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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2019 서울 둘레길 완주

[서울둘레길 완주 2] 서울둘레길 2코스. 화랑대-묵동천-망우산-용마산-아차산. 사기급으로 좋았던 서울둘레길 최고의 코스.

아스라이39 2021. 3. 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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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을 하나만 돌거라면 단연 2코스가 으뜸이다.

산과 평지가 적절하게 섞여있고,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코스이며, 사람들이 많은만큼 아름다운 코스이다.

서울둘레길 2코스의 높은 가치는 중간에 지나가는, 무려 이름도 무시무시한 망우묘지공원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말이 '묘지'지, 길도 시원시원하게 크게 뚫려있고, 역사적 인물들의 문학적 작품도 비석이 박혀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비치되어있으며, 무엇보다도 전망이 무지막지하게 좋다. 이것은 내가 비가 온 다음날 깨끗한 하늘아래로 구경한 것도 한몫 할테지만, 망우묘지공원을 걷는 내내 '중랑구민들은 좋겠다. 이런 데가 가까워서'라는 생각을 계속 했었다.

 

 

여튼. 5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지도에 쓰여있는 12.6km짜리 코스를 출발했다.

출발은 8시.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2코스 중간중간에도 산세가 험하다. 하지만 1코스에 비하면 완만한 편이니 천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출발은 1코스의 마지막 도장을 찍었던 화랑대역이고, 묵동천을 따라 걸으며 평지를 내딛다가 양원역을 지나고부터는 숲길 및 산길에 들어선다.

용마산과 아차산을 지나게되고, 2코스 두번째 스탬프가 있는 용마산 깔딱고개는 그리 긴 코스는 아니지만, 극악의 계단코스니 각오를 다지고 2코스에 임하자!

 

 

초반의 묵동천루트는 사실 그리 감명깊지 않았다.

평지라서 좋긴 했지만, 2019년 9월 당시 관리가 잘 안되는 모양새였고, 수풀이 우거져 깔끔하지 못했다.

그나마 천을 빠져나오고 이어지는 오솔길은 예쁜 길이라서 산책할 맛이 났다.

 

 

신내역 근처에서는 도로가 한창이었는데, 이게 1년 반 전이니 지금은 완공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저 멀리 중앙선 양원역이 보인다.

사실 2코스 트래킹은 양원역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양원역 이전과 이후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물론 양원역 이후부터가 훨씬 낫다.

 

즉, 2코스를 굳이 화랑대역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

1코스때 2코스 첫도장까지 찍고, 2코스를 양원역에서부터 시작하면 좀 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물론 반칙이지만~.

 

양원역이나 좀 더 가면 보이는 중랑캠핑장 건물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물이나 간식을 안가지고 왔으면 이 근처에서 공수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즐거운 트래킹을 계속 하자.

 

 

1코스에서도 그랬지만, 2코스에서도 다른 둘레길과 중첩된다.

2코스는 구리둘레길과 중랑둘레길이 중첩되므로 한번에 도장을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망우묘지공원 초입에서 중랑둘레길 스탬프함이 보인다.

서울둘레길 스탬프함이 각 루트당 보통 3개의 스탬프함이 있는 반면에 중랑둘레길 스탬프함은 그보다 좀 더 조밀하게 설치되어있다.

 

 

이 뷰가 서울둘레길 2코스를 돌며 스스로 오길 잘했다고 칭찬했던 뷰다.

너무 아름다워서 이 뷰를 다시 보기 위해 나중에 중랑둘레길도 돌았다.

비에 씻겨나간 맑은 하늘아래 빽빽하게 박혀있는 서울시민들의 거처.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배봉산, 북한산, 도봉산 그리고 봉화산.

 

 

망우산 끝. 그리고 용마산 시작.

초반의 묵동천이나 망우산이 평지코스였다면 이때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그 이유는 이 망할 570계단의 깔딱고개 때문이리라.

어린애들은 빠르게 쭉쭉 올라가던데, 부러웠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을까.

 

깔딱고개 초입에는 중랑,구리,서울둘레길 스탬프함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트래킹하는 사람들 다 죽어보라고 이렇게 하나같이 합심하다니.

깔딱고개를 오르며 높은 곳에서 구경하는 서울과 구리시의 뷰는 아직 이 삭막한 도시에 푸르른 숲과 맑은 공기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듯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순간 아차산에 진입했고 롯데타워를 향해 걷고 있었다.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의 하나처럼 우뚝 서있는 대한민국 초고층 빌딩. 이정표가 되어주는구나.

중간에 미끄러운 바위 내리막길도 있었는데, 이런 곳에는 밧줄로 잡을거리를 만들어둿으면 하는 아쉬운 바람이 들었다.

 

삼국시대 유적인 보루도 한번 들러보고 구경하며 걷는다.

경쾌하게 걷다보니 또 한번 나온 바위 내리막길 코스.

이 위험한 코스를 지나 드디어 지상에 다다른다.

 

서울둘레길 2코스는 1코스에 비해 고생도 덜했고 소요시간도 짧았다.

힘든 코스라고 해봤자 깔딱고개나 미끄러운 바위가 전부인 것 같다.

11시 45분에 도착했으니, 소요시간은 4시간이 채 안됐고, 무려 점심을 챙길 필요도 없는 짧은 트래킹이었다.

좀 더 천천히 둘러볼껄 그랬나.

 

 

2코스 마지막 서울둘레길 스탬프함은 아차산공원 관리사무소에 있다.

찾긴 어렵지 않았다.

차차 채워가는 도장의 빈 자리들이 날 뿌듯하게 만든다.

이제 7코스 더 남았군.

 

예쁜 벽화골목도 지나 지하철역을 향한다.

 

 

끝났군.

여기까지 도착했을 때 3시간 45분 걸렸다.

 

먹을거리를 준비하지도 않았지만 배고프지도 않았다.

준비해간 게토레이도 그대로. 굳이 마실 필요가 없었다.

간단한 코스였다.

 

2코스는 서울둘레길 최고로 예쁘고 가벼운 코스다.

서울둘레길에 발만 담궈볼 사람이라면 다년 2코스를 추천한다.

특히 망우묘지공원의 아름다운 뷰는 언제라도 찾아가보고싶은 도심 속 삶의 활력소인 것 같다.

 

바로 3코스로 돌입해도 되겠지만 그러진 않았다.

트래킹을 마친 후에도 아직 하루는 길었지만, 집으로 돌아가 씻고 평화로운 휴일을, 남은 시간을 편안히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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