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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퀘스트/2019 제주 올레길 완주

[제주 올레길 13] 올레길 11코스(반나절). 모슬포 - 모슬봉 정상 - 무릉외갓집. 제주 올레길 26코스 중 가장 비추하는 코스.

아스라이39 2021. 3. 21.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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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하게 비추하는 재미없는 올레길.

짧지도 않아서 반나절을 지루하게 걷는다.

다른 좋은 멋진 올레길 많다.

 

소요시간 : 07:00 ~ 11:00 (4시간)

길이 : 17.3km

https://www.jejuolle.org/trail/kor/olle_trail/default.asp?search_idx=15

모슬포 정상부로 올라가는 잊혀진 옛길을 모슬봉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 제주올레가 복원했다.

모슬봉 정상에 오르면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진 제주 남서부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신평에서 무릉사이의 곶자왈을 지나는 숲길은 제주올레에 의해 처음 일반에게 공개된 곳으로 비밀스러운 감동을 안겨준다.

 

 

제주올레길은 제주도 해안을 따라 약 425km거리를 주파하며 한바퀴 도는 트레킹 코스다.

총 트레킹 코스의 길이가 긴만큼 모든 길이 아름다울 순 없다.

그리고 때때로 올레길을 관리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순환코스를 만들기 위해 부분적으로 억지로 조성한 길도 있다. 물론 '억지'로 개척한 길이 아름다운 경우도 빈번하지만, 안타깝게도 올레길 11코스는 전체적으로 흥미롭지 않은, 그러나 제주올레길의 순환코스에 없어서는 안될 계륵과도 같은 코스였다.

 

여튼 결과절으로 올레길11코스는 아주 비추다.

 

올레길의 모든 코스를 완주하지 않고 몇몇 코스만을 돌고 싶다면, 11코스는 패스해도 좋다.

딱히 예뻤던 뷰도 없고, 해안이 아닌 내륙으로 들어가서 그 흔한 바다 구경도 못한다.

마직막 부근의 신평곶자왈이 그나마 낫긴 했지만, 그 외의 코스는 영 좋지 못했던, 전체적으로 마이너한 코스였다.

길이라도 짧으면 말을 안하지 에휴.

 

장점이 있다면 시작점이 모슬포라 교통은 좋다는 것이었다.

 

 

아침 7시. 시작점인 모슬포 하모체육공원 근처에 도착.

역시 이른 시간이라 제주올레안내소 문은 굳게 잡혀있었다.

 

 

사람이 없이 황량한 해안의 길을 걷는다.

 

 

10코스에서 예상했던대로 저기 올라간다.

11코스의 첫 경유지 '모슬봉'이다.

올레길 11코스 초반에는 시내를 활보한다.

그래서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속단했는데, 나의 오산이었다.

올레길 코스가 거짓말처럼 화장실을 다 피해갔고, 모슬봉에 들어선 순간부터 2시간동안 참고 가야했다.

 

모슬봉 꼭대기는 군사시설이다.

그래서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고, 따라서 산정상에서 모슬포를 내려다보는 멋진 장관도 볼 수 없었다.

이래저래 심심한 코스다. 11코스는.

 

 

이 때는 오늘 하루 맑을 줄 알았지...

그런... 매서운 날씨로 돌변할 줄 몰랐었지.....

 

 

여기 무덤이 엄청 많았다.

오후에 지나간 12코스 초반에도 무덤이 좀 있었는데, 11코스에는 거의 무덤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무덤이 엄청 많았다.

 

 

11코스 거의 마지막 오르막길.

11코스는 초반에 모슬봉을 오른 후 계속 평지를 걸어간다.

그래서 그리 재밌는 코스는 아니었지만, 힘들지도 않은 코스였다.

 

 

제주올레 패스포트를 보니, 모슬봉 정상에서 갈대와 더불어 제주 남서부의 바다와 오름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던데..

역시나 갈대가 많았다.

해랑 구름도 딱 좋네.

 

 

역시나 무덤이...

밤에 혼자다니면 무섭겠다.

 

 

네이버지도맵으로 거리뷰를 보면 스탬프간세의 옛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엄청 낡았었네. 페인트칠은 원래 안돼있던건지 벗겨진건지...

간세가 저렇게 새단장한 것은 2019년 겨울기준으로 1년남짓밖에 안되는 것 같다.

여기는 산 정상에 있어서 잉크패드 채워넣기 힘들겠다;;;

 

오늘 도장이 깨끗하게 잘 찍히네.

바람도 안불고 날씨가 선선한게 딱 좋았다.

기분 좋아졌으!

...

오전에 이렇게 날씨가 좋았구나......

 

 

햇살 아래의 형제바위.

이렇게 보면 영락없이 두개의 섬인데... 막상 가까이에 가서 보면 한개란말이지...

 

 

꿩때문에 또 깜짝놀랐다.

난 제주에 와서 꿩이 인간사회와 이렇게 가까이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근데 니들은 도망칠 때 왜 그리도 시끄럽게 울면서 가는거니... 조용히좀 도망가지...

 

 

오 종교시설도 있네. 하긴, 전에 약천사도 지나갔으니까.

여기 화장실이 있는데... 11코스 시작한지 2시간만에 만난 고마운 화장실이긴 한데 웬만하면 여기 쓰지 말자. 비추다.

걍 더 궁금해하지 말고 쓰지 말자.

11코스는 시작할 때 뱃속정리를 깔끔하고 확실하게 끝내고 출발하자.

 

날씨는 점점 우중충해지고 있었다.

근데 아직까진 괜찮았다. 바람은 안불었으니까.

 

 

아마 이 상이 정난주 마리아 상이겠지.

