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첸시오 보르도Vincenzo Bordo라는 이탈리아 출신의 신부님이 있다.
한국명으로 '김하종'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안나의 집'이라는 천주교를 기반으로 한 봉사시설에서 노숙자 무료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이웃집 찰스'나 '인간극장'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신부님이다.
최근에 김하종 신부님의 페이스북의 글을 시작으로 뉴스가 된 사건이 있었다.
2020년 12월 12일. 벤츠를 탄 여성 두명이 성당의 무료급식소에 와서 도시락을 요구한 사건이다.
고가의 차량에서 내린 여성 두명은 노숙자들 사이에 태연히 껴서 무료급식을 받으려했다.
김하종 신부님은 이를 보고 제지하고 도시락은 노숙자들을 위한 것이며 도시락 숫자가 부족하므로 그들에게는 줄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딸로 보이는 여성은, 여기는 밥을 공짜로 주는 곳이라며 왜 막냐며 오히려 짜증을 냈다.
김하종 신부님께서 이들을 결국 물리쳤는지 결국은 그들이 도시락을 받아갔는지에 대한 결과는 나타나있지 않다.
하지만 이기적이고 배려없는 그들에 대한 실망이 페이스북 글에 고스란히 기재되어 있었다.
다음은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님의 페이스북 기재글 전문이다.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입니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흰 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가 성당에 왔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습니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어떻게 오셨어요?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도시락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오히려 저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이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이잖아요? 왜 막으세요?” 저는 아주 화가 났습니다. “안됩니다. 도시락은 노숙인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합니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가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분들의 행동과 말에 기분이 매우 나빴습니다. 이분들의 행동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이분들의 말은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요즘처럼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30년 전에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좋다고 느낀 것은 ‘우리’라는 문화입니다. 공동선을 추구하고 기꺼이 남과 나라를 위해 희생했기 때문에 한국이 발전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요즘에는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오늘의 일을 통해 봤기 때문에 너무 속상했습니다.
또한 안나의 집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식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우리 사랑하는 친구들은 803명이 왔습니다.
토요일메뉴는 우거지갈비탕,배추김치,백미밥,마스크와 초콜릿입니다.
일요일 아침으로 빵, 두유, 귤, 불닭맛 아몬드, 구운계란과 마스크입니다.
벤츠만 보고는 그들이 얼마나 잘 살고 부유한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고가의 차량을 운영할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무료급식소를 이용할 형편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왜 무료급식소에서 노숙자들과 부대끼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의 태도로 보아 이번의 무례함이 간혹가다 있을 일탈같이 보이지는 않았다.
제발 타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염병 좀 자제하자.
아무리 생각이 모자라더라도 상황보고, 그리고 적어도 상대가 외국인처럼 생긴 것을 보았다면 국격을 생각해서라도 좀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난 이번 사건을 접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기분은 한국인으로서의 '쪽팔림'이었다.
물론 만약 저 신부님이 외국인이 아니었으면, 그 무례한 사람들은 '갑질'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것 또한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문제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와는 별개로 제발 타민족에게 부끄러울 짓거리는 하지 말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나날이 인권에 대한 보호와 인식은 강해지고 있지만, 그 인권을 갖추지 못한 인간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실에서 좌절이 멈추질 않는다.
최근에 벌어진 윤미향의 와인 논란에서도 느꼈지만, '상식'의 범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빈첸시오 보르도(김하종) 신부님의 페이스북.
www.facebook.com/vincenzo.bordo.16
빈첸시오 보르도(김하종) 신부님이 속해있는 천주교 봉사시설 '안나의 집'.
개인적으로 나는 불교신자지만,
최근 논란이 터진 혜민스님이나, 전광훈 등 역시 상식을 벗어난 개신교인들을 보고 있으면, 그래도 천주교는 종교적 실천을 진중히 실천하는 참된 종교라는 생각이 든다.
제발 그들이 행하는 선한 실천에 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종교를 떠나서라도 좋은 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상식적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을 괴롭히지 말자.
혹시나 정말로 그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를 경우를 생각하여 이야기하자면.
그곳은 공짜로 밥을 주는 곳이 아니라, 가난하고 가엾는 이들을 돕기 위한 곳이다.
이렇게 그들 주위의 누군가 말해줘봤자 그들이 알아들을리는 희박하겠지만.
------추가 2020.12.14
JTBC뉴스에 따르면 그들 모녀는 도시락 1인분을 가져갔다고 한다.
www.youtube.com/watch?v=EKDW-gJB_g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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