada del Panteón Municipal s/n, Centro, 36000 Guanajuato, Gto., 멕시코
★★★★☆ · 박물관
www.google.com
위치는 여기.
과나후아토 센트로에서도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과나후아토 센트로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데,
어짜피 버스는 일방통행으로 다니니까 방향에 상관없이 목적지만 보고 버스를 타면 된다.

과나후아토에서의 버스는 대개 앞유리에 행선지를 적어놓는다.
분홍색 글씨 세번째로 보이는게 MOMIAS. 스페인어로 미라. 미라박물관이다.


여기서 내리면 된다.
미라박물관의 북쪽 언저리인데, 버스기사님이 친절하셔서 내가 조급하게 내리려고 하자, 나를 만류하며 정확한 위치에서 하차시켜주셨다.

버스에서 하차하면 길을 건너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
위 이정표가 쉽게 보일 것이다.



여기가 입구쪽. 입구는 주차장에서 건물을 바라보고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아니 사람들이 엄청 많이 오긴 하나보네. 대기줄을 이렇게 길게 조성해놓은걸 보면 말야.

저 126페소짜리 티켓은 뭔가 특별한 +알파가 더 있는 것 같고,
일반 티켓은 106페소, 약 8000원정도 한다.


티켓을 구입하고 뒤로 돌아서 쭈우우욱 가면 개찰구가 나온다.
티켓 구입시 카드 결제 가능.

여기 하지 말라는 것들.

당신은 살아있습니까?

내가 첫 손님이어서 그런지 전시실 내부가 한적해서 좋았다.
와.... 미라.
진짜 미라다. 진짜 미라였어.
이렇게 가까이서 미라를 볼 수 있다니 소름이 돋는다.

이분은 좀 유명한 분이신지 뭔가 특별하게 안치되어 있었다.
Ana Maria라는 이름도 옆에 있었다.

사진을... 여러개 올리긴 좀 그렇고, 이거까지만 올리고 말아야겠다.
너무 적나라해. 너무 진짜 죽은 사람이야.
분위기 별로였다. 음습하고. 죽은 사람을 본다는게 이렇게 기분이 안좋은 것인지 몰랐었다.
게다가 아기 미라나 목만 있는 미라도 전시되어 있던데...
아기 미라는 진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예전에는 미라를 세워서 전시했나보다.
공포스럽고 기괴하기까지 하지만, 이 사람들은 사실 불쌍한 사람들이다.
미라박물관 옆에는 '산타 파울라 판테온'이라는 묘지가 있는데,
여기에서 더 이상 묘지 유지 비용을 내지 못한 시신들을 처리하기 위해 꺼내보니 미라화가 되어 있는 채로 발견된 것이고,
그 미라들을 전시해놓은 곳이 바로 이 미라박물관인 것이다.
죽어서 돈때문에 남들 구경거리가 되었다는게 참 씁쓸했다.

출구로 나가기 전. 마지막에 테마를 다룬 방이 있었으나 그리 감동적이진 않았다.
운영측에서는 공포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들이 완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애들이라면 몰라도, 미라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은 미라의 신비로움이나 역사적 가치를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지, 공포의 집이라 생각하고 올 사람은 별로 많을 것 같지 않다.
내가 미라박물관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불쌍함과 메스꺼움이었다.
귀신의 집처럼 만들게 아니라 고급스럽게, 고품격으로 만드는게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 그리고.
와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박물관인데도 화장실 요금은 따로 받더라.
지독하다 지독해.

자 그럼 미라박물관의 미라들을 추출한 공동묘지, 산타 파울라 판테온에 가보자.

멀지도 않다.
미라박물관이랑 딱 붙어있음.

이 무덤양식은 '니초'라고 불리우는 무덤양식으로, 우리나라 납골당처럼 유골을 차곡차곡 질서정연하게 쌓았다는게 인상깊더라.
특히 날짜를 보면 더 흥미로워진다.
다 옛날 사람들. 100년정도 전에 죽은 사람들.
미라도 이런 관짝들 중 더이상 자리세를 내지 못한 곳에서 나온걸까?
혹은,



이런 '근사한' 무덤 아래에서 나온 것일까?
참고로 저 납골당처럼 생긴 무덤 '니초'는 미라박물관쪽 벽면에도 조성되어 있는데,
미라박물관은 그 니초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
아까 미라를 구경할 때 나는 무덤 아래에 있었다는 것이다.
.......... 음..... 그래. 그러하다.

돌아오는 길.
버스는 아까 내가 하차한 곳 맞은편에서도 정차한다.
과나후아토 센트로와 그리 멀지도 않으니 걸어서 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라박물관을 다녀오고 과나후아토 센트로를 돌아다니니, 거리 곳곳에 미라박물관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기가 좀 그런 곳인데, 과나후아토 관광부서에서는 미라박물관을 확실히 밀어주나보네.
하긴, 돈이 되니까. 미라박물관 입장료는 꾸준히 가파르게 올라왔던 것 같더만.
너무 우울하고 우중충해서 밝고 기뻐야 할 여행중에 여길 방문하는게 맞나 싶긴 하지만,
뭐... 이것도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이라 한다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긴 하다.
그래도 나는 별로야.... 아니야 신기하긴 해.... 아 모르겠다. 일단 난 봤음.
'해외여행 > 멕시코 중부 2025.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멕시코중부4] 3일-2025.03.31. 과나후아토. 미라박물관, 푸니쿨라, 전망대 야경, 아똘레. 과나후아토는 밤에 더 멋지고 선선했다. (6) | 2025.04.10 |
---|---|
과나후아토 푸니쿨라 이용 후기. (0) | 2025.04.08 |
[멕시코중부3] 2일차-2025.03.30. 과나후아토. 전망대(낮), 디에고 리베라 박물관, 이달고 시장, 돈키호테 박물관, 숙소 옥상뷰 석양. (0) | 2025.04.02 |
[멕시코중부2] 1일차(2)-2025.3.29. 과나후아토 대강 훑어보기. (2) | 2025.04.01 |
[멕시코중부1] 1일차(1)-2025.03.29. 밴프에서 과나후아토까지 21시간걸려 도착. (1) | 2025.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