사실 정난주라는 분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훌륭한 분이니 이렇게 모시는거겠지.

마리아 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여성이 전통복장을 입고 있길래 신기했다.

의외로..... 잘 어울리네. 한복과 '마리아'라는 이름이.

 

 

어느새 모슬포에서 저렇게 멀리 떨어졌다.

거듭 말하지만, 11코스는 심심한 코스. 

그냥 별달리 들를데도 없고..

가만히 어딘가에서 시간을 보내지도 않고...

평평한 길에 걸음속도는 빠르고.. 춥고..

그러다보니 소요시간이 꽤 단축됐던 것 같다.

원래 5~6시간의 코스지만, 결론적으로 4시간만에 주파했다.

 

하늘은 점점 구리구리해지고 있었다.

 

 

드디어 신평 곶자왈~

결론적으로 여기가 마지막 기착지다.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따르면, '정개왓광장'이라는게 더 있긴 하던데, 아마 곶자왈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곶자왈의 뜻은 사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수풀이나 나무따위가 우거진 숲과 비슷한 의미다.

여기서는 '열대 북방한계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모이는 독특한 지역이라는데..

음....

날이 이렇게 추워서 열대식물이 과연 살아남아있을지....

 

신평 곶자왈은 심심한 11코스에서의 유일한 즐길거리라고 생각한다.

 

 

비온다. 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ㅏ.

갑자기 빗방울이 한방울 두방울 뚝뚝 떨어지더라 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잠깐 비가 내려서 망정이었지, 빗줄기가 굵어졌으면 하아.... 생각하기도 싫다.

 

 

고사리가 많이 있었다.

하긴 이렇게 숲이 우거진 곳은 습할테니까...

혹시 포낭을 가지고 있을까싶어서 고사리잎을 뒤집어봤는데 걍 깨끗하더라.

 

초가지붕을 엮을 때 중요하게 사용되었을 풀밭.

 

 

이게.. 아마 제주올레패스포트의 마지막 기착점으로 나와있는 '정개왓광장'일 것 같은데...

어디 설명된데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확실히 사람이 머물렀던, 인위적으로 조형물이 만들어진 흔적이 있긴 하더라.

 

 

'오찬이 동굴'같은건데, 힘이 무지막지하게 쎈 오찬이가 부잣집에서 소를 잡아먹으며 생활했던 데란다.

...

나쁜놈인가. 그냥 밥을 많이 먹는 놈인가.

 

 

숯굼터가 아니라 숯굿터로 나와있네.

이 역시 사람이 살았던 흔적.

막상 가보면 신기하긴 하다. 도저히 사람들이 오래 살 수 없을 것 같은 습한 숲속에서 사람이 살던 흔적이 하나하나 나오니 신기하지.

 

 

노루봤다!!!!!!!!!!!!!!!!!!!!!!!!!!!!!!!!!!!!!!!!

와 확실히 사슴이랑은 색깔부터가 다르구나.

재빠르게 도망가진 않았는데, 나무에 가려져서 사진을 찍진 못했다.

 

사실, 신평곶자왈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뭔가 풀쩍풀쩍 뛰는게 보였다.

근데 그게 사람 얼굴만한 하얀색이 위아래로 왔다갔다 거리고 있는게...

음.... 다른 사람인가?하다가 사람이 안나오니,

음.... 귀신인가? 하다가 옛날 데프콘 괴담이 생각나서

음.... 비닐봉지구나???

하고 결론냈었다.

 

생각해보니 그것도 노루였어. 이번에 노루를 보니까 밝은 주황색이던 사슴에 비해 잿빛을 띄고 있더라. 엉덩이 부분이 하얀색이었고.

완전 신기했다. 노루 처음 본 것 같다.

 

노루 사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들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난 분명 보조배터리에 충전하면서 가고 있었는데, 케이블이 안보이는겨.

....뭐지......

.... 진짜 뭐지!!!? 하다가 아!!!! 빠뜨리고 왔구나!! 싶었다.

 

와아... 고민되더라. 어디서 떨군지도 모를 충전케이블을 찾아야 하다니 ㅠㅠㅠㅠ

그냥 포기하고 가던 길 갈까 하다가, 뭔가 집히는게 있어서 되돌아가 찾아보기로.

아까 좁은 길을 지날 때 거기에 걸렸을 것 같은데... 그게 얼마나 전이었는지 도통 기억이 안난단말이지.

 

다행히 5분정도 거슬러올라가서 케이블을 찾을 수 있었다. 다행이다. 어휴.

 

 

아직 곶자왈을 빠져나가기 전이다.

잠시 공터를 지나갈 일이 있었는데, 여기 화장실이 있었다.

여기도 쓰지 말자. 그냥 궁금해하지 말고 쓰지 말자!!!

 

 

종점.

이름이 무릉외갓집이길래 뭔가했더니, 가게였구나.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17km를 걸었는데 4시간밖에 안걸렸다니.

 

그러고보니 올레길에서 흔치 않게 내륙코스로만 돌아다녔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를 생각해보면 신평곶자왈밖에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데 음.....

 

11코스는 아주 실망적인 코스였다.

별볼일 없이 걷기만 했고, 그래도 한 코스당 하나씩은 있던 스펙타클한 혹은 감동적인 경험을 해볼 수도 없었다.

모슬봉도 산이기는 했지만, 그리 힘든 코스가 아니었구.... 심심했다.

 

뭐 이런 코스도 있어야지 싶긴 하다만, 그래도 아쉽기는 했음.

특징을 찝으라면 음.... 역시 흔치 않은 내륙코스라는거 정도??

 

시간도 널널하고 체력도 아직 많았다.

11코스 마지막도장을 찍은 후 바로 12코스로 진입.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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