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바니에미Rovaniemi.
어찌 들으면 욕같은 이름의 이곳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한 관광지일 것이다.
로바니에미는 핀란드의 도시이며, 위도가 아이슬란드 북쪽 해안에 맞닿을 정도로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내가 방문한 곳들 중에서도 그 어느 곳보다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내가 방문했던 시기는 2013년 7월.
여름에 다녀왔었다.
겨울에 얼어붙었을 모든 것들은 이미 따스하게 녹아버렸고, 녹림으로 새푸른 아름다운 환경이 날 반기고 있었다.
북방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로바니에미의 지리적 특징은 이 매력적인 도시에 몇몇 다양한 특징을 부여해준다.
그 중 하나는 이곳의 가장 큰 테마이자 전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낭만. '산타클로스'이다.
-산타클로스의 고향
-산타빌리지에서의 숙박
-북위 66도32분35초
-한여름밤 대낮같이 밝은 백야의 마을
-삶의 만족도를 올려줄 수려하고 이상적인 도시. 여름한정으로만.
-전세계 최북방의 맥도날드
-생각보다 저렴한 물가
-산타클로스의 고향.
로바니에미는 산타 원툴로 번영하는 도시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타에 진심인 곳이다.
도시 외곽에는 아예 '산타 마을'이라는 테마명소도 있는데 여기서 산타를 만날 수도 있다.
물론 돈받고 일하는 직원이지만.
다행히 산타클로스와의 만남은 '무료'다.
각종 산타관련 기념품들이 즐비했고, 직원들도 테마에 맞춰 의복을 갖춘다.
여기서는 집에 아기자기 예쁜 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멋지다.
여기서 무려 크리스마스에 도착하는 편지도 작성할 수 있는데, 내가 진짜 크리스마스 때 내가 쓴 편지를 받았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산타빌리지에서의 숙박.
여기까지 왔으니 산타마을에서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놀라운건, 이 정도 외곽에 위치한 곳이라면 물가가 비상식적으로 비쌀만도 한데 그렇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산타 빌리지에서 묵는 것은 그리 비싸지 않다.
이건 프로모션해서 3박4일에 219유로인건데, 1박2일은 109유로정도 한다.
1박2일에 15만원선의 금액이라면 그냥 보통 서구의 모텔보다도 가격이 낮은 것이다.
그렇다고 시설이 나쁘냐? 그렇지도 않다.
객실은 포근함 그 자체에 작은 키친과 사우나가 딸려있다.
북유럽의 건식 사우나를 체험할 수 있다.
그것도 개인 사우나를.
충격적이었다.
더불어 산타마을은 로바니에미 외곽에 위치한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공항에서 가깝다.
공항픽업도 무료로 해준다.
조식마저 포함이다.
이 또한 충격적이었다.
가격비교를 위해 예전에 예약할 때 받았던 이메일을 찾아보았는데 'Breakfast included'가 보였다.
9년만에 조식포함인걸 깨달았다.
누리지 못했다.
망할.
가장 큰 충격과 공포는 2013년서부터 가격의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다.
거의 10년이 되었지만, 내가 묵었을 때에도 1박 109불정도였다.
여기 진짜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곳인거지.
-북위 66도 32분 35초.
로바니에미 산타빌리지에서 묵으면 북극선이 지나가는 곳에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북극선은 66도 33분 33초지만, 어째서인지 여기서 관광할 꺼리가 형성되어있더라.
이곳에서는 북위 66도선이 지나 진정한 북극에 발을 내딜 수도 있는 곳이다.
기념도장도 꼭 잊지 말자!!
-한여름밤 대낮같이 밝은 백야의 마을.
로바니에미에서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아니 전세계의 사람들에게도 정말정말 보기 드문 현상을 볼 수 있다.
백야白夜.
지금 내가 처칠에서 보는 그런 어정쩡한 백야가 아니라,
대낮같이 밝은 자정을 경험할 수 있다.
해가 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재 나는 캐나다 북부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대낮같은 백야를 보는 것이 이렇게나 희귀한 일인줄 몰랐었다.
-삶의 만족도를 올려줄 수려하고 이상적인 도시. 여름한정으로만.
산타빌리지에서 벗어나서 로바니에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평화롭기 그지없는 친자연적인 도시다.
사람들은 햇볕을 받기 위해 공원이나 들판에 누워 책을 읽거나 소풍을 즐긴다.
문명과 자연이 어우러진, 그곳에서의 존재자체로 삶의 만족도를 최고로 올려줄 이상적인 도시라고 생각한다.
...여름한정으로.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하지.
-전세계 최북방의 맥도날드.
여튼 이 아름다운 도시에는 전세계 최북단의 맥도날드가 운영되고 있다.
특별한 듯 하면서도 특별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운 그런 곳이다.
시그니쳐 메뉴도 있는 것 같긴 하던데, 난 빅맥먹었다.
가격은 뭐 10유로 아래로 했던 것 같은데, 10년전 일이라 지금 복기하기에는 의미가 없다.
-생각보다 저렴한 물가.
'생각보다 저렴한 물가'라고 방어적으로 표현했다고 해서 비싸거나 그런건 아니다..
산타마을은 비쌌다.
숙박비는 저렴했지만 식당이 비쌌다.
이건 도시 외곽의 관광지 특수를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로바니에미 시내에서는 왠만한 것들이 보통의 서유럽 국가들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마트에 들어가도 그냥 그런 가격으로 맥주나 음료등을 즐길 수 있고,
공산품이나 식품 가격들을 봐도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
미트볼 3개랑 이상한 양배추절임 쪼가리가 2만원하던 오슬로와는 확연히 다른 '상식적인' 물가였다.
행복했던 로바니에미의 짧은 체류가 끝났다.
돌이켜보자면 정말 내 여행 경력중에서도 낭중지추같은 독보적인 여행지였다.
다만, 내가 그 때 굉장히 크게 실수한게 하나 있었는데...
스톡홀름에서 핀에어를 타고 로바니에미로 간 것이었다.
여기서 비용이 100만원이 넘게 깨졌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 그랬는진 모르겠다.
근데 지금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로바니에미에서 벗어날 때에는 VR이라 불리우는 핀란드 철도를 이용했는데,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훌륭한 시설에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추가) 놀랍게도 지금 검색해보니, 헬싱키-로바니에미 비행기 티켓값이 그저 2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6만원짜리... 그러니까 기차보다도 더 값싼 비행기티켓도 있다. 난 도대체 왜 그 때 100만원에 육박한 돈을 주고 비행기를 탔던걸까...
당시 최신식의 기차가 밤새달려 날 헬싱키로 이동시켜주었다.
북유럽답다고 해야하나? 시설이 깔끔했고 최신식이었다.
근데 가격은 고작 50유로. 800km가 넘는 거리를 50유로주고 탔다.
지금은 로바니에미-헬싱키 열차가 68유로나 80유로던데,
진짜 캐나다 열차에 비하자면 이건 공공복지 수준의 낮은 금액이다.
뭐.. 헬싱키에서 기차타고 로바니에미로 가더라도, 동선상 다시 헬싱키로 돌아와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비행기 이외에도 이런 합리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을 꼭 기록하고 싶었다. 하루 낭비하더라도 100만원 낭비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너무 멀어서 문제지,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은 로바니에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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