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진짜 엄청 매력적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흔히 가는 관광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을 엄청 많이 볼 수 있다.
구 소련권의 국가인지라 가난한 나라라서 낡은 건물이나 인프라가 많지만,
가격도 무지 저렴하고 흥미로운 음식 및 음료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종교와 사상이 관련된 볼거리가 많다.
볼만한 문화재의 역사는 고대 로마때부터 시작되었지만,
도시가 세워졌다 망하고를 반복하며 땅만 파면 유적이 발굴되는 이른바,
"층의 도시"
가 되었다. 무료 뚜벅이 투어를 할 때도 가이드가 소피아를 '층의 도시'로 표현한다.
비단 소피아뿐만 아니라 불가리아의 여러 도시는 '층의 도시'다.
하지만, 소피아처럼 작정하고 시민들이 고대의 유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양태는 어디서도 보기 힘들다.
미얀마 바간에서 이런 양태를 보긴 했지만, 소피아는 불가리아의 수도. 그 스케일이 다르다.
소피아 여행의 포인트는 다음 세가지라고 생각한다.
1. 층의 도시
2. 역사가 함께하는 건축양식 : 공산주의의 흔적 & 종교건축물
3. 음식과 음료
1. 층의 도시
여기가 얼마나 대단한 곳이냐면, 앞서 이야기한대로 땅을 파면 유적이 나오는 곳이다.
그래서..
이모냥이다.
도심 한복판 지하철 역이 이렇게 생겼다.
그냥 회사 출근할 때 유적지가 보이는데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기차 역 안에서는 고대 로마인들이 만든 도보가 아직도 쓰이고 있다.
여기 지하다.
여기 위에는 현대 소피아의 도보를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이로서 완벽한 층의 도시가 완성된다.
옛 유적을 보전한 채 보수를 한 역사 귀퉁이.
그리고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이 마치 일요일 아침의 강남역을 생각나게 한다.
호텔에도 층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뭐 모든 호텔에서 볼 수 있는건 아니지만,
아마 건물 짓다가 발굴되어 보존한 채로 계속 건물을 올린 결과겠지.
분위기 나고 좋더라.
2. 역사가 함께하는 건축양식 : 공산주의의 흔적 & 종교건축물
소피아의 거리를 걷노라면 건물들을 보며 공산주의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종교건축물도 많이 볼 수 있는데, 특정 종교 한가지의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교의 건축물들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종교 건축물을 볼 수 있다.
교회, 절, 성당, 모스크(하나 있지만) 등등.
하지만 소피아에서의 종교 건축물은 역사도 깊고 규모도 크다.
소피아는 공산주의와 종교건축물이라는,
사상과 종교라는 극단적인 대립구도의 건축양식이 혼재된,
어찌보면 끔찍한 혼종이지만, 다시보면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다.
왜 그런건진 모르겠는데 구 소련권 국가들의 지하철역은 아름답다.
물론 모든 역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내가 겪은 구 소련국가의 지하철인 소피아와 키예프, 그리고 러시아 모스크바의 지하철역은 아름다웠다.
스탈린 양식의 가로로 무식하게 큰 건물들도 많이 있다.
위의 건물은 옛 공산당의 파티하우스.
보면 웅장하긴 한데, 저게 다 사람들의 피와 살을 깎아만든 건물이라 정이 가진 않는다.
역사적으로 전란이 넘쳤던 발칸반도인지라 종교의 순환도 다채로웠다.
그로인해 다양한 종교 건물이 남아있는 소피아.
종교를 극단적으로 업신여기는 공산주의 사상은 종교건물의 주위로 건물을 둘러쳐서 아예 안보이게 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역사박물관이 된 목욕탕이나, 다른 종교의 건축물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개수대 등 꽤 볼거리가 많은 소피아의 거리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약 2시간이 소요되는 무료 뚜벅이투어가 소피아법원 앞에서 진행하니까 반드시 참여하자.
https://freesofiatour.com/free-sofia-tour/
굳이 뚜벅이 투어가 아니더라도 이 낭만적인 유럽풍의 거리.
트램이 종소리를 울리며 돌아다니는 거리는 그냥 정처없이 돌아다니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다만, 길이 많이 갈라져있으니 주의할 것.
3. 음식과 음료
불가리아 음식을 먹었으면 좋았었겠지만, 공교롭게도 소피아에서는 그러진 못했다.
그래서 음식에 대해서는 쓸 말이 없으나, '사르마 Sarma'라는 양배추말이는 한국인들 입맛에 맞지 않을 수가 없으니 꼭 즐겨보기 바란다.
사르마는 마케도니아에서부터 불가리아를 거쳐 루마니아, 몰도마, 우크라이나에서까지 볼 수 있는 발칸반도 전역의 음식이다. 여튼 난 이걸 소피아에서는 먹어보지 않고... 패스트푸드만 집중적으로 먹었던 것 같다.
역시 여행에서 로컬비어는 빠질 수가 없다.
소피아 센트럴 마켓에서 즐기는 불가리아산 맥주 사고르카Zagorka 쌩맥. 한잔에 약 1500원.
밴쿠버가 떠오르게 하는 피자 라지사이즈 조각판매 가격 약 1000원.
1000원!!!
한달살기를 이런데서 해야 되는건데...
나 소피아에서 거주했으면 피자는 무지 많이 먹었을 듯.
길거리에 피자가게 많고, 술을 파는 가게도 많다.
술을 파는 가게에는 수도꼭지가 있어서 손님이 병을 가져가서 음료만 사가는 시스템도 더러 있었는데 참으로 생소하고 신기했다.
이건 BILLA라는 불가리아 대형마트에서 사다 먹은 불가리아 전통주 라끼야. 도수는 40도. 식전주다.
이 지역에서 식전주를 마시는건 보편적인 문화인 것 같았다.
아마도 터키쪽에서 들여온 문화같은데,
불가리아는 여러 민족이 군림했던 지역답게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환전
https://goo.gl/maps/YrVFfYv5E5jLGMh79
추가로 환전을 어디에서 하냐를 이야기해보자면....
환전은 위의 환전소에서 가장 잘 쳐준다고 한다.
나도 다른 블로그를 찾고 찾다가 알게 된 곳이다.
Mall of Sofia 라는 몰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정리를 어느정도 해보았지만, 소피아의 정수는 직접 가봐야 느낄 수 있다.
잘 포장된 길과 세련된 건물들 등 '깨끗하고 편한 관광'을 즐기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신선한 충격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내가 정말 강추하는 동유럽의 관광지.
이름도 예쁜 '소피아'다.
***
소피아 역에서 도와준답시고 접근하는 노숙자가 많다.
무슨 라이센스같은걸 보여주면서 봉사라고 말하는데, 결론적으로 사기다.
나중에 돈 요구하니까 걍 No!!!!!라고 강하게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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